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루날 Dec 23. 2020

SW개발자의 연봉

얼마를 받아야 하나요?

[2016년에 작성했던 글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연봉 협상이 아니라 연봉 통보


12월 말이면 연봉 협상이 끝나가는 회사도 있고 아직 시작도 안 한 회사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연봉 협상이라고 부르지만, 대부분 통보인 회사가 많을 겁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시스템을 사용하든지, 하지 않든지 관계없이 연봉 협상이라는 말만 있지, 실제로는 연봉 통보에 대해 수락이 있을 뿐일 겁니다. 


연봉 협상을 할 때마다 회사는 임직원의 성과 위주로 평가를 하고 임직원은 본인의 성과와 회사에 기여한 만큼 연봉 인상을 받고 싶어 합니다. 회사에서 성과를 가지고 평가를 하고 연봉에 대한 (안)을 제시하는 것은 일종의  '당근과 채찍' 방식으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회사가 원하는 성과를 위해 임직원들의 보상을 기대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인데,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에 보면 미연방 은행의 후원으로 여러 실험을 해 본 결과, ' ~하면 ~ 주겠다' 식의 성과에 따른 보상이 모든 과업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단순 반복적이거나, 정형화되어있어서 매뉴얼대로 하면 되는 과제들의 경우에 있어서 보상체계는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되어 성과로 이어지지만, 개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과제들의 경우 보상이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성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돈이 동기부여의 도구로서 최고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아니라 일단 돈 문제를 머릿속에서 지울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합니다. 돈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사람들에게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연봉을 얼마나 주어야 할까? 


요즘 SW개발자의 연봉을 보면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데요. 연차가 높지 않지만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면서 고연봉을 받는 SW개발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매년 연봉 인상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많은 SW개발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IT회사인 네이버의 연봉 테이블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크레딧잡]  대기업답게 평균 연봉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대기업은 연봉도 높지만 각종 복리후생제도를 고려하면 실제 연봉 수준은 더 높아집니다.



우리 회사는 대기업도 아니고 직원도 몇 명 없고 매출도 얼마 안 되는 중소기업이거나 스타트업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내 최고의 PR회사 프레인글로벌의 창업자인 여준영 대표가 몇 년 전에 페이스북에 남긴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충분히 많은 돈을 연봉으로 주려고 해도 돈이 없으면 할 수 없으니, 그런 상황의 회사라면 열심히 돈을 벌고 성장하면 충분히 많은 돈을 연봉으로 주겠다고 약속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많이 연봉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순이익은 커녕 여전히 적자 상태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회사 장부 상으로는 적자 상태이면서 법인 차량에 법인 카드를 사용하는 대표나 임원이 우리 회사가 어려우니 이번에는 연봉 동결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직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법인 차량과 법인 카드를 개인 차량과 개인 카드 사용하듯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내 회사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직원에게는 희생을 이야기하면서 본인은 그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여준영 대표의 이야기처럼 '다시 구할 수 없는 한정판 보석을 얼른 내다 파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회사가 좋은 개발자를 뽑기 어려워서 닥치는 대로 뽑아서 막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처음부터 훌륭한 직원을 뽑아야 하고 훌륭한 직원을 훌륭한 직원으로 느낄 수 있게 대우해 주어야 합니다.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적어도 돈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연봉으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주고 싶지만 줄 수 없는 상황에 있을 수 있습니다만, 적어도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가 뽑은 임직원들은 '다시 구할 수 없는 한정판 보석'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회사는 임직원이 원하는 만큼 당연히 주어야 하고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된다면 위에 여준영 대표의 글을 곱씹어 보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연봉을 얼마나 받아야 할까? 


연봉 협상이 아니라 통보를 받는 입장에서 연봉 인상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얼마를 받아야 많이 받는 것인지 알고 싶다면 위에서 참고한 크레딧잡 사이트에서 우리 회사와 비슷한 회사의 연봉 수준을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국민연금 납입 정보를 바탕으로 추정하였기에 나름 참고할 만합니다.


그럼 적어도 얼마나 인상되어야 할까요? 최근 19년간 소비자 물가 지수의 변동 차트입니다. 19년 평균 소비자 물가 지수는 2.4%입니다. 만약 연봉 인상이 3% 미만이라고 하면 실질적인 수입은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출처 : e-나라지표, 재작성]


최근 5년간 평균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이므로, 적어도 2% 인상되면 현상유지이고 그 미만이면 연봉이 숫자는 늘었을지 몰라도 실질적인 인상은 안된 것과 다름없습니다. 거기에 아이가 태어나거나 가족 중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2% 수준의 연봉 인상은 인상이 아니게 됩니다.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회사 입장에서 인상은커녕 동결이나 인원 감축을 고려하고 있는데, 연봉을 올려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적어도 회사와 임직원 사이에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할 수 있는 신뢰관계가 있다면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아주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늘도 개발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대표님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실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공유오피스 이용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