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는 시간은 늘 우리 곁에 머무는 듯 보이지만, 결코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는다. 어제와 비슷한 오늘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실은 그 속에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흐르고 있다. 어둠을 헤치고 빛으로 깨어나는 새벽의 기운도, 아침을 알리는 바람의 결도, 저녁노을에 물드는 하늘의 색감도 모두 다르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가가 매일 다른 붓질로 우리의 하루를 채색해 놓은 듯하다.
우리는 하루라는 선물을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24시간, 1440분, 86400초로 나뉜 시간을 매일같이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잊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하루는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에게 선택과 변화, 그리고 성장이 가능하도록 허락된 기적의 순간들로 채워져 있다.
누군가는 이 시간을 성공을 위한 계단으로 삼고, 또 누군가는 그저 숨을 고르며 지나간다. 한편으로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시간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을 쓰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보이지 않는 꿈을 조용히 쌓아가며 내일을 준비하고, 또 어떤 이는 사소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 행복을 발견한다. 그 차이야말로 우리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자는 시간은 단순히 피곤함을 달래기 위한 시간이 아니다. 그 속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스스로를 돌보고 회복하는 비밀스러운 기회가 숨어 있다. 식사 시간은 배를 채우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삶의 활력을 얻는 축복의 시간이다. 일하고, 쉬고, 대화하고, 사색하는 시간들 역시 하나같이 소중하다. 그 모든 순간이 우리 삶의 퍼즐을 완성하는 중요한 조각들이다.
때로는 하루가 너무 평범하고 단조롭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그 하루도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던 기회일 수 있다. 병상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환자에게 하루는 삶의 또 다른 희망이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에게 하루는 기적을 만드는 시간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스쳐 지나가는 그 하루, 그 순간들이 얼마나 귀한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어제 지나간 하루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내일의 하루가 우리에게 반드시 주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기에 오늘이라는 선물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우리는 매일 ‘같은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다. 매 순간 새로운 하루가 찾아오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제와 다른 내가 될 수 있다.
하루의 마지막 순간, 오늘을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미소 지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의미가 아닐까. 평범해 보이는 하루가, 그 안에 숨겨진 작고 소중한 기적들이, 우리를 더 나은 내일로 데려다줄 것이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다.” -에크하르트 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