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프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 전 마지막 장거리 훈련으로 20km를 뛰고 오니 식탁에 맛있는 저녁상이 준비되어 있었다.
아내는 뒷정리를 해야 하니 수저를 가져다가 얼른 먼저 먹으라고 했다.
내가 또 아내가 시키는 건 잘하는 남편이라 얼른 수저를 가져다가 허겁지겁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역시 우리 와이프는 못하는 게 없어~
감탄사를 연발하며 밥을 먹고 있는데 아내가 정리를 마치고 식탁에 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내 수저는 없네...?
아내가 수저 가져다가 밥 먹으랬다고 달랑 내 수저만 가져와서 밥을 먹고 있던 나였다.
아... 이런...
하여간 남편 놈은 지 입만 입이다.
수저가 불러온 냉기는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츤데레(퉁명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는 정이 많은) 내 아내는 그래도 남편이라고 밥을 차려줬다.
여기저기 고기가 잔뜩 들어간 진수성찬은 또 너무 맛있었다.
우리 와이프는 얼굴도 예뻐, 몸매도 좋아, 요리도 잘해, 그런데 착하기까지 해, 도대체 없는 게 뭐야?
그러자 아내가 대답했다.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