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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융 Sep 21. 2023

법인을 냈다

프리랜서 마케터에서 개인 사업자에서 법인 사업자로


처음부터 사업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만...


브랜드를 만들려던 것도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프리랜서가 되었다. 법인을 만들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빨리 사업 확장해서 팔아버리고 그런 이유가 전혀 아니라 프리랜서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개인사업자가 필요해졌고, 개인사업자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매출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법인을 생각해 보게 됐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물론 세금 구간도 있긴 하지만... (개인사업자는 대출도 잘 안되면서 세금률은 왜 이런 거죠 또르르) 그보다는 법인으로 계약하길 바라는 파트너들이 늘어나고, 자유롭게 일하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찾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다. 내가 가진 법인에 대한 생각을 동료들과 나누면 좀 재밌어해서 지금 기록해 보는 글!



사이드 콜렉티브의 시작

1년짜리 프로젝트를 따오게 되며 프리워커들을 모아 크루처럼 팀을 만들고 '사이드 콜렉티브'를 만들게 되었다. 그때 썼던 글:

https://brunch.co.kr/@yoonash/237

지금 벌써 9개월째 함께 일하고 있는데 팀워크가 대박이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을 모았냐는 이야기를 아직도 듣는다. 그때 만들었던 크레딧 페이지!



사이드 커뮤니티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이드 크루 올리비아, 희, 슬기와도 너무 합이 잘 맞아서 이런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매번 기쁘다.

사이드 크루인 올리비아와 찍었던 융니버스 인터뷰 영상


사이드는 처음에 뉴스레터로 시작했고, 마케터로 일하며 언젠가 내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은 품고 있었지만, 사이드가 나의 브랜드가 될 줄은 몰랐다. 사이드 콜렉티브는 외부 프로젝트들을 맡아서 하는 브랜딩 스튜디오로 생각하고 있고, 사이드는 다능인들의 커뮤니티로 생각하고 있다.


독립적으로 일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게 되며 고민이 되는 순간도 많았지만, 한 가지 깨닫게 된 점이 있다. 혼자서 일할 때보다는 속도나 규모를 키우는 방향이 맞겠다고 판단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빠르게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달리고 싶지는 않다는 것. 그건 내가 바라는 방향은 아니라는 것. 이 고민에 있어서 내가 원하는 성공이나 성장의 방향이 무엇인지를 기준을 잡아두는 게 큰 도움이 됐다.



내가 원하는 성장의 모습

『도쿄 R부동산 이렇게 일합니다』책을 보면 영향력의 성장을 키우고 싶다는 말이 나온다. 나도 일에 대한 욕심도 많고 성장 욕구가 지금보다 더 강했던 시기에는 애드테크 같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 시장에 있었다. 그곳에서의 1년은 달랐다. 내가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던 것이 일하면서 피부로 느껴지던 시기. (아직도 나의 주체성은 이곳에서 배운 게 많다.) 그때는 글로벌한 스타트업에서 커리어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이제는 규모보다는 영향력의 성장을 원하게 되었다. 나의 브랜드와 커뮤니티, 그리고 나와 함께 작업하는 동료들의 반짝거림이 와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어떤 회사도 사람보다 중요하지 않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괴로우면 관둬도 괜찮으니 회사에 목숨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투자를 받고 규모를 키우기 시작하면 점점 만족시키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 늘어나니 고려할 입장도 늘어나고, 나만을 위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회사를 만든다면 일보다 삶이 우선시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 욕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성장도 성공도 J 커브의 모습이 아니다. 내게 일이란 그냥 돈만 벌면 끝이 아니라 의미와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고,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오히려 서로 연결 연결 되어 별자리처럼 이루는, 위아래도 크게 존재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서 각자의 모습으로 함께 존재하며 아름답게 반짝반짝 거리는 모습에 가깝겠다는 생각을 했다.



법인을 낸 이유와 내가 바라는 것

위와 같은 맥락에서 내가 법인을 낸 이유는 나처럼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안정성을 주고 싶기 때문이고, 일하는 환경을 더 편하게 만들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세금은 청년 창업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있어 가장 큰 이유는 아니었다(창업하는 분들 무조건 이거 꼭 받으세요.) 프리랜서로서 수익이 늘어나며 건강 보험료와 국민 연금으로만 매달 100만 원씩 나가고 있어서 이 부분을 나뿐만 아니라 동료 프리워커들에게도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법인은 하나의 인격체를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사이드 콜렉티브를 줄여 ‘사콜이’라고 부르고 있다. 원격 근무를 베이스로 각자의 일도 하지만 함께 더 멋지고 커다란 일을 도모하면서. 자유롭지만 책임감 있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현재 모습대로 유지하면서 안정성을 가져오는 실험을 ‘사콜이’와 함께 만들어나갈 거다. 더 자기답게 일할 수 있게, 인생도 즐기면서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정체성으로 사콜이를 생각 중이다.


사콜이의 사내 이사로 예시님이 함께 하고 있다. 9월부터 월급도 나간다 :) 최근 사콜이는 두 건의 작업을 계약했고, 나는 외부 미팅을 하며 사콜이로부터 첫 밥과 커피를 얻어먹었다.


이게 또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과정을 즐기다 보면 또 어디론가 가있겠지? 일단 사콜이에 태우고 싶은 동료가 많아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사콜이를 멋지고 든든한 정체성으로 건강하게 키워봐야지. 잘 부탁해 사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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