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교차하는
낮의 밝음은 서서히 멀어지고
밤의 어둠이 다가오는
가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드는 그 시간
어스름한 하늘 아래서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아이
저녁 먹으라는 엄마의 목소리 대신
그리움과 외로움이 밀려오는 시간이었다.
동생들과 엄마를 기다리던 시간들
퇴원하는 날짜가 아직임을 알고 있지만
석양이 질 무렵 울리는 뱃고동 소리에
혹시나 엄마가 저 배로 오신다면...
시선은 멀리서 들어오는 배를 향한다.
위험한 수술임을 알고 있었기에
숲 속의 어둠 같은 불안감이 다가오는 것을
내내 외면했다.
어서 엄마가 오시고
어둠이 걷힌 내 마음이
환한 불빛으로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 마음 깊은 곳의 어두움은 무엇인가?
그림: <황혼의 집>, 1935, 에드워드 호퍼 / 캔버스에 유채 92.1 × 127 cm
Virginia Museum of Fine Arts, Richmond. John Barton Payne Fund, 53.8. Photo: Katherine Wetzel. ⓒ Virginia Museum of Fine 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