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영화광 연속살인사건' 후기
푸하하하하.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B급 스릴러물인가? 하고 초반에 살짝 긴장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액션 코미디물이었다. 사실 장르가 액션이라는 건 관객과의 대화 때 감독님이 말씀해주셔서 알았다. 과거에 액자식 구성의 영화를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내가 본 액자식 구성의 영화 중 최고라고 해드리겠다.
액자 속 이야기와 바깥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엉키고, 모순되고, 또 동시에 각자 완결성이 있어서 놀랐다. 액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무너뜨리는 지점들까지 아주 적절했다. 액자의 경계뿐만 아니라, 진담과 농담의 경계까지 무너뜨리는 대사들과 배우들의 연기도 매력적이었다. 현실 인척 하는 액자 바깥에서 펼쳐지는 과장된 연기까지도.
킬링 포인트는 자기 까기였다.
킬링 포인트는 자기 까기였다. 세상에 자기가 자기 까는 것만큼 웃긴 게 없다는 걸 새삼 깨달으며 깔깔 마음껏 웃었다. 본인이 가장 잘 아는 ‘영화'를 소재로 액자 속이건 바깥이건 바깥의 바깥이건 구분 없이 자기 까기를 휘몰아쳐댔다. 취향저격.
두 번째 킬링 포인트는 자기모순이었다. 아, 그런 거 유치해. 하고 바로 해버리는 그 모든 것들. 가장 단순한 농담의 방식이면서도 동시에 실패율이 지극히 낮은 전략. 적어도 나에게는 제대로 먹혀들었다. 나 이런 농담 좋아하나 보다. 전주에서의 마지막 날 덕분에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