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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능의 욕망 Oct 11. 2022

테일러링의 새 얼굴들 1/2

By Derek Guy of Die Workwear

이번 포스트는 Die Workwear의 Derek Guy가 작성한 The New Faces of Tailoring의 번역본이다.


https://dieworkwear.com/2022/05/26/the-new-faces-of-tailoring/


Posted on May 26th, 2022

By Derek Guy


10  즈음  당시 여러 매체에 기고하던 글을 위해 취재차 나폴리를 방문했다. 비스포크 테일러들을 인터뷰하기 위해서였다. 테일러, 특히 고령의 테일러 다수를 인터뷰하다 보면 어느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보통 작은 컵의   ,   사이즈의 다크 초콜릿과 함께 나오는 강한 에스프레소  (나폴레타노로 na tazzullella e café 불리는) 마시며 듣게 된다. 테일러의 공방에 들어서자마자 받게 되는 질문은 “Ve site giè pigliato o' cafè?" (Have you had coffee?)” “이미 커피를 드셨나요?”이다.   나폴레탄 친구에게서 올바른 대답은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나는 날마다 서넛의 테일러를 인터뷰해야 했기에 거의 매일 카페인으로 몸을 떨면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손님을 위해 커피를 내올 경우 테일러들은 보통  잔을 만들어 내오는데,  잔은 손님을, 나머지  잔은 그들을 위한 것이다. 커피를 마신  그들은 자리를 잡고서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할 것이다.


당시 테일러들은 그들의 공예가 한 두 세대 안에 그들 지역에서 사라질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옷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몇 년씩 걸리는 재봉 테크닉을 숙달하기 위한 따분한 과정이 요구하는 시간과 성품을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지 못한다고 믿고 있었다. 이 고령의 테일러들은 아주 어렸을 때 이 일을 시작했고, 그중에는 여덟 살에 바늘을 잡은 경우도 있었다. 의무교육이 실행되고 있는 오늘 이러한 사례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것이 됐다. 한 테일러는 내게 아름다운 수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년 이상의 수련이 필요하다고 선언하며,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이미 테일러가 되기에는 너무 늦은 셈이야”라고 자신 있게 말해 주었다. 나는 그의 말을 믿고 싶었기에,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나는 같은 여행에서 루비나치, 포르모사와 같은 저명한 하우스들의 워크숍을 구경하게 됐고, 그곳에서 조용히 바느질을 하고 있는 젊은 테일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테일러 업계에 일손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 실제로 테일러들은 다음 세대에 의해 교체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다. 미국의 몇몇 재단사들은 숙련된 재봉사를 찾는 일이 너무 어려운 나머지 재단한 옷감을 싸서 세계 곳곳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재봉을 맡기고 있다고 내게 고백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테일러들은 존재하고 있다. 그들의 희소성은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탈리아에 다녀온 후로 나는 몇몇 젊은 테일러들을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다음 네 명의 비즈니스들은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니두: 테일러링의 새로운 황금기


2020년 말, 잡지 Vulture에서 넷플릭스의 역사극 Crown의 극 중 의상에 관한 글을 내게 의뢰했다. 칼럼은 이 넷플릭스 쇼(Crown)가 컨트리풍의 옷을 사회-경제적 계급을 나타내는 표식, 특권층과 소외된 계급의 소속을 나타나는 기호로서 사용되는 방식을 다루는 것이었다. 여기서 컨트리풍 옷은 정확하게는 왁스 코튼 바버 재킷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칼럼의 주제와는 별개로 쇼의 의상에 있어서 진정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 그것은 일반 독자들을 위한 글에는 어울리지 않는 주제였는데- 쇼에 등장한 테일러링의 품질이었다.


더 크라운에 등장하는 테일러링의 품질은 굉장한 것이었다. 동시에 해당 시대의 의상을 감탄스러울 정도로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었다. 시리즈에서 찰스 왕자를 연기한 조쉬 오코너는 좁은 라펠의 쓰리 버튼 수트를 입고 등장했는데, 그것은 실제 왕세자가 드레이프가 가미된 더블브레스트 수트를 즐겨 입기 전 젊은 시절에 선호하던 옷이었다.  나는 오코너의 캐릭터가 스코틀랜드의 토속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입었던 이끼 색 그린 트위드 스포츠 코트에 감탄했는데, 그 재킷은 그의 몸에 너무 잘 맞았던 나머지 바이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모양새가 “마치 몸이 생각을 하는 듯했다”. 뒤늦게서야 나는 그 옷을 재단한 사람이 전 티모시 에베레스트의 헤드 재단사이자 현재 그의 회사 taillour(테일러를 뜻하는 프랑스 고어)를 운영하고 있는 프레드 니두임을 알게 됐다.


니두는 모든 주연 남자 배우들의 의상을 직접 구상-재단했다. 만약 독자가 나처럼 남성 테일러링의 황금기인 1930년-1980년대와 사랑에 빠져 있다면, 니두가 해낸 일은 감탄할만한 것일 테다. 니두는 쇼를 담당하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모두 쇼에 등장하는 의상이 과거의 그것과 일관성을 가지되 복사품일 필요는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해주었다. 그럼에도 그가 만든 옷들은 오늘의 새빌로가 제작하는 옷에 비해 (내 소견으로 오늘의 새빌로는 과거 새빌로에 비해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했다) 당시의 옷들과 훨씬 더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놀라운 것이었다.  


“크라운의 제작에 참여하는 일은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니두는 내게 말해주었다. “매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의상 담당 책임자들과 만나서 모든 중요 남자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굉장한 규모의 조사를 진행했죠. 저는 재단 중에도 추가적으로 사진을 찾곤 합니다. 시즌 1과 2에서 저는 제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Crooked Shoulder 방식에서 조금 더 곧은 어깨로 재단을 수정했습니다. 프레데릭 숄티의 스타일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함이었죠. 우리는 캔버스를 바이어스(사선)로 재단하기까지 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부드럽고 드레이프가 충분히 들어간 재킷을 만드는 방식이었으니까요. 수트, 오버코트, 하이랜드 드레스(역주:스코틀랜드 고지용 트위드+타르탄 착장), 포멀웨어 외에도 부츠, 망토, 승마용 의상, 아동용 수트, 80년대 스타일의 스키복까지 제작했습니다. 쇼 제작에 참여하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때때로 힘이 들기도 했지만요. “



유년기 시절 니두는 테일러가 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는 그림 그리기를 즐겼고, 일러스트를 공부하기 위해 런던 예술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졸업 후 프로 일러스트의 일이 컴퓨터 화면 뒤에 앉아서 Adobe 포토샵 또는 In Design으로 디지털 픽셀을 수정하는 작업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마주해야만 했다.  자칭 기계치인 그는 가위를 들 의향이 있다면 그가 사랑하는 펜과 종이를 써서 일할 수 있는 비스포크 테일러링에 입문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오래 전 의류업에 종사했던 경험을 활용하여 알렉산더 보이드에서 도제로 일할 기회를 마련했고, 그 후 5년 동안 기브스 앤 호크스에서 밀리터리 재단사로 일했던 클라이브 파이씨안에게서 재단과 재봉을 배웠다. 그 후 그는 티모씨 에베레스트에서 기브스의 그것과는 정반대 스타일의 옷을 뮤지션과 영화배우들을 위해 제작하게 된다.




“티모티 에베르스트의 특징은 절대로 한 가지 하우스 스타일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니두는 설명한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특정 고객에게 무엇이 올바른 답인가 하는 것이었죠. 이와 같이 비스포크는 진정한 의미에서 비스포크여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제 마음에 들었어요. 회사의 스타일은 물론 유행과 함께 미세하게 움직였지만, 제가 아는 가장 유연한 테일러링을 보여주는 회사였어요. 영화 관련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그곳에서 손님들을 위해 했던 실험들이 창의적인 발상의 준비가 돼주었죠. 정말 많은 수의 재단사들로부터 받은 수업과 옷에 집착해온 시간이 여러 가지 작업 방식을 혼합하는 일에 있어서 자신감을 주었죠. 그는 사이먼 크럼튼, 토니 실베스터, 켄지 청, 알렉스 넷, 알렉스 스베코비치와 같은 온라인상 스타일 유명인사들을 위해 옷을 제작하기도 했다.



Robb Report에 기고한 글에서 스베코비치는 니두가 만든 옷에 대해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니두의 비스포크 테일러링은 다른 테일러들의 그것에 비해 더 유연하다. 그는 원한다면 크고, 화려하며, 부자재가 많이 추가된 단단한 재킷을 기꺼이 재단해 줄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가볍고 곡선적인 옷을 제작할 수도 있다. 그가 선호하는 하우스 스타일은 이 둘 사이 적당한 곳에 위치한다. 그가 가진 이탈리아의 뿌리와 새빌로에서 받은 트레이닝의 접합점인 셈이다. 니두는 내게 자신은 한 가지 스타일을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다만 높은 암홀과 부드러운 이탈리아산 캔버스를 통해 편안함을 강조한다고 고백한다. ”저는 원-버튼 소매와 사선으로 달린 패치 포켓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디테일을 고객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조언을 구하기 전까지는요. “ 니두는 영국 내에서(신진, 그리고 기존 테일러들을 모두 포함해서) 내가 가장 그 옷을 경험해보고 싶은 테일러다. 그가 더 크라운(The Crown)과 스베코비치를 위해 만든 옷들이 내가 꿈꿔 오던 황금기의 흑백 사진과 가장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은 내게 그의 옷이 매우 부드럽다고 말한다. 어깨와 가슴에 잡혀 있는 실루엣을 감안한다면 이는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효과는 주로 충분한 말총 심지, 캔버스, 패딩을 추가하는 기법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걸 비결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방법은 어깨에 매우 밀착되게 재킷 어깨를 재단하는 것입니다. “ 니두는 내게 말해주었다. ”저는 어깨 후면에 여유분을 충분히 주고, 어깨 솔기를 앞으로 움직여서 더 편안하게 만듭니다. 저희가 만드는 어깨 패드는 다리기 전에는 1/4 인치 정도입니다. 옷이 완성될 때는 거의 남은 것이 없는 셈이죠. 와딩 역시 캔버스 없이 2 플라이 드멧(demette)으로 제작됩니다. 이것은 큰 로핑 없이도 전통 영국 비스포크의 감성을 더하는 방법이죠. “ 니두의 옷에는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면이 있다. 그것은 테일러링의 황금기를 연상시키면서 시대극 의상 같아 보이지는 않는 종류의 것이다. 또한 나는 핸드컷 라디오 팟캐스트에 출연한 그가 자신의 랄프 로렌을 향한 사랑을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난처해하는 것을 보면서 또 한 번의 흥미를 느꼈는데, 그것은 그의 [랄프 로렌을 향한] 사랑이(나 역시 그것을 공유한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의 테일러링을 직접 경험하는 날을 고대하는 바다. 어쩌면 현존하는 최고 남성복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을 테다.


살라비앙카: 피렌체 스타일의 계승.


테일러링에 관한 20세기의 글들을 읽다 보면 이 업계가 얼마나 자주 인력 부족으로 심각한 고충을 겪었는지를 보고서 놀라게 된다. 비즈니스 캐주얼 운동이 화이트 칼라 사무실에서 수트를 몰아내기 수십 년 전인 1948년에 재단사 존 킹 윌슨은 테일러링의 공예가 ‘소멸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비탄했다. "전통 공예들이 하나씩 하나씩 산업가, 정치인, 과학자들의 기요틴에 의해 무자비하게 파괴되는 오늘날, [비스포크 테일러링은] 가장 깊은 역사를 가진 공예이며, 나는 그것이 가장 마지막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고 그는 예상했다. ”그들은 그들의 머리들이 영예롭지만 쓸쓸하게 먼지 위에 뒹구는 것을 새디스트적인 기쁨에 차서 바라본다.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물론이다. 하지만 그것의 여부는 더 많은 인력을 우리가 장인으로 선발해내는 데 성공하는 가에 달려 있다." 킹은 그의 동료 테일러들에게 그들의 자녀들을 테일러로 만들 것을 권유한다. "이미 그 뿌리를 이 공예에 두고 있는 그들보다 더 적합한 대상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테일러링에 종사하게 된다면] 흥미로운 동시에 과로하지 않으면서 보수가 좋은 커리어가 그들에게 제공될 것이다."


윌슨이 이 내용을 2차 세계대전 종료 직후  “ The Art of Cutting and Fitting: A Practical Manual에 출판한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다. 여전히 테일러를 직업으로 삼는 일은 가능하지만, 그 비전은 더 이상 무궁무진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 “과로하지 않으면서 높은 보수를 받는” 가능성은 이제 존재하지 않게 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럽의 테일러링 하우스들은 더더욱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다행히도 이러한 부족 현상은 임시적으로 동아시아에서 그들의 공예를 배우기 위해 영국과 이탈리아의 마스터 테일러와 슈메이커를 찾고 있는 이들의 인력에 의해 임시적으로 극복되고 있다. 그중에는 요헤이 푸쿠다, 코타로 미야히라, 노리유키 우에키, 우수케 오노 그리고 노리유키 히가시가 등이 있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뮤젤라 뎀베크에서 도제 생활을 마치고 중국의 항구도시인 칭다오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장 샤오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옷의 품질이 꽤나 훌륭하다. 그리고 중국 출신 독립 사르토가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라고 그는 내게 말해주었다.


최호준은 이러한 오랜 역사를 가진 국제 장인의 계보가 배출한 인물이다. 그는 아직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을 무렵 피렌체식 테일러링에 대해서 알게 됐고 특히 리베라노& 리베라노에 매료됐다. “저는 프런트 다트가 없는 그런 스타일의 재킷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어요,  하지만 당시 한국 테일러 중에는 이탈리아에서 훈련을 받은 사람이 없었기에, 아무도 제게 그것을 가르쳐줄 수 없었죠.” 그는 내게 말해주었다.

“그래서 전 직접 이탈리아로 가서 리베라노로 찾아가 보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결국 몇 차례나 조른 끝에 겨우겨우 허락을 받았죠. 7년간 리베라노에서 도제 생활을 했고, 1년을 추가로 프란체스코 귀다에서 일했어요. 배우면 배울수록 저만의 스타일을 구현하고 싶어 졌죠. 그래서 사르토리아 살라비앙카를 시작하게 됐어요. 이탈리아 최초의 패션쇼가 열렸던 장소인 팔라쪼 피티의 연회장에서 따온 이름이죠.

오랫동안 멘스웨어 블로그들을 구독해온 독자들은 피렌체식 테일러링에 익숙할 것이다. 진원지인 도시와 마찬가지로 피렌체식 스타일은 밀란과 나폴리식 스타일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다. 우선 밀라네제 테일러링은 그 단단한 구조와 각진 선이 특징이다. 이러한 스타일의 수트는 산업의 중심지인 이탈리아 북부에서 통용되는 비즈니스용 수트에 잘 어울린다. 반면 나폴레탄 재킷은 부드러운 선, 캐주얼한 스타일, 최소한의 부자재만을 사용하는 디-콘스트럭티드(deconstructed) 제작 방식으로 유명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슬림한 핏과 좁은 어깨를 보여준다. 피렌체식 테일러링은 이 두 전통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분명한 선이 있지만, 뻣뻣하지는 않고, 부드럽지만 슬림하지는 않다. 어깨선은 일반적으로 약간의 패딩이 가미된 채로 아래로 하강하는 선을 보여주며, 직선을 그리며 어깨뼈 바깥으로 살짝 넘어서까지 이어진다(역주: 여기서 데릭 가이는 일반적인 피렌체식 테일러링을 말하고 있지만 리베라노와 살라비앙카의 수트에는 절대다수의 경우 어깨 패딩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어깨에 약간의 패딩을 추가하는 재봉 방식은 되려 나폴리 쪽에서 종종 발견된다.) 재킷 앞판에 프런트 다트를 찾아볼 수 없는 경우, 그것이 피렌체식 재킷임을 언제나 알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테크닉은 패턴이 있는 재킷에 매우 적합한 것이다(역주:재킷 앞판의 패턴 모양새가 그대로 보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피렌체식 재킷은 보통 짧고 둥근 실루엣을 보여주며, 쿼터는 곡선을 그리며 엉덩이 쪽을 향해 급격하게  꺾여 나가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곡선의 라펠들은 마치 뒤집어놓은 초승달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호준은 최근 피렌체 중심부 동쪽에 그의 아틀리에를 열었다. 그의 공방은 북적거리는 푸드마켓과 벼룩시장, 여러 장인들의 공방(그의 아틀리에도 그중 하나다)이 위치한 오래된 동네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현재 파리, 서울, 방콕에서 트렁크 쇼를 열고 있다(위의 사진은 데코럼의 공동 창립자 Sirapol Ridhiprasart가 살라비앙카의 비스포크 수트를 입고 있는 볼 수 있다). 그가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전통 테일러링 스타일 중 하나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멋진 일이다. 최호준의 재킷들이 보여주는 실루엣과 우아함은 놀라운 것이다. 앞판에는 그 어떤 다트도 보이지 않고, 캐주얼한 스포츠 재킷들에도 제트 포켓이 주로 사용된다. 패치와 플랩을 제거함으로써 재킷의 앞판을 깔끔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라펠이 시작되는 곳에서 나타나는 꺾임은 굉장한 것이어서 마치 라펠이 그곳에서 피어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내게 이와 같은 곡선이 손바느질 과정에서 여유(이세)와 장력을 매우 세밀하게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구현된다고 말해주었다.


“바늘땀들은 미세합니다. 땀이 밀리미터인 경우도 있죠. 하지만 이처럼 작은 바늘땀들을 모아 보면 큰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는, “저는 우아함이란 절제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 디테일을 너무 과용하거나 실루엣을 과장하거나 하는 일을 피해야 하죠. 제 수트를 두고 지나치게 심플하거나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심플한 것을 올바르게 해내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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