돌과 나무와 여인

드로잉- 양구

양구 해안면

DMZ에서 민통선 안으로

산을 두른 펀치볼마을.

마그마 흘러 굳어

화강암 드러나 바람에 내려

부서져 깊은 곳으로

화가는 돌을 불러왔다.

결핍과 상실의 시대

고단한 삶을 돌의 거칠함으로.

박수근미술관을 찾았다.*

벽면이 그림을 펼친다.

빛으로 이야기를 짓는다.  

마을 산과 초가집 들고

새참 지은 엄마와 아이가 나서고

광주리 인 두 여인이

마른 가지 뻗어 올린 고목을 지난다.

빨래터에 길가 좌판에

사람들 웅크려 앉고

아기 업은 소녀가 지난다.

거칠한 바탕 두터이  

경계를 짓는 듯 열어

나무도 여인도 움직임을 일군다.

멈추어 기다림을 일군다.

*박수근(1914-1965)

(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