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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wi eun Dec 25. 2023

싱가포르 항공사 파일럿, 카이를 만나다

사랑스러운 카이와 그의 동료. 이렇게 사랑스러운 파일럿이!

‘여행’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 단어를 떠올리면 설레일 것이다!

여행, 공항, 비행기, 기차역, 기차. 상상만 해도 신난다. 상상만 해도 설렌다. 일상과 조금 다른 공기를 들이마시는 일, 내게 잠시간 색다른 여유를 가져다주는 일, 전혀 다른 세상 속으로 탐험가의 길을 걷는 일, 그 어떤 이유로든 나에게 선물을 가져다주는 시간!

여행이 가져다주는 설레임은 나에겐 곧 ‘선물’이다.


어느 조용한 월요일 아침. 여름의 끝자락이 다가오고 가을을 맞이할 8월의 마지막 주.

한동안 그랬듯 차분하고 조용한 아침시간이였는데 그 고요함을 살포시 깨며 ‘쨍그랑ㅡ’.  맑은 종소리를 울리며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첫 손님이 있었다.

“어서 오세요~!”


익숙한 동양인의 얼굴이라 단번에 한국말로 나왔지만 곧장 같은 언어를 사용하시는 분이 아니란 걸 알았다. 동그랗게 뜬 눈으로 웃으며 자리를 둘러보다가 한 곳에 앉으며 “hi.” 로 인사를 건네주셨으니까. (다시 떠올려보면 카이는 이때부터 이미 호기심장착, 초롱초롱한 눈을 장착하고 있었다!!)


“Hello. See the menu, if you ready to order, just tell me!”

가게에 외국손님을 맞이하면 메뉴판을 드리며 제일 먼저 건네드리는 첫 멘트였는데 사실 이 문장이 맞는 표현인지, 어색함은 없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이 문장이 입에서 튀어나왔고, 다들 편하게 알아들으니 그 다음부턴 메뉴판을 건네드리며 자연스레 곧장 나오곤 했던 말. 지금 생각해 보니 이 문장이 어색하진 않을까, 모르겠다! 푸하하. 제대로 된 영어인지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일 년을 넘게 당당히 문장을 건넨 나란! (사실, 뒤늦은 고백이라면 메뉴판을 건네드리며 자연스레 이 문장이 나올 때 또 자연스럽게 “ok. Thank you.” 하며 스윗한 눈인사를 답변받을 때 내심 뒤돌아서서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른다. ‘그래! 잘하고 있어~ 나 영어가 꽤나 자연스러워졌는걸?’ 하며. 이 문장이 어색하고 틀린 문장이라면 다들 속으로 그렇게 당당하고도 자연스레 말을 건네고 흐뭇해하는 나를 보며 우스워하거나 혹은 귀여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 뭐든 자신감이 아니던가!! 지나고 보면 그저 자신감과 호기심과 친화력이, 그리고 '틀리면 어때~ 그게 문제야!' 하는 내 마인드가 언어를 넘고서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친구가 되고 마음을 주고받는 동력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심지어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메뉴판을 건네드리고 다시 부엌에 들어와 키친을 정리하고 있는데 왠지 손님에게 눈길이 슬긋슬긋 간다. 차분하고 단정하게 자리에 앉은 모습과 달리 눈빛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계셨다. 고개를 이곳저곳 돌려가며 가게 위에 얹어져 있던 책들을 바라보고, 구석구석 놓여져있던 빈티지 찻잔들, 곳곳의 영화 포스터, 놀이공원처럼 꾸며져 있던 나의 사랑스런 열기구 모빌까지 눈으로 하나하나 스캔하며 그 풍경 모든게 재밌고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고 계신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손님의 그러한 모습이 흥미롭고 즐거웠다. 벌써부터 이 공간을 즐기고 계신 것만 같아서.

(앞으로도 자주 나올 말이지만, ‘호기심에 찬’, ‘눈이 초롱초롱한, 맑은, 밝은’ 손님분들. 그런 손님분들을 나는 유독 많이 만났고, 그 만남이 나는 무엇보다도 ‘여행’, ‘꿈’ 과도 같았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 그런 사람은 인생에 대한 열정이 유독 남다르다. 그래서 사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즐거움도 유독 크다.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세상사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 똑같이 호기심이 많은 사람을 만나면 세상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에 대한 시너지가 더 커지는 것을 느끼며 짧은 대화만 해도 꼭 여행을 하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는데 그것은 비단 나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처럼 서로에게 느끼는 에너지라, 상대방도 똑같이 그걸 느끼고 그 즐거움이 서로 배가 되는 것이다. 각자가 살아가면서 관찰해 온 세상사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들과 그림들, 상상들, 생각들 그 모든 것들이 서로 버무려져 더 즐겁게 페인팅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이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나면 세상이 놀이터처럼 느껴질 때도, 매일 같은 따분한 일상이 호기로운 배움 덩어리로 느껴질 때도 있는 것! 그럼 그날은 하루종일 즐거운 몽상과 상상에 빠져들곤 한다. 그리고 그 상상은 언젠가 현실이 되기도 하고. 사람은 사람을 서로 끌어당긴다고들 하지 않나.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를 끌어당기는. 그래서 결국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하게 되는. 신기할 만큼 몽상가엔 그런 이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모인, 호기심 천국 모험가 천국의 사람들.)


손님은 그렇게 카페 내부를 한창 구경하시다, 메뉴판을 다시 보았고 당근라페샌드위치 하나와 따뜻한 카페라떼 한잔을 주문하셨다.

‘맛있게 만들어 드려야지~!’


주문한 음식이 기대에 실망되지 않도록 정성껏 만들었다. 건강한 호밀빵, 싱싱한 양상추, 지글지글 갓 구워낸 두툼한 달걀후라이, 짭쪼롬한 치즈와 담백하게 구운 따뜻한 베이컨. 빠-알갛게 익은 탱글탱글한 토마토 슬라이스 3장 한가득, 새콤하고 아삭한 나의 당근라페 한가득. 그리고 양쪽 식빵에 달리 발라낸 스프레드와 꾸욱 눌러내 겹겹이 쌓은 샌드위치를 양손 힘껏 눌러 최대한 납작하게 잡고서 뚱뚱하게 포장한다.

그리고 빵칼로 슥-삭 슥-삭 깔끔하게 단면이 보이도록 잘라내고 파슬리 톡, 톡, 톡-.


따뜻한 라떼만큼 만들 때 즐거운 음료는 또 없다. 진-하고 쫀득하게 추출해 낸 에스프레소에, 피처에 담은 우유를 치-익 치-익 정성스레 스팀을 치고 나면 벨벳처럼 실키하고 부드러운 거품이 만들어진다. 그 부드러운 스팀우유를 동글동글 위에서 그림 그리며 에스프레소가 담긴 잔에 담고 손목을 잔에 가까이 대고서 부드럽게 휘리리릭 그림 그려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찐하게 다크했던 에스프레소에 부드러운 하얀 우유가 얹어지면서 이내 갈색이 돌고 그 위엔 예쁜 라떼아트가 만들어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떼아트는 세네 개의 결이 담긴 하트. 정갈하고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 라떼아트가 좋다.

당근라페샌드위치와 따뜻한 라떼.

카페에 가거나 빵집 혹은 브런치집에 가서 맛난 빵 혹은 음식과, 예쁘고 정성 담긴 아트가 그려진 따뜻한 라떼 한잔을 두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왠지 그 순간만큼은 내가 ‘휘게’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잔잔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진 하트만 보고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부드럽고 실키한 우유와 에스프레소의 환상적인 조합을 한 모금 머금고 나면 정말이지 그만큼 ‘여유롭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도 없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예쁘고 따뜻한 라떼를 좋아하니, 따뜻한 카페라떼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이미 즐거워진다. 그 즐거움을 나도 선사해 줄 수 있어서!

그럼 우유 스티밍을 칠 때부터 생각하지.

‘예쁘고 곱게 만들어져라~ 부드럽게 만들어져라~ 사랑스런 하트를 날려드리자!’



손님은 두툼한 당근라페 샌드위치를 깔끔하게 다 드시곤, 라떼잔도 비우셨다.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자꾸만 나에게 시선이 머무는 것이 꼭 하실 말씀이 있으신 것만 같았다. (이제는 손님분들의 느낌과 눈빛만 봐도 알 것 같다. 나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시는지, 홀로만의 시간을 조용히 가지고 싶으신 건지.) 그리고 이내 손님께서 내게 말을 건네오신다.

이런 공간은 어떻게 만들 생각을 한 건지, 다 셀프로 이 공간을 꾸민 건지, 너무 사랑스럽다, 잠시 비는 아침 시간 늦잠 자는 친구를 두고서 홀로 아침을 먹고 싶은데 한국에는 이르게 문을 여는 곳이 잘 없어서 겨우 이곳저곳을 찾다가 간신히 온 건데 너무도 잘 찾은 거 같다, 다음에 한국 오면 꼭 여길 또 들릴 것이다, 와 같은 칭찬들이 전부였다. 그 마음이 너무 진심으로 느껴져, 신난 나도 말을 주고받았는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으악! 너무 감사해요!! 제 취향과 손때가 곳곳에 다 묻어있는 게 느껴지죠~? 손님은 어디에서 오셨어요?”

“아, 저는 싱가포르에서 왔어요.”

“오우와. 싱가폴. 싱가폴 정말 너무 궁금해요!! 싱가폴에서 오신 손님분들을 꽤나 많이 만났거든요.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해서 이곳저곳을 적지 않게 다닌 편인데, 아직까지 싱가폴은 가보지 못했어요. 굉장히 화려한 곳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

“음.. 화려하다면 화려할 수 있겠네요. 확실한 건 모든 게 빠르고 바쁘게 돌아간다는 거예요. 온 나라가 대도시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모두가 바쁘고 정신이 없어요. 저도 그렇구요.”

“아, 살짝 서울과 비슷하겠네요. 서울 가보셨어요? 서울도 그래요.”

“가봤어요. 사실 제가 싱가포르항공사 파일럿인데 원래는 한국과 싱가폴 직항은 서울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부산과 싱가폴 사이의 직항도 생기면서 부산을 올 수 있게 된 거예요.”

“…!!!!!! 파일럿이라구요!!!!?????”


세상에!

내가 살면서 파일럿을 만나본 것은 또 처음이었다!!!

‘파일럿이라면, 내가 아는 파일럿이라면, 늘 영화에서만 보던 비행기 맨 앞자리에 앉아 하늘을 가르며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해 주는 조종사가 아니던가!’

나에게 파일럿은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인물이었다. 내게 파일럿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가 근처에 있을 리 만무했다. 순간 소름이 돋으면서 설레이기 시작하던 나…!

“진짜 파일럿이요? 그럼 한국과 싱가폴을 운항하는 비행의 조종사란 말이잖아요!!!”

“맞아요.”

나의 들뜸이 즐거운 듯, 조금은 부끄러운 듯 대답해 주셨다.

“지금도 부산으로 비행을 왔다가, 이틀 정도 시간이 남아서 부산에 여행을 짧게 할 수 있는거구요. 그리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이 보물 같은 아침 장소를 찾아서 너무 즐겁고 좋아요.”


그리고 우리는 내내 대화를 이어갔다.


“너무 좋으시겠어요. 이 여행을 마음껏 즐기고 누리다가 가세요!”

“좋죠. 여행은 여유를 가져다주니까요. 하지만 저도 결국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늘 바쁘고 정신없는 삶을 살아요. 여유와는 거리가 멀죠. 그렇지만 잠깐의 순간이라도 여행은 내게 여유를 선사해 줄 수 있다는 크나큰 기쁨이 있어요.”

“그럼요! 지금 이 만남이 저는 여행 같은 걸요!”


그렇게 한참을 여행과 삶, 싱가폴과 한국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카이가 자리를 일어났다.

“제 이름은 카이입니다. 카이.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가서 기분이 좋아요. 우리 사진 하나 남길까요??!?”

카이는 한참 어려 보이는 나에게조차 정중함을 놓치지 않고 예의와 격식을 차리며 대화를 끌어내면서도 특유의 천진난만하고 호기심 가득한, 그리고 그 누구라도 적대감이나 불안감을 가질 수 없게 만드는 온화하고 사랑스럽고 상대방을 백 퍼센트의 편안함으로 가져다주는 미소가 있었다. 누구라도 카이를 만나면 단번에 사랑에 빠질 것이다! ‘절대적으로 당신을 지지합니다, 당신을 존중해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고 멋진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호의에 찬 얼굴. 그것이 카이였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 신나게 셀카를 찍었다.

이번엔 내 카메라가 아닌 카이의 카메라에! 긴 팔을 들고 함께 찍어낸 즐거운 그 사진이 내 핸드폰으로도 넘어왔다. “다음에 비행올 때 꼭 또 들릴게요~!!”

카이의 신나고 즐거운 텐션과 미소, 억양이 아직까지 귀 앞에 선히 들린다.

2023.08.28 mon "with KAI"



카이가 파일럿이라고 했을 때 내가 소름이 돋았던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일단 첫 번째는 아까 얘기했듯 내가 파일럿을 근처에서 볼 일이 없기에 정말이지 영화 속에서만 보던 직업이어서였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파일럿을 이렇게 일상에서 만나다니! 그것도 이렇게 몽상가에서!!’


그리고 두 번째는, 카이가 파일럿이라고 말해주기 전까지의 대화 때문이었다.

카이는 정말로 그 누구보다도 호기심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내게 끝없이 질문을 하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이 카페는 어떻게 차리게 된 건지, 혼자 운영을 하는 건지, 어떻게 이런 카페를 차릴 생각을 다 했는지, 등등등. 궁금증이 정말 많은 사람이었는데, 그 많은 질문들이 귀찮다고 여겨지지 않고 마냥 성실하고 즐겁게 답할 수 있었던 건 카이의 순수한 눈빛 때문이었다. 질문을 하면서 반짝이는 눈빛, 그 질문에 애정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는 너무도 온화하고 호의에 가득 찬 눈빛,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즐겁다는 듯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흥미와 재미로 가득 찬 파스텔톤과 같은 카이의 시선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나 스스로 편견이 적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끔 이런 순간에 또 느끼는 것이, 나도 결국은 아직 편견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세상을 다 바라보기엔 아주 작디작은 세상만을 바라보고 경험했다는 것인데 이 생각을 하게 된 즉 그러하다.

카이가 처음 가게에 들어섰을 때 첫인상은 바르고 단정한 회사원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대화를 나누었을 땐 정말 세상사 호기심이 가득한 즐거운 사람이라는 인상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들은 ‘파일럿’이라는 직업은 그 두 인상과 매칭이 전혀 되지 않는 직업이었다. 그래서 더 소름이 돋았던 것이다.

‘파일럿’이라는 직업에 대한 나만의 그림이 있었을지도 몰랐다. 카이를 만난 뒤론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의문이 이제야 생기지만, 뭐랄까. 파일럿이라는 직업군의 사람들은 조금은 정적이고 사무적일 거라는 생각이었다.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한 걸까? 아마 내가 본 영화 속 파일럿이 다 그러한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파일럿이란 직업은 공부도 월등하게 잘해야 하고, 잘해야 하는 것이 워낙 많으니까 그저 전형적인 지식인의 모습과 같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일까.) 그런데 이렇게 순수하고 맑고 호기심 많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니!

그것이 날 계속 소름 돋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카이가 더더욱 멋져 보였다.

파일럿이라면 공부도 정말 잘했을 것이고, 자기 관리도 그만큼 해왔을 것이고 매일 하는 일이지만 무서울지도 모를 상공을 수없이 날고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막대한 일을 업으로 할 것이고, 거기다가 이렇게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지니고 계시다니! 세상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이토록 가득한 사람이라니.



아이러니하게, 카이를 보며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또 생각했다.

인생에서 배움이라는 것은 끝이 없겠구나!


그리고 또 생각했다.

이렇게 멋진 손님을 만날 수 있다니! '이 기회를 가져다주고 연결고리를 만들어준 몽상가에게 감사해!'


그렇게 나에게 또 하나의 멋진 만남과 추억이 아로새겨졌다. 카이로 인해 또 다른 멋진 만남이 이틀 뒤 성사될지는 상상도 못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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