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꿈은 현실의 욕망을 채워주는 하나의 장치라고도 하지요. 저명한 학자는 한 강연에서 '만약 사람이 꿈을 꾸지 않는다면, 스트레스로 인해 현실마저 무너지게 될 수 있다.'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꿈을 자주 꾸곤 합니다. 대부분은 잠에서 깨어나면 기억나진 않지만 어떤 꿈을 꿨는지에 따라 그날의 기분이 차이가 나기도 하고, 그러다 한 번씩 꿈속에서 이것이 실제가 아니라 꿈속에 있다는 걸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자각몽과는 다르지만 어찌 되었든 꿈임을 인지하는 날에는 잠에서 깨어서 꿈을 보다 짙게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보고 싶은 누군가를 본다거나 소망하던 일을 이루는 꿈은 행복한 꿈일까요, 불행한 꿈일까요.
누군가는 현실에서 해보지 못하는 것을 이루기에 행복하다고 말할 겁니다. 또 누군가는 꿈에서 깨어났을 때 오는 허탈함에 보다 더 불행해진다면 그건 불행한 꿈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꿈은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건 당연한 것이니까요. 아무리 간절하게 기도한다고 해도 꿈은 그저 꿈일 뿐, 그것이 현실에까지 나타난다면 그건 꿈이 아니라 현실일 테니까요.
다만 꿈이 불행하다면 어떨까요. 꿈속에서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귀신이 나온다거나 하는 불행을 겪게 된다면. 누군가는 현실 속 스트레스가 꿈에서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라며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할 겁니다. 또 누군가는 그런 꿈을 겪다 깨어났을 때 '꿈이었구나, 다행이다.'하고 미소 짓는다면 그건 나름대로 괜찮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가정을 해본다 한들 의미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주로 안 좋은 꿈을 잘 기억하는 편입니다. 꿈속에서 누군가에게 쫓길 때도 있고, 다치거나 혹은 주변 사람을 잃을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나쁜 꿈을 꾸는 날에는 꼭 새벽에 눈이 떠집니다. 꿈속에서는 한참의 시간이 흐른 거 같았는데, 깨고 보면 잠든 지 고작해야 두 시간, 세 시간 정도 흘렀을 뿐입니다. 한 번은 친한 친구가 죽는 꿈을 꾸었는데, 일어나고서도 너무 현실 같아 친구에게 연락을 한 적도 있습니다. 불행히도 자주 연락하던 친구는 아니어서 연락이 닿자마자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고민하느라 애썼지만, 친구가 반갑게 맞아줘 자연스럽게 안부를 물었습니다.
이처럼 꿈이 너무 현실 같아 새벽에 잠에서 깨는 날에는 어쩔 수 없이 잠들기를 포기합니다. 여러 번 다시 잠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그러질 못했으니까요. 그런 날에는 그저 꾸었던 꿈을 곱씹어봅니다. 어떤 일이 있었고, 누가 있었는지. 그 누군가는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 같은 것들을요. 그렇게 꿈을 되새기다 보면 방 안이 꼭 꿈속이 된 것처럼 느껴져서 같은 꿈을 반복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하고 생각합니다. 꿈이 현실 같아서, 현실도 꿈같기를 바란다면 그건 무척이나 큰 욕심일까요. 나에겐 꿈도 별 볼 일 없는데 그것마저도 잡을 수 없다면 그건 현실과 다름없는데, 그렇게 되진 않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