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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루날 Dec 02. 2020

재직 10년을 감사하다고 찾아오신 부사장님

어떤 임원이 되어야 하나

이전에 모시던 보스가 본인 재직 10년이 되었다고 감사하다고 찾아오셨습니다.


6년 넘게 모신 분이고 중간에 제가 임원이 되고도 모신 분인데, 퇴사하고도 가끔 연락 주시고 차 한잔 하자고 하시며 얼굴도 가끔씩 뵈었는데요. 본인께서 재직 10년이 될 수 있었던 것에 제가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감사하다고 사과즙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모셨던 어떤 보스나 임원도 이런 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만나서 차 한잔 마시고 일정이 있으셔서 헤어졌지만 정말 대단하신 분이고 존경할만한 분이고 저도 임원이지만, 정말 훌륭하신 롤모델이셔서 이 분에게 배운 훌륭한 임원 또는 리더는 어떤 모습인지  나누고 싶습니다.


1. 유연하고 개방된 사고


일류대 출신에 글로벌 IT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역임하셨고 해당 기업의 본사에서도 근무하셨던 능력자였지만, 저희 회사에 처음 오셔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본인이 잘 모르고 부족하니 잘 알려달라고 하셨는데요. 그냥 립서비스가 아니라 이런저런 말씀을 드리면 귀담아들으시고 결정을 바꾸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보셨고 절대로 본인의 이전 직장이나 예전 경험을 드러내서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2. 포기하지 않는 열정


사업을 담당하셨기 때문에 매일매일 실적과 성과에 대하여 노력하고 애를 쓰셨는데요. 관행적으로 하던 일이나 지난번에 이렇게 하니 잘되었다에 머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시고 항상 뭔가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시고 본인이 먼저 새로운 방법을 찾고 새로운 고객을 만들려고 하시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지난 10년간 보여주셨습니다. 


3. 절대 화나 짜증을 내지 않음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느끼는 부분인데요. 실적과 성과를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부사장으로서 부하 직원들의 실수나 부족함을 다그치고 압박하시는 게 당연할 텐데도 제가 모시는 동안 절대 화를 내시거나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목소리가 항상 밝고 명랑하신데 저음이 되거나 큰 소리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4.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을 하지 않음


이 점은 유연하고 개방된 사고를 가지고 계셨기에 가능하신 부분일 것 같은데, 어떤 일에서든 부하 직원들 그리고 담당자의 의견을 먼저 구하고 설령 어떤 상황에서도 소위 까라면 까라는 식의 말씀을 하지 않습니다. 담당자의 의견을 존중해서 시간을 주시돼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하셔서 의견을 조율하고 좀 더 나은 결과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5. 성과는 부하 직원과 나눔


절대로 사업적인 성과나 결과에 있어서 성과나 공이 있으면 담당하는 부하 직원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한 번도 부하 직원이나 담당자의 성과를 가져가지 않으셨습니다. 10년간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하셨고 성과를 내셨음에도 회사 안이나 밖에서 본인의 성과를 드러내고 자랑하신 적이 없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는 자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


6. 자신의 강점과 부족함을 정확하게 알고 있음


어제 뵈었을 때도 놀란 부분이지만 자신의 강점과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아셔서 강점은 계속해서 갈고닦으시려고 노력하시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보완하려고 하시지만 본인의 능력 밖이라고 생각하시면 욕심을 내지 않고 더 잘하는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도움을 받으려고 합니다. 


7. 끊임없는 자기 관리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 늘 관심을 갖고 실행에 옮깁니다. 제가 모시는 동안에도 골프 싱글 플레이어이신데도 탁구를 새로 배우셔서 거의 동호인 수준에서 매우 높은 수준까지 이루셨고 목공을 배우셔서 이것저것 만들고 시니어 코칭에 대해서도 교육도 들으시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우는 것이 일상입니다. 무엇보다 10년 전에 처음 뵈었을 때나 어제 뵈었을 때도 몸매가 그대로이실 정도로 자기 관리도 철저합니다.



조직에서는 아무리 수평적인 조직이라고 해도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은 존재합니다. 좋은 리더나 좋은 팀장에 대한 고민을 하는 많은 분들이 계실 텐데요. 리더십이나 관리자의 역량에 대해서는 책이나 교육을 통해서 배우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어서 원론적인 내용은 배울 수 있지만, 실제 현업에서 리더로서 팀장으로서 임원으로서는 책이나 교육 내용을 바로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 제일 좋은 방법은 좋은 리더, 좋은 팀장, 좋은 임원 밑에서 일하면서 보고 배우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로 감사하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신 보스가 있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물론, 배우고 익혔다고 다 따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다음에 회사를 옮기실 때 좋은 리더, 좋은 팀장, 좋은 임원이 있는 회사로 옮기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ㄱㅅㅇ부사장님 항상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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