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래리 May 26. 2024

마케터 취업 고민이시라고요?

딱 3가지만 해보세요.

인턴 포함 7년 차 마케터인 제가 마케터 취업을 고민하는 대학생 3학년을 만났습니다. 마케터 취업을 할까 말까 고민이라더군요. 마케팅에 관심이 있고 소질도 약간 있는 것 같은데 "과연 이 길이 맞을까?"란 고민이었습니다. "고민은 많이 할수록 좋지. 더 고민해 보고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결정해 봐. 파이팅!"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조언을 듣고 싶어서 찾아온 학생한테 이런 무책임한 말을 내뱉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은 저의 말로 괜히 바람을 불어넣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이 친구에게 마케터가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 보라는 것도 무책임의 일종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그래서 저도 무책임한 선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어떤 것을 생각해보아야 할까 다시금 되뇌어보았습니다.



마케팅을 하고 싶은 열망이 있는가?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이 있듯 저도 처음부터 마케터를 꿈꾸는 대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마케팅과는 거리가 먼 경제학과 학생이었어요. 오히려 진로를 결정하기 전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에는 경제학과로 입학했다가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2학년 때는 사회복지학과로 전과했습니다. 전과 이유도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봉사 활동 할 때 선의를 베풀면서 느끼는 일종의 만족감 같은 것 때문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마음도 사회복지학과를 1년 동안 다니면서 식어버렸습니다. 2학년이 끝난 후 군대를 갔고, 제대를 하기 전 저는 3학년에 전과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3학년에 전과를 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2학년까지 들은 필수 전공을 모두 버려야 하고, 3학년부터 필수전공을 모두 채워야 졸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저의 생각은 "졸업 이후 실제로 일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공부를 하자."였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고민하며 군대 도서관에서 책을 보던 중 '광고천재 이제석'이라는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계단은 에베레스트입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이 책에선 인쇄광고 및 옥외광고물을 주로 작업했던 이제석 님의 광고물과 함께 그의 광고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이 변한 사실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그중 하나로 "장애인 편의 시설을 더 많이 확충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지하철 및 공공장소 계단 설치되도록 디자인된 작품"이었습니다. 아이디어에 한 번 놀랐고, 한 사람의 기획으로 인해 세상의 인식이 변한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단순히 광고라는 것은 TV에 나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간접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았죠.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나도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 

그다음 해 저는 전역하고 3학년에 신문방송학과로 전과했습니다. 단순한 이유이지만서도 가장 강력한 이유였습니다. 해보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었죠. 지금은 광고인이 아닌 마케터가 되었지만, 결국엔 비슷한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 시작은 위와 같은 '관심'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제가 만약 도서관에서 저 책을 집어 들지 않았더라면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소한 독서가 지금의 일을 결정한 거라고 볼 수 있어요. 때문에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직간접적으로 많이 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들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면, 도전해 보세요.


To do List ① : 다양한 직업군의 사례를 접하고 나는 어떤 일에 끌리는지 생각해 보기


해 보니 재미있었나?

만약 관심이 있다면 관련된 활동들을 해야겠죠. 취업을 할 때 '저는 관심이 있습니다.'라는 주장만으로는 면접관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주장하고 나의 이력으로 증명해야만 합니다. 3학년에 전과생이었던 저도 우선 관련된 활동들을 닥치는 대로 해봤습니다. 마케터 대외활동, 공모전, 마케터와의 대화 등 1년 간 해본 대외활동과 공모전이 10개가 넘었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인식을 바꾸는 광고는 아니었지만, 홍보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PPT로 만드는 일이 재미있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팀원을 꾸려서 같이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재미있었습니다.


재미가 붙으니 공모전에 수상을 하기도 하고, 대외활동 우수자로 지정되기도 했었습니다. 관심이 있었던 일로 행동하고 성과까지 따라오니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마케터로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다른 다양한 일들도 고민이 되었지만, 내가 관심이 있고 성과까지 따라오는 일은 그 당시엔 마케팅이 전부였기 때문에 그때부터 마케터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To do List ② : 관심이 있는 일을 간접적으로 해보고 그 일이 재미있었는지 생각해 보기


어떤 마케터가 될 것인가?

마케팅이라고 하면 굉장히 다양한 영역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너는 무슨 일 하냐고 물어보면 실제로 "그냥 다 해."라고 할 정도로 브랜드의 전 영역에 걸쳐 마케팅이란 게 존재합니다. 이제는 어떤 마케팅을 할 것인가를 좁혀야 합니다.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일을 총괄하는 브랜드 매니저(BM), 광고를 만드는 광고마케터, 디지털 영역에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디지털 마케터, 그리고 콘텐츠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마케팅이 존재합니다. 


또한 인하우스 마케터와 에이전시 마케터로도 나뉘죠. 에이전시 마케터는 대행사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다양한 광고주와 전문적인 마케팅 실무를 처리하는 일을 합니다. 주로 인하우스 마케터와 함께 실무를 담당하여 처리하죠.

인하우스 마케터와 에이전시 마케터의 차이 비교글은 이미 많으니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인하우스 마케터

자사의 브랜드를 전문으로 담당하여 다양한 마케팅 플랜과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마케터, 마케팅의 방향에 따라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고 한 브랜드의 목표달성을 위해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실행


*에이전시 마케터

다양한 브랜드 광고주들과 함께 마케팅 액션을 실행, 다양한 브랜드와 광고주가 원하는 목표에 따라 마케팅 액션을 직접 실행하고 결과를 도출해 내는 마케터, 


내가 너무 좋아하는 브랜드나 제품이 있다면 그 브랜드의 인하우스 마케터를, 다양한 브랜드와 실무를 해보고 싶은 경우 대행사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직무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나의 성향과 일하고자 하는 직장,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To do List ③ :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 지 좁혀보기

좁히는 과정은 위 To do List ①과 ②를 다시 돌아가보시면 됩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여러 정보들을 보면서 내가 가슴이 뛰는 일을 찾는 것이죠.




대학생 시절에 '나는 이런 직업을 하는 사람이 될 거야'가 확실하게 잡혀있는 일이란 쉽지 않습니다.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게 맞나?" 하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을 정하실 때에는 '내가 어떤 직업을 하고 싶은 지 확실한 마음을 갖는 것'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는 직업을 발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그 관심이 커져서 열망이 되고, 확신이 되는 순간이 올 거예요.

매거진의 이전글 창작과 기획 사이 그 무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