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와 그 사람에 대한 젊은 날의 이야기.
젊은 날의 고민은 어떻게 우리의 삶이 되는가?
그렇게 나도 책에 눈을 맞추며 서 있었다.
참으로 묘한 소설이다.
다소 현학적인 문장으로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를 상쇄할 만한 묘한 매력을 가진 소설이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실로 기가막힌 연애소설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는 왜 이 소설을 읽으며 내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생각이 나는 걸까?
연애소설인 만큼 이야기가 충분히 아름답다.
사랑의 감정에 숨은 그 시절 청춘의 고민과 갈등의 이야기가 충분히 무겁다.
그래서 이 소설 독자의 감성과 감정에 방향에 따라 그 해석이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리고 그 느낌도 흥미도 감동도 모두 다를 것이다.
일단 내게는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
현실인 듯 현실이 아닌 거짓이고, 거짓인 듯 거짓이 아닌 현실의 이야기.
정말 무수히 많은 명문과 생각해 볼만한 문장들이 넘쳐 났지만 이 소설속 내가 뽑은 최고의 장면은 바로 이 장면이다.
- 무거운 짐
양손에 각각 예닙골 개씩의 쇼핑백을 우겨쥔…
걸을수록 양손의 짐이 무겁게…
나와 다름없는 부피의 짐을, 그녀도 지고 있었다.
‘무겁네요’
말없이 쇼핑백을 내려놓던 그녀와, 말이 없어 더 애처롭던 그녀의 땀 냄새…
잠깐 열어 본 지갑은 그날따라 마침 텅 비어 있었다.
‘지갑이 가벼울수록 무거운 짐을 지는 것이 인간이구나’
나의 20살 시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