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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이 독이다

by 손정 강사 작가 Jan 19. 2023

나이 사십 넘어 차장 달고, 부장 달고 명예 퇴직 해보니 돌 던져 맞는 사람이 차 · 부장 이더라. 경력이라고

해봐야 출퇴근한 시간이 전부고, 전문 지식이라고 할 것도 없다. 명함에서 회사 이름 떼고 나니 정승 말 죽은데는 문상 가도 정승 죽은 데는 찾는 이 없듯 그 동안 나를 찾은 사람도 내가 아니라 회사 이름을 찾은 것이더라. 매달 통장에 들어 오던 월급은 내가 번 것이 아니라 회사가 근로 계약에 따라 지급한 것일 뿐, 근로 계약 없어지고 내 이름으로 세상 앞에 서니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로는 현금을 창출할 수가 없더라.


월급이 독이다.  이번주까지 마늘을 심지 않으면 땅이 얼어 올해 마늘 농사는 끝이라는 위기감이 있기에 마늘은 이번주에 심어진다. 꼭 내가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할 사람이 있다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몸을 움직일 필요를 못 느낀다. 어제 마신 술이 덜깨 오늘 하루 쯤 일의 진척이 없어도 이번 달 월급은 나온다. 그렇게 나온 월급에 '내가 지난 한달 동안 이 돈 만큼 가치를 창출한 것일까?'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월급이 당연하다 생각할 때 그때부터는 독이 된다.


나는 10년간 독을 마신 직장인었고 이후 10년은 프리랜서 강사다. 직장인이었을 때는 100만원 월급에 1원도 가치 창출 못한 달도 있었다. 프리랜서는 100만원을 벌려면 200만원 어치 일해야 한다. 지난 달 나에게 강의를 의뢰한 개인, 기업의 대부분은 내가 쓴 책, 블로그 글, 유튜브 영상에서 나를 알고 연락을 해왔다. 명확한 인과관계가 증명된 이상 원인이 되는 일을 평소에 해야함은 자명한 일이다. 그것을 하면 돈을 벌 수 있고 하지 않으면 월급처럼 자동으로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


월급은 나를 서서히 죽이는 독이었지만 불안은 나를 키우는 양식이다. 다만 불안을 대하는 자세를 어떻게 할지가 양식이 되기도 하고 월급보다 더한 독이 될 수도 있다. 불안을 노력을 위한 당위성, 동기부여로 받아 들이고 불안에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며 성장을 위한 계기로 승화해야 한다. 불안과의 행복한 동행이 인생 최고의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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