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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철 Jan 13. 2019

<브라질 팔도유람>  
06.4 중서부 지방

나는 길 위에서의 여행을 좋아했다.

나는 길 위에서의 여행을 좋아했다.

그것이 버스 여행이던 자동차 여행이든 걷는 것이든 간에 말이다.

브라질의 멋진 자연이나 동식물, 문화 등도 좋지만 무엇보다 많이 잊지 못하는 광경들은 길 위에서의 기억들이었다.

보니토를 다녀오는 중에 니오아끼란 도시에서 인디오 아저씨를 만났다. 이 아저씨는 페르남부쿠 출신인데 그곳에서 걸어서 이곳까지 도착했다고 했다. 그 말은 정말 놀라웠다. 

그 엄청난 거리를 걸어서 이곳까지 왔다니….

그때는 차를 빌려서 지방국도를 타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있었다.

밤의 도로는 너무나 헷갈려서 잘 가고 있는지 걱정이 너무 되곤 했다. 그리고 그렇게 위험하다는 브라질의 지방도로의 악명도 한몫했다.

창 넘어서 칠흑 같은 어둠에서 저 멀리 낙뢰가 끝도 없이 떨어졌다. 평원 지평선 위로 계속해서 낙뢰가 떨어지는 풍경은 정말 놀랍기만 했다. 그런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상상도 못 해본 것 같다,

걱정과 놀라움이 마음속에서 함께 있었는데 그런 느낌은 아주 기묘한 것이었다. 쿵쿵하는 낙뢰 소리는 계속 끊임이 없이 들렸는데 정말 저 멀리서 우주인이 착륙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였다.

상상력이 빈약한 나로서는 고작 생각해 내는 것이 우주선이나 우주인뿐이다.

그런 멋진 광경에 차를 세우고 나와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불안과 걱정으로 그러하질 못했다. 결국, 너무 늦은 시간이라 도시가 보이면 무조건 그 도시에서 묶기로 하였는데 그 도시는 시드란지아란 도시였다. 

아무런 길을 잃지 않고 아주 잘 가는 중이었다. 호텔에 들어가 안도의 침대에 누워서 생각했다. 

이렇게 고속도로도 가는 것도 불안한데 그 아저씨는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그곳을 떠나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자세히 물어보지 못한 것이 후회되기도 하였다. 어떠한 대답도 좋았을 텐데…


판타나우의 카세레스에서 쿠이아바로 가는 삼거리도 기억이 난다. 

한쪽은 쿠이아바로 가는 길이고 하나는 다른 길로 가는 길일 텐데 이정표가 없었다. 그 길을 너무나 평온해서 개미 한 마리도 없었다.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를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에 오른쪽으로 결정했다. 사람을 만나면 물어보고 싶었는데 아무도 없었다. 한참을 가고 있다가 반대편의 한 술집 같은 곳에서 파티하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열고 쿠아이바가는 길이 맞냐고 물어보았는데 맞다고 그냥 쭉 가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난 길을 물어보면서 시선은 바로 앞에 보이는 한 여자에 계속 머물렀는데 그녀는 심드렁하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여자는 정말 너무나 이뻐서 차를 멈추고 어떠한 핑계를 대고 그 파티에 가볼까 하는 고민을 해보기도 했다. 만일 그녀가 미소를 지었다면 아마도 적당한 핑계를 대고 그 파티에 갔을지도 모르겠다.


짚차를 타고 드넓은 벌판의 판타나우를 트랙킹을 하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 

내가 묵은 여관에서 일하는 사람은 멀리 우뚝 솟은 나무를 가르치면서 이야기했다. 

‘우기가 되면 모든 것이 물이 잠겨요. 여기 여관하고 저기 나무만 빼고 모두요' 

그의 말을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나에게 우기 때의 풍경을 상상하게 했다. 난 그 풍경 속에 있고 싶었다.

나는 정말 우기에 정말 한번 오고 싶었다. 주룩주룩, 판타날에 계속 내리는 비를 보면서 멜랑꼬리한 풍경에 스스로 고립을 해봐도 좋을 것 같았다.

그때 사실은 브라질이 지겹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브라질에 그만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다시 이곳에 우기 때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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