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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에 언제부터인가 상처가 있다.

by 소망이

첫째 딸은 책대로 키우려 애썼어요.

뱃속에 있을 때 주수에 맞춰 싸이월드 도토리로 클래식 음악을 사서 배경음악으로 해 놓고 들었고

태어난 후에도 개월 수에 맞춰 먹일 수 있는 음식, 조심해야 하는 음식을 최대한 지켜가며 이유식을 만들었고

최대한 일반 간식은 늦게까지 안 먹였어요.


첫째 딸이 10살이었던 그 어느 날 오른쪽 종아리에 작은 상처가 보였어요. 살짝 긁어서 상처가 난 상태였어요.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몇 달 동안 계속 있는 상처를 보니 신경이 쓰였어요. 계속 보다 보니 조금씩 범위가 커져가는 것도 같았어요.


간지러워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보기에도 거슬려서 네이버에서 우리 동네를 중심으로 피부과를 검색해서 딸이랑 진료를 보러 갔어요.


병원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어~? 비뇨기과 전문인데 피부과도 보는 그런 병원이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약 처방 정도 간단히 받을 건데 그냥 진료받고 가자 하고 앉아 있었어요.


이름이 호명되고 진료실에 들어가 상처 있는 부분을 보여 드리니 아토피라고 하며 바르는 연고, 엉덩이 주사, 먹는 약을 처방해 줬어요. 처음에 얼른 없애자고 하면서요. 전 성실한 엄마답게 날마다 연고를 발라주고, 딸이 밥 먹고 나면 약을 먹였지요.


이 성실함이 독약인 미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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