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나와 이구아수
이구아수 폭포를 설명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당신의 언어로 묘사하려고 하지 마시오!"
정말 이구아수 폭포를 글로 표현하거나 묘사하는 것은 정말 작위적이란 생각이 든다.
실제로 폭포를 보고 있으면 “이야~!”하는 말도 나오지 않는다. 이 장관에 그저 한참을 바로 보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폭포를 바라볼 때 ‘1분을 바라보면 근심이 사라지고 10분을 바라보면 인생의 온갖 시름을 삼켜버리지만 30분을 보면 영혼을 삼켜버린다.’라고 이야기한다.
정말 보고 있으면 원근법 같은 것과 완전히 사라지고 이성과 상상력도 마비가 온다. 폭포가 나에게로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 같고 정말 빨려 들어갈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굳이 세계 7대 자연경관을 애써서 들먹이지 않더라고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구아수 폭포에는 너비가 3km에 걸쳐 275개의 폭포가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40m에서 80m 정도의 낙폭에서 떨어진다. 그 쏟아지는 양은 자그마치 1초에 1만 톤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깐 25층 높이에서 1초에 2L짜리 생수통이 5백만 개가 떨어지는 셈이다. 1초에 말이다.
이런 물이 사람이 올 때만 구경하라고 떨어지지 않고, 1년 12 달 쉬지 않고 떨어져 장관을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아주 먼 과거에서부터 그러했다.
이구아수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구아수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빅토리아 폭포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고 한다.
이 이구아수 폭포는 파라나강이 이구아수 강을 만나면서 만들어낸다.
파라나강은 남미에서 2번째로 큰 강이다.
이구아수 강이 파라나강을 만나는 상류 36km 지점에서 급격하게 저지대로 바뀌면서 폭포가 형성된 셈인데 그건 마치 가위로 싹둑 잘라버린 것 같다. 이는 약 1억 년 전에 화산활동의 영향을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구아수 폭포는 워낙 거대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구아수 폭포를 볼 수 있다.
심지어는 헬기를 타고도 가서 볼 수 있다.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이 거대한 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정말 가위로 자른 듯이 갑자기 푹 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터보트를 타고 폭포가 떨어지는 지점까지 갈 수도 있다. 물론 물 폭풍은 각오해야 한다.
바보처럼 사진을 찍겠다고 하면 꼭 방수 카메라를 챙겨 가야 하는데 거대한 물 폭풍우 때문에 사진을 찍을 만큼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곳은 반대로 상류의 물이 떨어지는 시작 지점까지 모터보트로 간다고 하는데 보통 담력으로는 안 될 것 같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걸어서 가는 방법이다. 걸어가서 폭포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곳까지 열차를 운행하기도 한다. 이구아수 폭포는 워낙 거대해서 무지개다리, 악마의 목구멍 등 여러 지형이 있다. 이는 이미 국내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가 되었다.
이구아수 폭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여행과 자연 다큐멘터리로 가장 많이 소개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007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타잔 등 많은 영화의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특히 영화 미션에서 거대한 폭포로 선교사들이 떨어지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했다.
이구아수란 말은 이곳에 살던 과라니족의 말로 ‘엄청나게 큰 물'이란 뜻이다. 이구아는 ‘엄청나게 크다.’ 말인데 수가 물 같지만, 사실은 이는 물이란 뜻이고 구아수는 엄청나게 크다는 뜻이다.
이 이구아수가 거대한 폭포가 된 전설이 있는데 역시 인디오의 전설이다.
과거 이곳의 이구아수 강은 폭포가 없이 평화롭게 흘러가는 강이었다. 이곳에 사는 부족의 수호신은 ‘응보이’라고 불리었는데 뱀의 신이고 인디오의 하느님 투팡의 자식이었다. 매년 이 부족의 여자들은 응보이에게 제물로 바쳐졌다.
부족장 이기노비는 아리따운 딸이 하나가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나이삐'였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는 응보이의 제물로 바쳐져야만 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따로바'였다. 그는 그녀가 제물이 되는 것을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제물로 바치기 일보 직전에 카누를 타고 그녀를 구출해서 도망을 간다.
그 사실을 안 응보이는 화가 났고 커다란 뱀이 되어서 강바닥을 잘라버렸다. 물은 폭포가 되어서 그들을 삼켜버렸다. 따로바는 폭포 절벽 위에 야자나무를 잡았지만 나이삐를 놓쳐버렸다. 그렇게 거대한 물 폭풍이 그들을 갈라놓았고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안타깝게 끝나버린다. 하지만 잔인한 사랑은 그들을 죽이지 않았다. 나이삐는 폭포 아래에 바위로 변했다. 그렇게 해서 그 거대한 물의 채찍을 계속 맞아야만 했다. 따로바는 그 위의 야자나무로 변해버렸다. 그는 그렇게 그녀의 물의 채찍질을 하는 것을 바라봐야만 했다. 그녀를 어루만질 수도 없이 말이다.
이 전설은 여기까지인데, 너무 잔인하고 슬퍼서 새롭게 각색을 해야겠다. 야자나무로 변한 따로바는 계속해서 뿌리를 자라게 했다. 그리고 뿌리는 점점 자라서 아래로 바위가 되어버린 나이삐까지 자라게 되었다. 그리고 그 따로바의 야자나무 뿌리는 나이삐를 감싸 안으며 서로 연결되었다.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왜 당신 멋대로 이야기를 지어내냐고 항의하지 말아 달라. 서로 사랑하니깐 서로 사랑하게 하자. 언제나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닌가?
이 장엄한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이 유명하지만, 브라질만의 것은 아니다. 바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파라과이의 접경 지역에 있어 세 개의 나라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에는 포스 두 이구아수시에 있고 아르헨티나는 푸에르토 이구아수에 있다. 파라나강 사이에 ‘우정의 다리’로 연결이 되어있는데 그 아래가 파라과이의 시우닷 델 에스떼이다. 이 3개국이 사이좋게 걸쳐있고 간단한 절차에 따라서 어디든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거대한 폭포를 두고 평화롭게 세 나라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이 이구아수 폭포는 파라과이 전쟁의 결과물이었다. 과거 이곳은 파라과이 영토였지만 전쟁으로 빼앗긴 땅이 되었다.
바로 삼국동맹 전쟁 혹은 파라과이 전쟁이라 불리는 전쟁이다.
즉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가 함께 파라과이와 전쟁을 벌였다. 이 전쟁은 1864년에서 1870년까지 지속하였고 파라과이는 이 전쟁에서 패하였다.
19세기 중후반은 라틴 아메리카가 독립을 이루기 시작했었고 여러 혼란이 있던 시기였다. 당시 라플라타강을 유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그리고 우루과이 정치에 대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간섭, 무엇보다 프란시스코 솔라노 로페스 파라과이 대통령의 영토팽창 야망이 원인이 되어 전쟁이 발생했다.
특히나 한 지도자의 지나친 야망은 모든 국민에게 가장 큰 불행을 안겨주었다. 파라과이는 거의 패망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정확한 기록이 없지만, 인구 절반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남자 인구의 75% 이상, 어떤 주장은 90% 이상이 사망했다고 여겨졌다. 남은 인구는 정말 어린아이와 노인네만 남았다고 한다.
이 전쟁은 우마이타 요새가 함락되면서 끝났는데 이 요새에서는 거의 노인, 병자, 어린이뿐인 소규모 부대만 남았었다. 결국, 로페스는 최후를 맞이하였다.
이 삼국동맹은 우마이타 요새 함락이 너무나 처참해서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이 전쟁은 남미뿐 아니라 현대의 전쟁 중에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기록에 남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이 전쟁으로 영토를 더욱 확장했고 많은 성장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파라과이는 미래를 완전히 상실했다. 특히나 인구의 불균형을 극복하는데 너무나 오랜 세월이 걸렸다.
난 어렸을 때 파라과이에서 온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 친구는 자랑삼아서 파라과이에서는 여자가 훨씬 많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러면서 성비가 남녀의 성비가 1대 7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마음에 파라과이가 천국 같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꼭 그곳에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난 이런 슬픈 역사를 알고 나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파라과이란 나라에 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