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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밝고바른 May 05. 2024

과제물을 제출해주세요

방송대 과제 후기

방송대는 등록금을 내기 이전에 수강신청을 먼저 한다. (물론 2차 수강신청 기간이나 수강포기 기간이 있다.) 수강신청기간에는 방송대에서 개설되는 거의 모든 수업의 첫 번째 강의를 맛볼 수 있어 수강신청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끝까지 완주(졸업)하는 것 자체가 목표이긴 하지만 좋은 성적을 받으면서 다닐 수 있다면 확실히 끝까지 가는데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3학년으로 편입했기에 기본적으로 3학년 전공과목으로 4과목이 세팅되어 있었다. 순도 100% 이과생으로 살아온 지난날이 20년 가까이 되기에 주저 없이 이 중 절반은 수강취소를 했다. 모든 수업의 1강을 볼 수 있어서 선택하는데 어렵지는 않았고 나머지 들을 과목은 고민하다가 교양과목으로 채웠다. 아직 첫 번째 학기이니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고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변수는 있을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출석수업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에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많이 뺄 수 없었다.

그렇게 신청한 과목은 3학년 전공과목인 우리말의 구조(전자책으로 구매했다.), 소설창작론 그리고 교양과목인 글과 생각, 동서양고전의 이해이다. 어쩌다 듣게 된 구성이지만, 이 조합을 강력 추천한다. 중간과제물도 2개, 출석수업 2개(한 개는 비대면), 출석과제물도 2개, 기말과제물도 2개, 기말출석수업도 2개인 황금 조합이다! (좋은 성적 받고 천천히 졸업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학기가 시작되더니 바로 중간과제물 공지가 올라왔다. 과제를 당면하고 보니 다시 대학생이 된 것이 실감이 났다.

동서양고전의 이해 강의 구성은 마명의 대승기신론을 시작으로 루소와 같은 철학자까지 다양했다. 고전문학에 발을 담가볼 수 있겠다 생각하고 신청한 과목은 사회탐구였다! 이게 말로만 듣던 윤리와 사상? 정치와 법? 아득해지는 정신을 겨우 붙잡았던 것은 '다윈'의 등장이었다. 그래,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은 구분해야 함이야. 과제물의 주제를 다윈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적 의의는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연결시키면 되겠구나! 마무리는 최근에 읽었던 후성유전에 대한 책인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로 마무리했다. 휴, 다행이다.

소설창작론은 무려 과제가 소설 쓰기였다. 주어진 시제와 주제에 맞게 3장 분량의 소설을 작성하는 것이다. 과거의 자신이 등장하는 3인칭 소설을 쓰는 것은 어렵진 않았다. 무엇보다 언젠가 소설을 쓰리라 다짐했던 나는 소설작법서를 읽는 것이 취미였기에 온갖 방법론이 머릿속에 뒤죽박죽이긴 해도 가득했다. 인풋보다 아웃풋이 조금 더 중요하단 것은 입 아픈 소리겠지. 한 달 내내 머릿속에서 구상을 하다가 단번에 끝내버렸다. 와, 나 소설 잘 쓰네! 자화자찬하며 퇴고하고 과제물을 제출했다.

1학년 교양과목인 글과 생각은 비대면 출석수업을 3시간 꽉 채워했다. 유익했고, 강의하는 선생님의 진행은 상당히 깔끔했다. 무엇보다 방송대 강의를 들으며 놀랐던 사실은 강의의 퀄리티가 높다는 것이다. 방송으로 제작하기 때문일까. 학창 시절 인터넷강의도 들은 적 없던 나는 방송대에 등록한 것을 뿌듯해하며 감탄했다. 강의 말미에 공지되는 출석수업과제물은 열흘정도의 제출기간을 주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해보는 것이었다. 작년에 내가 순탄하게 소설에 입문할 수 있었던 은혜로운 추천도서를 골라 인용하여 글이 잘 쓰인 이유를 쓰고 내가 생각하는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말미에는 유명 작가의 말까지 덧붙여 마무리했다.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이 내용은 책의  리뷰 영상으로 제작해서 플랫폼에 올려볼까 생각 중이다.

마지막은 우리말의 구조! 문법론은 국어국문학과의 꽃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국어국문학과 학생에게 시를 쓰냐는 질문 다음으로 많이 하는 것이 맞춤법이 아닐까? 교수님의 강의도 매끄러웠지만 무조건 배워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해서 들었는데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국어국문학과임에도 어렵다고 생각하여 문법론 수업을 안 듣는 학생도 있다는 것이다. 저는 문법론이 꽃이라고 생각해요 교수님!이라고 말씀은 못 드렸지만 출석수업이었던 우리말의 구조 교수님을 직접 뵈니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교과서가 전자책이 아니었다면 사인해달라고 할 뻔. 아니 노트에라도 사인을 받을걸. 우리말의 구조 출석수업과제물을 4월 30일 기한으로 끝내고 나니 기말과제물과 기말시험 일정이 공지되었다. 맙소사... 이게 학생이구나!

그리고 현재까지 채점완료된 과제 점수 인증이다! 30점 만점인가보다. 소설창작론은... 과제할 때 즐거웠으니 됐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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