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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계포상 Mar 19. 2018

팔레트를 들여다보면

그날의 나를 들여다보면

팔레트를 들여다보면

좋아하는 색

그래서 욕심부린 색

그냥 뭐 편히 쓰는 색

소홀히 대해 갈라진 색이

보인다.


팔레트를 들여다보면

연보랏빛으로 하늘을 채우던 기분

빨간 물감으로 장미를 적시던 향기

샛노란 색으로도 표현할 수 없었던 온도가

만져진다.


팔레트를 보면

그날의 붓이

어디서 어디로 흘렀는지

어느 색 앞에서 뜨거웠는지

어느 색 위에서 차가웠는지

알게 된다.


굳어버린 물감 위에도

그날은 촉촉히 남아

차마 고개를 돌려버린 두 뺨이

내가 그린 장미보다 붉어지고 만다.


Photo by Gyu, W by 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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