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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트리 Nov 06. 2024

애도

지극히, 개인적인 단어의 해석


애 도

 ft. 지극히, 개인적인 단어의  해석






★ 애도(哀悼)의 사전적 의미

 :  의미 있는 애정 대상을 상실한 후에 따라오는 마음의 평정을 회복하는 정신과정. 


애도의 지배적인 기분은 고통스러움, 이러한 기분은 외부 세계에 대한 흥미의 상실 + 상실한 대상 및 과거 기억에의 몰두 + 새로운 대상에게 투자할 수 있는 정서적인 능력의 감소 등을 수반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은 상실에 적응하고 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한다.

애도 과정에 있는 사람은 비록 현실 검증 능력을 유지하고 있고 사랑하던 대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처음에는 상실한 대상에 대한 애착을 거두어들일 수 없다. 

대신, 그는 현실을 부인하고 상실한 대상의 정신적 표상에 매달림으로써 고통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한다. 

이로 인해 대상의 상실은 자아의 상실로 변형된다. 

그러나 애도 과정의 단계를 통과함으로써, 이러한 자아상실은 차츰 치유되고 정신적 평정은 회복된다. 

애도 작업은 서로 관련된 3개의 연속적인 단계를 거치며, 한 단계에서의 성공은 다음 단계에 영향을 미친다. 

(1) 상실과 상실의 상황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대처하는 단계. 

(2) 상실한 대상에 대한 애착과 동일시를 철회(탈집중)함으로써 적절한 애도를 수행하는 단계. 

(3) 개인의 성숙 수준에 맞는 정서적 생활로 복귀하며, 흔히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단계(재집중).


나이와  상관없이, 정서적 성숙의 수준, 고통스러운 정서를 견디는 능력, 자율적인 자존감 조절 능력, 상실한 대상에 대한 의존의 정도, 상실이 발생한 상황 등과 같은 내적 및 외적 요인들이 애도 과정을 수행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정신분석용어사전, 2002. 8. 10., 미국정신분석학회, 이재훈)




★ 애도의 지극히 개인적 해석 


과히, 전문가들의 오랜 연구 끝의  정의는 큰 예외 없이 일반적으로 수긍이 되는 편, 

나 역시 위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또 횟수와 상관없이  이별이 무뎌지지 않고 언제나 처음처럼 아프다는 게 놀랍다. 

이별이 언제나 처음처럼 아프기에, 사랑도 언제나 처음처럼 설레는 거겠지. 

신이 인간을 만든 섭리는 정말 놀랍다. 


말하고 싶은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의 해석, 나의 [애도]의 해석은  이렇다. 

(참고: 아래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라 공식적인 단어, 애도(哀悼)를 제외한 애도 (愛度), 애도(愛道)는 제가 만든 없는 말입니다. 이런 단어 있었나 찾아보지 말아 주세요 ㅎ)



Level 1.

애도(哀悼) : 슬플 (애) + 슬플(도) 


조상들은 어떻게 이런 조합으로 말을 만들어냈을까. 

슬프고 슬프다니,  실연의 마음은  그 어떤 말로 표현이 안되고 슬프고 슬프다가 정답이지 않나. 

이별을 통보한 이도,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도, 진정 사랑했다면, 아마 자신의 일부 조각이 사라지는 기분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별을 하면, 숨 쉬던 공기가 바뀌는 기분이 들었다. 모든 게 낯설어지는 기분, 

모든 것이 그대로이고, 사람 하나가 마음속에서 사라졌을 뿐인데, 세상의 공기가 다 바뀐 허한 감정. 

그리고 사람 하나가 마음속에서 사라졌는데,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도 추억도 나 자신마저도 사라진 것 같은 상실감.  


그런 슬프고 슬픈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떠나보내 담담히 떠나보내주는 것 - 애도 (哀悼)






Level 2.

애도 (愛度) : 사랑(애) + 방법/법도(도) 


슬픔을 가라앉히고, 고요히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너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걷어내고, 다소 건조하고 담백하게 기억을 감정을 되감아본다.  

우리의 소통방식엔 어떤 미숙함이 있었을까. 나의 표현방식엔 어떤 부족함이 있었을까. 

큰 한숨 들이쉬고 진정을 하고 나면 상대방 탓으로 돌리던 모든 것들의 이면에는 부족했던 내 모습도 조금씩 보인다. 

또는 아주 사소한 균열 사이 물줄기가 제방을 무너뜨리는 것처럼, 사소한 사건하나로 켜켜이 쌓여온 묵은 감정이 폭발한 그때의 우리가 보인다. 그때 다른 결정을 했다면 어땠을까, 조금 더 노력했다면 어땠을까, 

후회하기도 하고, 자책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다시 슬픔으로 돌아가지는 말자, 과거에 주저앉고 머물러있지는 말자. 


다만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괜찮은 내가 되기 위해 

사랑하는 법을  반성하고 곱씹어 보는 것 - 애도(愛度)




Level 3.

애도 (愛道) : 사랑 (애) + 길 (도) 


결혼에 실패했다고 해서, 연애하고 헤어졌다고 해서 다시는 사랑을 안 해야 지라던지, 

이제는 영원히라는  기대 없이 가벼운 만남만 해야지, 딱 이 정도 선만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만나 본 적은 없다. 

나는 여전히 (결혼 제도를 떠나) 주름진 손을 포개고, 지는 해를 함께 바라보며 인생의 황혼을 함께 할 영혼의 단짝을 기대하고,  스무 살 첫사랑 때나 지금이나 그걸 함께 하고픈 이는 항상 "지금 만나는 너와 함께"였다. 


몇 번의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며 애도(哀悼)를 경험하고, 애도 (愛度)를 배워가며, 

용기와 지혜를  갖춰,  진짜 성숙한 사랑의 길을 완성해 가는 것 - 애도 (愛道)



그래서 저의 애도의 기간은 어쩌면 평생의 숙제가 되겠지요, 

당장의 슬프고 슬픈 애도(哀悼)는  이제 고비를 넘겨 희미해지고 의연해졌지만, 

나머지 레벨 2, 레벨 3의 애도는  아마  사는 동안 내내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면서, 또는 다시  헤어지면서,  또는 맞춰가면서 그렇게 반복되는 듯하지만 완성도를 더해갈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인생은 유한하고,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노화가 진행되고 있기에, ㅎㅎ 이 과정을 무한반복할 수는 없으니, 또 과거의 경험이 오늘의 나를 만드는 것이기에,  다칠 게, 아플 게 뻔히 보이는 선택은  서두르지 말 것.


  

생각은 깊고 신중하게, 

실행은 무겁고 천천히,

유지는 오랫동안 끈기 있게, 


그것이 저만의 [애도의 해석]이었습니다. 



애도 (愛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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