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DESIGN
기획이란 무엇일까.
나의 정의에 앞서 예전 일화를 소개한다.
모 대기업에서 HR 중역을 맡고 계셨던 나의 H 코치님께 이런 질문을 드렸었다.
'저는 제가 [기획]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고 싶기도 하고요.'
H 코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과장 조금 보태서 신입사원 중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말합니다.'
내 주변에서
20대 후반 ~ 30대 초반 거의 대부분이 기획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을 가진다.
'나는 기획을 잘한다'라고 믿거나
'그건 아무나 한다'라고 내팽개쳐버리거나.
기획 그 자체를 배우거나, 자신의 능력을 개선하려고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기획이라는 걸 대부분 '재능'이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대부분의 신입들이 기획자가 되고 싶음에도 그저 재능의 영역으로만 치부하고 있다는 점은
참 신기하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게 그 신입 대부분은 기획자가 아닌 다른 길을 가거나, 자신에게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된다.
누구나 기획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누구나 우주비행사가 수 있다는 말과 같을 뿐이다.
기획이 영어로 뭔지 구글에 검색해보면, PLAN이 먼저 나온다.
PLAN은 계획을 짠다는 의미인데 이것과 기획이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기획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사실 '구체적인 상상'정도로 생각했다. 아마 대부분의 신입들도 이렇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나는 DESIGN이 PLAN보다는 기획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좀 질리지만 한자로도 한번 풀이해보자.
바라다 기(企), 그리다 획(劃).
바라는 것을 그려내는 행위. 결국 한자에서도 DESIGN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서 그럼 '좋은 기획'은 무엇이냐?
실현될 수 있는 것, 실행할 수 있는 기획이 좋은 기획이다.
바라는 것을 이뤄내지 못하면 그건 그저 바라는 것에서 멈추니까.
좋은 목표(바라는 것)가 있어야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획이 있어야 한다.
그 말은, 상상만으로는 기획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자로 잰 듯 하지만 때로는 눈썰미 만으로도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알아내야 한다.
발도 빨라야 하고, 현실적인 목표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상머리'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현실로 만들어 내기 위한 기획이고
현실이 없다면 기획도 필요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획을 현실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해보는 것일 테니까.
디자인이 그저 아트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어지길 원하는 모든 기획자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