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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길이 흐릅니다

드로잉- 스위스 그린델발트

by 최민진

길이 흐릅니다.

들판 건너 긴 강을 따르고

문득 솟는 깊은 산 둘러

모이고 갈라지며 마을을 지납니다.

굽이 흘러온 길은 깊숙이 들어

먼 시간의 오랜 빛에

지금 여기의 빛을 더하며 나아갑니다.


오늘의 길을 나섭니다.

길 그 너머를 헤아리는 삶의 여정에서

바라고 향하며

갈림길에서 엉키어 돌아서며

보이지 않는 길 에워 돌아 들어섭니다.

걸어온 길은 삶을 받아 안고 나아갑니다.


모두의 길이 흐릅니다.


-《바람이 걸어온 자리》 에필로그 중에서




https://youtu.be/-T1lCOOqrVQ?si=ZWN_mCwVyrUCSKFw

(책 읽어주는 목소리, 채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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