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민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나에게 산책은 예식이다.
나에게 산책은 구원이다.
나에게 산책은 생업이다.
나에게 산책은 네트워킹이다.
나는 산책을 통해 일상에 필연적 피로를 씻는다. 산책은 나의 심신을 쇠락으로부터 구원한다. 산책은 이 세상에서 내가 존재하기 위한 거의 모든 것이다.
내가 산책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산책의 목적이 없다는 데 있다.
나는 목적보다는 삶을 원하므로.
나는 행복조차도 '추구'하고 싶지 않다. 나는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기를 바란다.
잘 사는 사람은 허무를 다스리며 산책하는 사람이 아닐까? 산책은 다름 아닌 존재의 휴가이니까.
- 김영민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