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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트리 Nov 05. 2024

담다

요리를 하며, 마음을 담다



요리에 큰 재능이 없는 나.

하지만 늘 노.력.하는 엄마.

음식을 할 땐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쏟게 되는 것 같다.


보기에도 좋았으면,

건강에도 좋았으면,

맛도 좋았으면,

그래서 행복한 식사시간이 되었으면.


그러다 보니

아이가 젓가락을 들고 곧 난장판을 만들 식탁일지라도.

음식을 담아내는 그 순간만큼은

마지막의 열정을 더해

그릇에 조심스레 담아

정성스레 식탁에 내어놓는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아무 그릇에, 성의 없이 내어놓으면

먹는 즐거움이 그만큼 떨어지고,


특히

혹여나 음식과 궁합이 안 맞는 그릇에 담으면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자칫 영양소 파괴, 음식 고유의 식감을 떨어뜨리기도 하기에.


마치 '황새와 여우' 이솝우화처럼

불편하고 재미없는 식사시간이 돼버릴지도.


.

.

.

언젠가

요리를 하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타인을 내 마음의 그릇에 담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1. 기왕이면 내 마음의 그릇에도

맛있는 요리(그러한 사람)를 풍성하게 담고 싶지만,

내 그릇의 크기는 어떠한가. 고민해 본다.

고작 간장종지 같은 크기로, 과욕을 부리는 건 아닌가. 



2. 그리고

그 보다 먼저

내 마음의 그릇은

금 가고 이 빠진, 아슬아슬한  그런 모습은 아닌지.

기왕이면, 화려하진 않아도

정갈하고 깨끗한  그런 그릇이 되고 싶다..



3. 또 

아무리 욕심나는 요리(그러한 사람)라도

내 마음의 그릇과

어울리는 요리를 담고 싶다.


내 마음이 뚝배기 같은 그릇이라면,

따스한 된장찌개나 전골요리를....

내 마음이 얄쌍하고 잘빠진 접시 같은 그릇이라면,

두툼한 스테이크 같은 양식요리를....  

서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한눈에 딱 봐도

잘 어우러지는 요리를 담고 싶다.  


.

.

.

.


그래서

정성껏 풍성하게 요리를 담아 

눈이 즐겁고 입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운

행복한 식사시간을 완성하듯



내 인생도

각자 열심히 준비되고,

서로 잘 어울리는,

그런 사람과

행복한 식탁에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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