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석복겸공(惜福謙恭)

by 햇살나무 여운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2024년 새해 첫날이 밝았습니다. 푸른 용의 기운을 한껏 품은 갑진년 청룡의 해!


저는 오늘도 어제와 같이 오늘의 하루를 여는 문장을 고르고 정성껏 손글씨로 옮겨 적어 봅니다. 새해를 여는 문장으로 ‘석복겸공(惜福謙恭)’을 골라 보았습니다. 비우고 내려놓아 복을 아낀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열정이 지나쳐 욕심이 되지 않도록 자신을 경계하며 다 채우지 말고 조금은 비우며 맑고 가볍게 시작하자는 마음가짐을 먹어 봅니다.


정민 <석복 惜福>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있는 책도 지난해 마지막 인증을 하고, 내일부터는 새해 새 책으로 시작하네요. 어딘가로 달려 나가지는 않았지만 베란다 창가에 앉아서 방구석 1열 해돋이도 감상했습니다.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씻기 위해 조금 더 맑은 날을 골라 근처 산성에 올라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나로 살아갈 거야. 그저 나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닌 사람으로."


2023년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니 저에게는 ‘읽고 쓰는 한 해’였다고 아주 명쾌하고 단순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과 책으로 새로운 인연을 맺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매번 망설임과 싸우고 실패를 무릅쓰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읽기는 새로운 관계를 넓혀나가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과도 타인과도 말이지요. 같은 책으로 모인다는 건 이미 검증된 공통의 관심과 취향의 교집합이 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서로의 다름과 다양성의 여집합을 있는 그대로 건강하게 인정하는 안전한 울타리가 되기도 합니다. 조금 멀리 벗어났거나 선을 넘었다 싶을 때는 얼른 다시 책으로 돌아오는 안전한 기준점이 되어주기도 하지요. 제가 책을 좋아하고 선택하는 이유 중에 배움과 공감만큼이나 ‘안전’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최근 들어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습니다.

빨리 가려거든 홀로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2024년 새해에도 읽기와 쓰기로, 책과 글로써 “함께!” 꾸준히 멀리, 오래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브런치 안에서 안전하게 오래 쓰고 싶기도 합니다.

감사하게도 한 해 마지막날이었던 어제도 가볍게 일을 하고, 새해 첫 날인 오늘도 가볍게 일이 한 건 잡혀 있습니다. 바쁜 와중에 벌써 또 연재일이 돌아온다며 새벽 내내 글을 쓴 남편이 원고를 내밉니다. 고맙고 뿌듯하고 어여쁩니다. 저는 준비해 둔 새해 새 다이어리를 꺼냅니다. 이 아이도 어여쁩니다.

우리는 오늘도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말과 글, 행동의 무게를 알고

글에 담긴 빛의 힘을 믿으며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기억하며

새해에도 복 많이 짓고 나누는 글 써보아요.

우리 함께요.


부족한 제 글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작가님들, 그리고 독자님들! 모든 분들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저는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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