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센터와 전화 상담을 하다

by 별똥꽃

센터에 처음 온라인 접수를 한 것은 4월 마지막 주 월요일이었다. 그때 윗집 인간들에게 당하고 너무 분해서 신청을 했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족속들이었다. 지금도 윗집과의 마지막 대화를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다. 어찌 어른 네 명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이 아무도 없는지. 관리 사무소가 있는 아파트에 사는 관계로 인터넷 접수 후에 다시 관리 사무소를 통해서 신청서를 제출해야 됐는데, 일주일 후에 알아보니 관리 사무소에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관리 사무 소장님께 전화를 해서 왜 신청서가 아직 안 들어갔냐고 당돌하게 물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 마지못해 삼자 동의서 (신청인, 상대 세대, 그리고 관리 사무소의 동의서)를 제출한 것은 5월의 첫째 주 금요일이었다. 신청서를 제출하고도 소음 문제는 계속되었고, 오히려 윗집 보복 소음만 더 가중되어 5월이 끝나갈 즈음 센터에 다시 전화를 했다. 센터에서 언제쯤 상담과 녹취를 하러 나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코로나 때문에 상담 건수가 많이 밀려있는 상태라서, 팔 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견디기 힘든 소음 속에서 몇 달이 가고, 지난주 중에 센터에서 문자가 왔다: 코로나로 인해 상담 업무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 전화 상담을 원하시면 연락 바랍니다. '9월 중순에 겨우 전화 상담해 주겠다고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토요일이 되었고 윗집의 소음 폭력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윗집 인간들의 뻔뻔하고 파렴치함에 이가 갈리도록 분했다. 어떤 방도라도 취해야 할 것 같아서 월요일 센터에 전화를 했다. 담당 직원이 외부 업무 중이라고 돌아오면 연락을 해 주겠다고 한다. 그날 있는 화상 미팅 업무를 모두 마치고, 2시 이후에 다시 전화를 했다.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팠다.) 상담 직원은 전화 상담이 그날 가능한 것이 아니라 다시 시간을 정해야 한단다. 그래서 그다음 날로 전화 상담 시간을 정하고 나서도 현 상태에 대해 1절 낭독을 했다. 2절은 내일로 미루 두고. 주말 윗집 인간들에게 당한 소음 폭력의 정신적 피해는 오래갔다. 분했다. 너무나도 분했다. 나의 평온한 일상을 침해하는 그들이 너무도 미웠다. 다음날 아침 업무를 마치자 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현장 방문 상담이 전화 상담으로 대체되고, 통화 내용이 녹취되는 것에 동의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당연히 "네!"라고 대답했다. 내가 한 20분가량을 상황 설명을 한 후, 센터 직원이 "혹시 천장을 두드리거나 하는 행동을 한 적이 있으십니까?"라고 물었다.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단수다. 상대의 고조된 심리 상태를 이용해서 센터에서 최대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는 거였다.) 한 번도 그런 행동을 해 본 적은 없지만, 그건 내가 고상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범법 행위인 걸 알기 때문이다. 상담을 끝내기 직전에 "센터를 통해 마지막으로 윗집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다: "윗집에 손님이 몇 명이 오든 얼마나 자주 오든 얼마나 오래 머물다 가든 제가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손님들이 오면 조용히 그 댁만 방문하고 가셨으면 합니다. 손님이 와서 하루 종일 집을 뛰어다니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략 30분 간의 전화 상담을 마치고 나니,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을 충분히 못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내가 전화 상담원에게 차마 못한 마지막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1. 당신의 바닥은 나의 천장이다.

2. 당신들이 나에게 이사를 가라 마라 할 권리가 없다.

3. 개도 훈련을 시키면 말을 듣는다.

4.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오는지 한번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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