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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Nov 12. 2019

섬나라 버버리의 협박에 구겨진 자존심!

미스터리(Mr. Lee) #1. 런던, 전생의 고향

버버리 본사와의 분쟁     


그는 명품 도매업을 시작하기 전에 버버리 쇼핑몰을 먼저 시작하였다. 그 쇼핑몰을 보고 일본 기업에서 제휴 문의가 온 것이었다. 일본 기업과 손을 잡기 전까지는 그의 쇼핑몰은 B급 명품들만 판매할 수 있었다. 그중 대부분이 버버리였다. 이유는 명품 아웃렛이나 팩토리 샾에서 나오는 제품들을 사다 팔았기 때문이다. 본 매장에서 사다 팔아서는 이윤이 거의 남지 않았다. 그는 런던 외곽에 있는 4개의 명품 아웃렛으로 출근하다시피 하였다. 운 좋게 세일까지 겹치면 제법 큰 마진을 낼 수 있었다.   

   

판매는 e버버리 닷컴이라는 그가 만든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루어졌다. 그렇게 3년 정도 판매를 하면서 한국의 세관과도 문제를 겪었지만 가장 큰 고난은 버버리 영국 본사였다. 버버리 본사에서 e버버리 닷컴이라는 도메인을 사용할 수 없다는 레터를 보내온 것이었다. 그는 변호사를 동원해 싸울 수만 있다면 싸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버버리라는 브랜드는 분명 버버리 본사의 것이 맞다. 자기네 물건을 팔아주는데도 태클을 걸고 들어온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사이트를 접고 더 이상 버버리라는 브랜드명을 도용(?)하지 않겠다는 레터를 보내고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그는 자존심이 심하게 상하였다.   

   

군 시절 PX에서 훈제 닭발을 뜯으며 권력을 행사하던 일이 생각났다. 역시 권력이라는 힘의 위력은 대단하였다. 상대방이 꼼짝도 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버버리 본사는 그에게 엄청나게 큰 권력이었다. 군 시절 그가 병사들에게 팬대와 타자기로 휘두르던 그 권력처럼 말이다.     

 

권력 앞에는 민주주의도 개인의 존엄도 없다. 한 때 그것도 권력이랍시고 군에서 휘두르던 권력과 자신이 버버리로부터 당하고 있는 권력은 다른 듯 닮아있었다.  그는 심한 상실을 느끼며 우울해지고 있었다. 문제는 항상 권력이었다. 그 권력은 단순히 자본만으로는 불가능하였다. 뭔가 다른 것이 첨가되어 있었다. 그의 닭볶음탕에 아내도 모르는 비밀이 있듯이 권력에는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영국 너 섬나라 아니지?    

 

그나 그의 아내나 생선을 좋아한다. 대신, 고기는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다. 문제는 영국에서 생선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는 것이다. 생선 가계를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섬나라에 사는 영국 사람들이 생선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를 놀라게 하였다.      


영국 주변의 바닷가에는 생선 잡히는 황금어장이 많다. 그런데도 어부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를 그는 아직도 모른다. 영국 사람들이 생선을 먹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반대로 생선이 귀해서 먹지 않는 것인지는 영국 사람들도 잘 모른다. 그래도 대구는 시도 때도 없이 먹어댄다. 비린 맛도 덜하고 손질하기도 쉬운 흰 살 생선이 바로 대구다. 피시 앤 칩스는 보통 대구과 생선으로 만들어진다. 영국인들의 대구 사랑은 놀라울 정도다. 

다른 생선을 어쩌다 먹기도 하지만 거의 대구만 먹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피시 앤 칩스가 국민 음식이 된 배경에도 대구가 워낙 많이 잡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린내가 없다는 점이다. 그도 피시 앤 칩스를 즐겨 먹는다. 그의 아들도 마찬가지다. 영국이라는 섬나라에는 분명 생선이 많지 않다. 바다가 있는 항구나 포구에 가도 마찬가지다. 피시 앤 칩스 가계만 즐비하다. 섬나라 영국인들이 생선을 즐기지 않는 반면 대륙의 프랑스나 스페인 그리고 이태리는 생선 가계가 즐비하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에필로그     


Mr. Lee!!
 그는 어쩌다 보니 영국에 살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성을 잃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권력을 생각하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의 인생은 이렇게 어쩌다 보니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그 방향은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었다. 전적으로 외부의 요건들이 그 방향을 결정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그도 저항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권력들이 작용하고 있었다. 그 보이지 않는 권력은 다양하고 개성 있는 모습으로 그의 생활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가 느낄 때만 권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무심코 살아가는 동안에는 그것들이 권력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모습을 어느 순간 인지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자꾸 삶의 항로를 엉뚱하게 돌리는 이유도 그 보이지 않는 권력과의 투쟁 때문일 거라는 가정만 해 보게 된다. 그는 여러 나라의 국가 권력부터 기업 권력 그리고 사회권력 들을 체험하며 인생을 개척해 나왔다. 그 개척의 시대를 살면서 부조리를 생각하고 도덕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선진국이 왜 선진국으로 사는지도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그의 고향 한국의 보이지 않는 권력들을 일상을 통해 파 해치기 시작하였다. 그는 늘 상식을 뒤집는 엉뚱한 방법으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려 든다. 그가 비판과 비평을 할 수 있는 이유도 그의 심성 때문만은 아니다. 흥미롭게도,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다는 것이 그가 가진 가장 큰 재산이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글을 쓰면서 그 글 속에 뼈를 담으려 노력한다. 심지어 일기 같은 에세이나 잡문에도 말이다. 남들은 가시까지도 제거하려 노력하는데 그는 돈키호테처럼 엉뚱한 길을 제시한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라고 선동한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나가는 과정들을 온 국민에게 공개한다. 그는 질병과의 사투를 벌이면서도 오늘도 글과의 사투를 벌인다. 글이 도대체 무순 잘못이 있다고 글의 멱살을 잡고 모가지를 비틀어 대는지 모르겠다.       


그가 그렇게 산다고 세상이 갑자기 변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거대 담론에 휩쓸려 그만 바보가 될 수도 있다. 지식인들이 몰라서 입을 다물지 않는다. 그렇다고 행동도 하지 않는다. 지식인의 시대는 갔다고 선언하는 사람도 그다. 이제는 보통사람과 일반인들이 변화와 변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 권력을 보통 사람들에게 다시 가져오는 일도 일반인들의 몫이다. 언제까지 그 권력의 근처에서 파리 때처럼 몰려다니며 산단 말인가!      

이제는 때가 오고 있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7년이나 먼저 구매대행을 시작할 정도로 선견지명을 가진 그다. 그 선견지명 때문에 비록 사업에 실패하였지만 아무튼 그는 지금도 앞을 내다보려 한다. 그래서 발뒤꿈치를 들고 먼발치를 습관처럼 내다본다. (총 3권 중 1권 끝)






나의 브런치에 올려진 모든 글들은 [하루만에 책쓰기]로 써서 별다른 퇴고 없이 올려진 글들이다. 
참고로, [나는 매주 한권 책쓴다]란 주제로 정기 강의를 하고 있다. 월출산 국립공원에서는 매주 수요일 14:00~16:00, 서울 선정릉에서는 매주 금요일 19:00~21:00다.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인들이 [하루만에 책쓰기]를 통해서 실제로 매월 또는 매주 한 권 책을 쓸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깨트려주는 강의다. 실제로 필자처럼 매주 한권 책을 쓰는 회원들만 20명 이상이다. 매월 한 권 책을 쓰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100여명 이상이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닷컴에서, 월출산 상시 강의 문의는 010 3114 9876의 텍스트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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