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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철 Jan 13. 2019

<브라질 컬처쇼크>  
01.2 카니발의 나라

카니발의 유래

카니발의 유래


삼바 학교의 카니발 경연은 카니발(사육제)과 삼바 학교가 만난 브라질만의 전통이 되었다. 

사실 카니발 즉 사육제라고 하는 것은 가톨릭 문화에서 시작된 유럽의 문화의 전통이었다.

가톨릭에서는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까지가 금욕기간이다. 그래서 카니발은 그 금욕기간 전에 고기도 많이 먹고 술도 많이 마시는 축전을 펼쳐보자는 의미였다. 그래서 화요일 날을 화끈하게 지내고 수요일부터는 금욕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재의 수요일 전의 화요일은 멋대로 놀아보는 날, 혹은 흥청망청 노는 날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카니발(사육제)은 특히 즐거운 날, 흥청망청한 날 혹은 절정의 날이 되었다. 

그렇듯 브라질을 비롯한 카니발이 성대하게 열리는 지역에서는 카니발에 종교적인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도 어찌 보면 비슷하다. 크리스마스는 주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축복의 날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이런 의미보다 연인의 날 혹은 파티의 날의 의미를 더욱 가지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예수님이 말하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중심가의 호텔 혹은 모텔의 값이 몇 배로 치닫고 레스토랑과 술집은 발을 디딜 곳이 없으며, 젊은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탄절 전까지 연인을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다. 이렇듯 성탄절의 특히나 종교적인 의미는 완전히 바뀌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하든 의미를 부여해서 놀기 위한 존재인 듯하다.


카니발은 전 세계에서 행해지지만, 브라질 카니발이 그렇게 유명해진 것은 세계의 (특히 유럽의) 다양한 카니발이 즐거운 모든 요소가 다 혼합이 되었기 때문이다.

밀가루나 토마토를 던지면서 난장을 피우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엔트루드.

우아하게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화려하게 치장된 장소에서 값비싼 드레스 등의 의상을 입으며 자신의 신분을 자랑하는 듯이 허영의 끝을 맛보는 귀족적인 프랑스의 가면무도회

이탈리아의 코미디에서 시작된 삼각관계의 할러퀸, 피에로, 콜롬비나등의 이상한 나라 혹은 비정상적이고 괴기한 코스프레. 

이런 것이 얽히고설키면서 길거리를 행진하는 것이 노는 것이라면 둘째 가면 서러워할 브라질 사람의 카니발의 전통이 되었다.


브라질이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이룬 후, 브라질의 엘리트들은 자신들을 식민했던 포르투갈을 멀리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은 문화적으로 포르투갈보다는 당시의 벨 에포크라 불리던 최첨단 선진 문화인 프랑스 문화를 더욱더 받아들였다. 

프랑스의 가면무도회는 브라질 엘리트들이나 상류층들이 그들의 선진(?)적인 문화를 뽐낼 기회였다. 카니발 기간이면 프랑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우아한 자태와 값비싼 드레스를 입고 고급스러운 홀에서 가면무도회를 열었다.

홀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들의 우아함과 사치스러운 드레스를 세상에 뽐내고자 멀리서부터 무도회장으로 가는 행렬을 만들어냈다. 

한편 일반 대중이나 빈민층은 카니발이 되면 밀가루, 달걀, 토마토를 던지면서 난장을 피우는 엔트루드가 계속되었다.

일반 대중이나 빈민층들은 언제나 억눌려왔던 불만, 사회적 불합리를 해소할 거리가 필요했는데 그들에게 카니발은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카니발에 이 두 가지가 충돌을 이루었다. 사회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카니발 기간을 활용해서 가면 무도회장으로 향하는 이들에게 밀가루, 토마토, 달걀 등을 투척하기 시작한 것이다.

불만과 불평등이 커지면 카니발은 더욱 커져만 갔다.

다행히도 카니발 기간에는 감히 세상이 거꾸로 되는 것이었다.

카니발은 더욱 난장판이 되었고 경찰의 엄격한 조직이 더욱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길거리에는 다양한 형태 등이 활보하면서 놀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경찰 당국은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경찰 당국에 허락을 받은 카니발 조직 등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해서 블로코, 항쇼, 코당이스라고 불리는 카니발 조직들이 만들어졌다. 현재는 모두 블로코라고 부른다.



현재까지도 카니발 시즌이 되면 여전히 고급 무도회장에서는 무도회가 열리고, 거리에서는 사람들은 블로코라 불리는 카니발 그룹 등에 속하여 춤추고 노래하며 행진을 한다. 

엔트루드의 형태는 불법이 되었고 거의 사라졌다. 엔트루드의 난장은 결국 폭력으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 마음속에는 여전히 이 난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난장은 폭력으로 쉽게 변하기도 한다. 카니발은 즐거운 축제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폭력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카니발이 되면 정말 셀 수 없는 많은 블로코들이 길거리에서 행진한다. 이런 블로코는 규모나 형식, 행태들이 천차만별이다. 거의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꼬당 지 볼라 쁘레따’의 도심 행진에는 2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하기도 한다.

이상하고 이중적인 이름의 카니발 블로코들도 있다. 예를 들면 “빨지만 삼키지는 말 것’이라 던가, ‘미는(박는)것을 느껴봐’ 같은 이상한 이름의 블로코 등도 버젓이 거리를 활보한다.

사람들은 이상한 코스프레를 입고 거리 블로코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래도 가장 흔한 것은 남자가 여장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카니발 동안 억압된 성 의식을 표출한다.


카니발은 시장이 모모 왕에게 도시의 열쇠를 주는 것으로 시작을 한다. 이 모모 왕은 대개 두 명의 여왕(혹은 공주)과 함께한다.

사실 모모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이다. 밤잠의 신인 뉘스의 아들로 하도 장난과 조롱, 뒷담화가 심해서 올림푸스에 쫓겨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카니발에는 세상의 왕이 된다. 까불까불, 장난, 거꾸로 같은 말로 대변되는 인물인 그가 카니발 때는 세상의 왕이 된다고 하니 어떻겠는가?

현대 카니발에서 모모 왕은 선발대회를 거쳐 선발된다. 기준은 뚱뚱해야 하고 날렵한 삼바를 출 줄 알아야 한다. 모모의 여왕 혹은 공주는 아주 아름답고 멋진 삼바를 출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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