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초원의 기억

드로잉- 오클라호마 2

by 최민진

오클라호마의 초원을 지난다.


1

"동이 텄지만 낮은 오지 않았다."

폭풍이 휘몰아치고

흙먼지가 번져 내렸다.

옥수수밭과 문 안으로

미시시피강 서쪽 초원에서 동으로


시골길 달려 66번 도로로

도망치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잿빛 땅을 넘고 산을 휘감아

사막으로 내려 구불구불 산 지나

하얀 집들이 있고 오렌지가 자라는 곳으로**


2

사람들 몰려들어

옥수수와 밀 거두려 초원을 파헤치고

들풀이 뽑히고

흙은 부서져 바람에 흩어졌다.

사람들이 폐허의 들판을 떠났다.

살아온 모든 것을 버리고

뉴멕시코 넘어 애리조나 건너 캘리포니아로


초원의 기억을 피우며

풀잎이 가벼이 바람을 맞는다.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1935. 4.14 Black Sunday (모래 폭풍)




(오클라호마 머스코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