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하며, 마음을 담다
요리에 큰 재능이 없는 나.
하지만 늘 노.력.하는 엄마.
음식을 할 땐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쏟게 되는 것 같다.
보기에도 좋았으면,
건강에도 좋았으면,
맛도 좋았으면,
그래서 행복한 식사시간이 되었으면.
그러다 보니
아이가 젓가락을 들고 곧 난장판을 만들 식탁일지라도.
음식을 담아내는 그 순간만큼은
마지막의 열정을 더해
그릇에 조심스레 담아
정성스레 식탁에 내어놓는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아무 그릇에, 성의 없이 내어놓으면
먹는 즐거움이 그만큼 떨어지고,
특히
혹여나 음식과 궁합이 안 맞는 그릇에 담으면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자칫 영양소 파괴, 음식 고유의 식감을 떨어뜨리기도 하기에.
마치 '황새와 여우' 이솝우화처럼
불편하고 재미없는 식사시간이 돼버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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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요리를 하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타인을 내 마음의 그릇에 담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1. 기왕이면 내 마음의 그릇에도
맛있는 요리(그러한 사람)를 풍성하게 담고 싶지만,
내 그릇의 크기는 어떠한가. 고민해 본다.
고작 간장종지 같은 크기로, 과욕을 부리는 건 아닌가.
2. 그리고
그 보다 먼저
내 마음의 그릇은
금 가고 이 빠진, 아슬아슬한 그런 모습은 아닌지.
기왕이면, 화려하진 않아도
정갈하고 깨끗한 그런 그릇이 되고 싶다..
3. 또
아무리 욕심나는 요리(그러한 사람)라도
내 마음의 그릇과
어울리는 요리를 담고 싶다.
내 마음이 뚝배기 같은 그릇이라면,
따스한 된장찌개나 전골요리를....
내 마음이 얄쌍하고 잘빠진 접시 같은 그릇이라면,
두툼한 스테이크 같은 양식요리를....
서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한눈에 딱 봐도
잘 어우러지는 요리를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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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정성껏 풍성하게 요리를 담아
눈이 즐겁고 입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운
행복한 식사시간을 완성하듯
내 인생도
각자 열심히 준비되고,
서로 잘 어울리는,
그런 사람과
행복한 식탁에 마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