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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남은 생활비는 예비비 계좌로

by 소망이

일주일 9만 원 생활비 예산으로 살다가 일주일이 지났는데 예산이 남잖아요? 그러면 기분이 좋아요. 예비비 계좌로 보내는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이 맛을 알게 되면 최대한 필수적인 소비만 하고 싶어 져요. 그러다 보면 무지출 데이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답니다.

이번 달에는 2주 동안 무지출을 8일을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무지출을 사수하고 싶어 짠내 나는 에피소드가 만들어지기도 해요.

다음 글은 무지출 사수를 위해 일어났던 저희 가정 에피소드 중 하나예요. 제가 블로그에는 6년째 글을 쓰고 있는데 조금 더 일기처럼 쓰거든요. 저의 일기 같은 블로그에서 발췌해 왔어요.


오늘 무지출 해서 이번 주 남은 4만 원을 예비비 통장에 저축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저녁에 신랑이 구강세정기 물줄기가 이상하다고, 하나 사야 되겠다고 했다. 평소 같으면 2만 원 정도니까 바로 쿠팡에서 주문하거나 더 좋은 제품이 나왔나 검색했을 텐데 이번에 나의 반응은 "여보가 고쳐 줘"

다행히 알뜰한 신랑이 호환하여 사용가능한 부속품을 보관하고 있었고 교체하니 잘 작동되었다.

"난 여보가 이렇게 고장 난 것 고쳐서 내 돈 아껴줄 때 멋있더라. 고마워"

진심을 담아 마음을 전했다.

신랑 표정은 약간 황당한, 그러나 기분은 좋은 그런 표정이었다.


예전엔 자꾸 고장 나면 사지 않고 고치고,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대체품을 찾아오거나 만들기도 하는 신랑이 재미없었어요. 그냥 사고 싶은데, 카드 긁고 싶은데~

그런데 요즘은 이런 신랑이 너무 고맙고, 멋져요. 먼저 미니멀리즘의 길을 걸어가고 있던 신랑의 진가를 제가 한참 늦게야 발견했습니다.


월급날이 되었을 때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 신용카드값에 놀라기보다 예비비 통장에 단돈 몇만 원이라도 쌓여있는 즐거움을 전 이제 알았으니 이렇게 주욱 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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