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성공하는 작가들을 보면 독특한 그들 만의 표현력이 있다.
대표적으로 김훈 작가님?
이걸 문체로 봐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주고 누구의 글인지 맞추라면 난 정유정 작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그랬었다.
그녀는 왠만해서 한 문장을 두줄 이상 쓰지 않는다.
뭐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다고?
뭐 그럴 수 있다.
대부분의 유명 작가는 대체로 한문장을 길게 쓰지 않는다.
문장이 길다는 건 글을 못쓴다는 반증이라나 뭐라나…
그래도 정유정 작가의 글은 짧다.
주어, 서술어, 목적어가 정확해야 하는 글 속에도 짧다.
짧은데 흡입력이 엄청나다.
몰입감 최고라고나 할까?
문장에 힘이 아주 어마무시하다.
어떨 때는 무섭다.
내가 정유정님의 글을 처음 접한 건 소설 ‘28’이었다.
그 때의 감정은…
꽤나 자극적인?
어둡게 화려한?
이런 소설은 장르가 뭘 까?
분명한 것은 묘한 매력이 넘쳤다는 점이다.
그렇게 찐팬이 된 나는 늘 정유정 님의 글을 기다린다.
7년의 밤, 종의 기원…
보통 범인을 알려주고 진행되는 소설은 뭐라고 하지?
난 문학도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럴수가, 어둡게 화려한 그녀의 글이 최근 변했다.
읽고 난 후 그 찝찝한 기분이 사라졌다.
‘진이, 지니’부터 뭔가 변화가 있다.
이걸 나만 느끼나?
모르겠다.
어둠의 장막이 조금씩 걷히는 기분?
아마도 작가 정유정을 원했던 분들에게 조금은 실망을 줄 법한...
그랬던 글이 진이, 지니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뭐 나는 뭐든 좋았다.
그녀의 글이니까.
아, 이 기가막힌 상상력 !!
마침내, 대박 사건이 났다.
이번엔 화려하게 잔혹하다.
진이, 지니에서 걷어냈던 추리적 감성은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어둡지가 않다.
정유정 작가 소설 어렵던데... 난 별로 재미를 모르겠던데...
간혹 이런 분들 주변에 있다.
어쩌면 이런 대답 안 통할 때가 된 듯하다.
조금 억울했던 것일까?
모든 이들을 포용하려고 작가 정유정은 작정한 듯 싶다.
완전한 행복을 잃고 난 후 나는 그녀가 세상과 타협한 줄 알았다.
이제 세속적인 글을 담아내는 건가 이런 생각을 했다?
솔직히 아쉬웠다.
난, 어둠속의 화려함이 좋았는데...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녀의 글은 한계가 없는 것 같다.
특정 형식과 틀에 갇히지 않는다.
앞서의 3(28, 종의 기원, 7년의 밤)과 뒤에 이은 2(진이, 지니, 완전한 행복)는 그 결이 매우 다르다.
2-1에서 조금씩 변화를 꽤하더니 2-2에서 이건 뭐 완전….
그래서 늘 기다렸듯이 지금도 난 그녀의 다음 글을 기다리고 있다.
카멜레온의 화려한 변화를…
앞서의 3때문에 정유정 작가의 글이 부담스러웠던 분들 완전한 행복 읽어 보시길…
속도감, 짜임새, 몰입감, 재미, 감동.. 아 감동은 하면 안되는 구나…
엄청난, 그냥 찐 소설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소개된 그 어떤 그녀의 책보다 가장 정유정스럽지 않는 소설이다.
난 이제 더이상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그녀의 글을 맞출 수 가 없다.
그래도 내게 정유정 작가는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