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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철 Jan 13. 2019

<브라질 팔도유람>  
05.4 남부지방

추운 겨울날이면...

추운 겨울날이면 아침의 이불 속의 따뜻한 온기를 누리는 던 행복은 브라질에선 거의 잊혀졌다.

브라질에선 별로 그런 것은 없었다. 가끔 소나기가 한바탕 떨어지면 긴 팔을 입고 온기를 느껴보는 것에 안식을 얻기도 하였다.

침대의 온기를 누리는 행복을 얻었던 것은 감바라두술이었다.

내가 묶었던 곳의 거실에는 운치 넘치는 벽난로가 훨훨 타고 있었다.

방안에 히터는 창문 밖으로 추위를 느끼게 해주었다. 

온도가 거의 0도까지 떨어졌다. 

그곳에서 추위를 지킬 판초까지 멋지게 입고 말을 타고 다녀보기도 했다. 열대의 나라에서 그런 추위가 믿어지질 않았다.

밤이 되어 놀러 간 마을 회관에서는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파호필랴 주간이라 동네가 크고 작은 이벤트로 넘쳐나고 있었다.

동네의 꼬마들은 나를 보고 어떻게 알았는지 싸이의 말춤을 춰달라고 졸라대었다. 동네 꼬마들과 말춤을 추면서 왜 이 춤이 말춤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곳은 사각형으로 잘 구획된 작은 마을이었다. 

 브라질에서 느껴본 제대로 된 겨울이었다


남쪽으로 서쪽으로 강을 따라 다니기도 하고 협곡을 따라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이구아수 폭포까지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이구아수 폭포에 흠뻑 젖어서 돌아간 따뜻한 호텔의 침대는 한국에서의 이불 속 따뜻한 온기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별로 할 일도 없어서 해가 나를 아주 감싸 안을 때까지 이불 속에 있던 예전의 그 시절의 온기가 무뚝뚝한 호텔의 차가운 에어컨 바람 속에 생각났다.



남부 지방에서도 날씨도 추웠는데 어중간하게 에어컨도 틀어 있었다. 그래서 차가운 방 공기는 따뜻한 물의 샤워를 더욱 절절하게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서울의 겨울이 떠올랐다. 롱코트를 입고 멋 부리듯 거리를 걷던 겨울의 낭만도 생각났다. 그리고 브라질을 떠날 때 공항에서 버리고 갔던 아주 오랫동안 입었던 빨간색 오리털 파커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추위와 온기. 그것은 브라질에서 거의 느껴보질 못했다.


이구아수 폭포의 호텔도 좋았고 포르투 알레그리아 호텔들도 좋았다.

그 무뚝뚝한 느낌이 좋았다. 해가 뜨기도 전에 호텔을 나서 택시를 타고 또 다른 어딘가로 향하는 느낌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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