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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품은 고요

드로잉- 통영 바다

by 최민진

남쪽 나직한 산

한산도가 내려다 보인다.

갈라지고 부서지며

고된 시간 솟구쳐 흘러

지금 여기 은빛을 누인다.


세병관 계단 오르며

대청마루가 사방으로 트인다.

동피랑에서 서피랑으로

시야 더하여 삼도수군의 물길

통제영 바다를 향한다.

바람이 분다. 은하수 흘러들고

거리에는 장인들 모여

손길 나누어 병기를 살피며

나무 다듬어 소반 짓고

부채와 발에 바람을 빚는다.

바랜 지도가 옛 풍경을 그린다.


달아길 동백나무 언덕에 선다.

호수인 듯 애잔한 하늘빛

쑥섬 가마섬 불러보다

이름 모를 섬 번지는 하늘가에 머문다.


시인이 지나고 화가가 지난다 한다.




(통영 한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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