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플라멩코하면 안달루시아!

여행작가가 만난 도시. 그 날의 기록 #5

by 문환
플라멩코는 단순히 춤을 잘 추는 무용수와 그의 몸짓에 맞추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하나의 공연이 아니었다.


그랬다.

스페인의 여러 도시에서 플라멩코를 만날 수 있겠지만 안달루시아의 도시들은 플라멩코의 본고장인만큼 남달랐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전통적인 민요와 향토 무용, 그리고 기타 반주까지 이 세 가지가 일체가 되어 형성하는 민속예술이기 때문이다. 세비야에는 플라멩코가 유명한 곳이 여러 있었는데 한국 여행자들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은 이미 매진이었다. 미리 예약하지 않고 현지에서 찾아가서 알아보았을 땐 이미 늦은 것이었다. 아무렴 어때. 플라멩코의 공연장은 여러 곳이 있었으니 문제없었다. 하루 일정에 차질이 없는 시간대의 공연장을 찾다가 공연시간이 적절한 casa de la memoria를 발견했다. 공연 시작 20분 전에 도착했지만 벌써부터 공연장 앞은 긴 줄이 이어져있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스페인, 더군다나 40도가 넘어서는 세비야다 보니 기다리는 관람객들에게 종이부채를 나눠주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세비야에서 제법 유용하게 쓴 아담한 부채다. 공연장은 대학로의 공연처럼 무대가 넓지 않다. 관람석도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공간이 협소한 편이다. 이 점이 단점이라고 할 수 없는 건, 무대 공연의 몰입도와 화려한 발동작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기에 오히려 장점으로 볼 수 있다. 공연이 진행 중에는 박수를 쳐서는 안 되며, 사진 촬영 또한 금지되어 있다. 공연이 끝나갈 때쯤 약 5분간만 촬영 시간을 주니 에티켓은 타인과 무대를 채우는 주인공들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점. 집시들의 애환을 담은 플라멩코는 춤을 추는 바일레, 기타를 치며 연주하는 토케, 노래하는 칸테로 3요소를 이룬다. 이 공연장의 공연은 3요소와 칸테의 팔마스(박수소리)가 주를 이루며, 도중에 토케의 단독 기타 연주, 토케와 칸테의 하모니 등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스페인어를 알고 있었더라면 공연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플라멩코를 보기 전엔 아리따운 여성의 선과 이에 대조된 역동적인 힘찬 발동작을 기대했었지만 사실 아리따운 여성 바일레는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에선 가끔 만날 수 있다곤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엔 그런 아쉬움은 말끔히 사라졌다. 현실적인 외모와 내공이 느껴지는 아우라. 그리고 손, 발동작의 역동적인 힘은 모든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군다나 남자 바일레의 단독 공연은 더욱 스릴 있었다. 예전 개그프로의 리마리오 아저씨처럼 매우 느끼한 외모와 옷차림새에 실소를 터트렸지만 그것도 잠시, 남성다운 몸짓과 파워에 속이 시원할 정도로 매력을 느껴 어느새 빠져들고 있었다.



'탁타 다다다닥!!!! 타! 타! 타 다다 탁타다 다!



어찌나 절도 있는 동작인지 무대를 부셔버릴 것 같기도 하고, 발의 스텝이 꼬여서 넘어지지 않을까 괜스레 관중들이 땀을 쥐고 공연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플라멩코는 단순히 춤을 잘 추는 무용수와 그의 몸짓에 맞추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하나의 공연이 아니었다. 몸짓 하나하나와 박수소리가 더해지고, 애환이 담긴 기타 연주와 바일레의 표정과 눈빛,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담아낸 그들의 열정은 옛 집시들을 단 1프로라도 알리고자 온 몸을 마치고 있었다.




보고 느끼고 씁니다 I 김문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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