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무산책 Mar 12. 2024

진정한 한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미래의 리더, 한국인의 좌표와 역할


 BTS 멤버들이 군대에 간지도 몇 달이 지났다. 지난 겨울 잦은 함박눈 소식이 반갑지만은 않았던 이유다. 총을 들고 서있는 BTS 멤버들의 어색한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 우리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땅, 휴전 중인 국가의 후손들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들이 없는 겨울, 그들이 남겨놓은 엄청난 유산을 바라본다.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역사의 한 획을 그었는지에 대하여. 지난 가을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 때 나를 소스라치게 한 장면이 떠오른다. 서울 거리를 활보하는 그 많은 서구 관광객들의 모습을.

 
 명동 거리의 거의 반은 서양 관광객들이었다. 중국인과 일본인이 있던 자리는 수많은 서구 여행객들로 채워져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연령층과 캐릭터의 다양성이었다. 어린 자녀들 손을 잡고 온 가족 여행객들부터 대학생 무리들, 시크한 스타일의 유럽 젊은이들, 쉽게 볼 수 없는 히피족들까지. 그들이 서울 길거리에 서서 오뎅 꼬치와 닭강정을 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에 가까웠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한국은 변방의 나라, 그들의 관심을 끌만한 게 없던 ‘재미없는 나라’였기에.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 가장 핫한 나라, 가장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그것이 무엇으로 가능했을까. BTS 이전과 이후. 나는 감히 그렇게 말하겠다. BTS 음악이 세상 가장 훌륭해서가 아니라 BTS가 가진 숨겨진 내면의 파워, 그 강력한 힘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 힘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깊은 안으로부터 흘러나와 밖으로 뿜어져 나온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가장 강력한 힘은, 한 개체가 지닌 내면의 에너지=존재의 힘 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그것은 물질 세계의 배경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세계인 ‘에너지 법칙’을 따른다. BTS 멤버들은 다른 아티스트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존재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같은 노래를 하고 같은 춤을 춰도 호랑이가 하는 것과 토끼가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게 다가온다.



 여기서 우리는 그들이 한국 소년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그들의 재능과 무서운 노력은 한국인들만의 멈추지 않는 생명력과 닿아있기에. 무섭게 스스로를 극복하고 뻗어가며 창의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힘. 나는 그것이 한국인들만의 근원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한국인들이 얼마나 온 마음으로 살고 사랑하며 뜨겁게 다시 일어나는지. 어떻게 노력하며 어떻게 최고를 달성하고야 마는지. 얼마 전 아시안컵에서의 한국대표팀을 보면 알 것이다. 손흥민 선수의 대인배적인 모습을, 절대로 포기란 없는 그 무서운 근성을. BTS의 세계 점령을 보며 모두가 김구 선생님의 ‘문화대국의 꿈’을 말한다. 하지만 나는 탄허 스님 예언이 떠올랐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예뻐지고 세계로 뻗어갈 때 한국은 다시 일어설 것이다” BTS는 자신들의 압도적인 에너지로 그 흐름의 선봉장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한국 역사 그 어떤 위대한 인물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현대인들은 태초의 원형을 상실한 깊은 슬픔으로 신경증에 시달리고 있다. 마음의 근원을 찾지 못해 문명으로 포장된 말장난의 홍수와 온갖 잡지식에 몰두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넘치는 서커스와 빵이 있지만 영혼은 너무나 가난하다. 그 해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오직 진정한 자신을 회복할 때에만 가능하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길은 지난하고 힘겹다. 하지만 그것을 돕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높은 에너지와의 접속’이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에너지 역시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흐른다. 내가 나를 잃고 나의 힘을 잃었을 때, BTS 노래를 듣고 그들을 접하는 것만으로 힘이 차오름을 느꼈다. 그것은 꺼져가는 풍선에 공기를 주입하는 것과 같다. 꺼져가던 나의 숨에 불어넣어진 생명의 에너지. 그들이 내게 건넨 것은 그거였기에.
 
 BTS는 그것을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것도 우리 말로.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 걸까. 그 힘이 단지 음악과 홍보비법에만 있을 거라고 지금도 생각하는가.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법칙 위에 있는 것이 ‘에너지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아무리 재능이 넘치고 매력적이어도 그들의 존재 에너지가 높지 않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BTS 팬들은 그들의 에너지에 끌려 유입되었고 그 에너지가 자신에게 힘을 주기 때문에 그들이 필요하다. 정확히는 그들의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 ‘에너지와 접속’하기 위해 BTS 노래를 듣고 그들을 본다.  


 
 ‘특이점이 온다’는 말은 기계문명의 인간문명 대체라는 좁은 의미가 아니라, 인간 의식이 전체의식을 회복하는 지점 그 시대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을 현 시대에 누가 견인할 수 있을까. BTS를 보면 그 해답이 보인다. 현 시대 미래의 리더의 자리, 그것은 더 이상 미국도 유럽도 아니다. 유럽의 가치는 여전히 현대 문명의 중심에 있지만 그것은 제국주의 망령의 그림자기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는 중이다. 서구 물질 문명이 지고 동양의 정신 문명이 뜨는 이때 K-Pop과 한류가 전 세계에 파고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글이 우주의 원리를 담아 만들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밟아도 일어나고 죽어도 살아나는 존재. 모든 땅에서 솟아나는 풀. 한국인들의 강렬한 생명 에너지가 지금 전 지구적으로 뿌려지고 있다. 그것도 지구에서 가장 완전한 언어인 한글로. K-pop은 단지 웰 메이드 음악이 아니라 한글로 만들어진 노래다. 거기에 힌트가 있다. K-pop이 전 세계 사람들 영혼을 울릴 수 있는 힘은 한글이 지닌 ‘엄청난 에너지’가 가장 크다. 이것은 실제로 한글과 타 언어들 간의 에너지를 과학적으로 측정하신 분께서 직접 확인하고 말씀주신 것이기도 하다. 한글이 지닌 에너지와 한국인 에너지의 콜라보 그 효과가 지금의 K-pop 붐이다. 원형을 품은 개인(가슴과 연결되어 있는 한국인)이 원형을 훼손당한 현대인(이성주의와 합리주의에 희생된 개인)에게, 자연이 품은 마음을 돌려주기 때문이다. BTS가 부른 한국 노래들이 세상을 점령한 것은 가장 완벽한 증거다.
 
 지금까지는 서구 선진국에서 공부를 하고 학위를 따야 알아주는 시대였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제는 우리의 것을 배우고 알아야 더 알아주는 시대가 왔다. 비빔밥과 K-pop은 그 시작일 뿐 앞으로 전통 발효 음식들인 청국장이 묵은지가 세계를 재패하는 것을 우리는 목격할 것이다. 한글이 제2 외국어로 자리잡는 세상을 우리는 목격할 것이다. 이것은 나의 망상이 아닌 ‘시대 정신’이기 때문이다. 소설 <파친코>의 김민진 작가는 미국 전역을 돌며 열정적인 ‘한국 홍보’를 했다. 하지만 누구도 그녀를 극단적 민족주의자로 폄하하지 않는다. "이제는 한국을 알아야 앞서가는 거"라는 그녀의 말은 진실로 사실이니까.



 순수하고 겸손하며 솔직한 사람들,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욕망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공동체 의식을 가진 사람들, 가장 아픈 역사를 가졌으나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사람들, 내가 죽더라도 다른 사람은 살리고 보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고 굳센 사람들. 고대의 지혜를 전통으로 삶에 녹여내는 사람들. 무엇에 견주어도 월등한 훌륭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 세상 가장 똑똑하고 넘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 가장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 프랑스에 살며 내가 발견한 한국의 진짜 가치다.
 
 현대 문명의 발원지인 유럽의 깊은 병증은, 고대인들의 순수함과 영혼의 지혜를 간직하고 있는 자들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바로 ‘고대를 품고 있는 현대인’ 고대 샤먼들의 치유법인 춤과 노래로 순수한 에너지를 크게 방사할 수 있는 숨결 말이다. 15년전 한국을 떠나며 다시는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던 나의 마음은 지금 완전히 반대가 되어있다. 내가 누구인지 알았고,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 알았으며, 내가 가야 할 길을 알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는 건, 전 인류의 집단 무의식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무의식에서 원형을 깨우는 목소리를 한국을 통해 듣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모두는 ‘한국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지금 모두는 ‘한국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지금 모두는 ‘한국과 하나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이 잃어버린 힘을 되찾아줄 힘을 우리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많은 한국의 청년들이 ‘우리의 것’을 제대로 공부하여 세계로 가져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런 한국인의 정체성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한국과 한국인들의 진정한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고 알려져야 마땅하니까.
 


 한국인들은 미래의 씨앗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한글에 한국인들의 눈빛에 그것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것이 현 시대 우리 한국인들의 좌표다. 그렇기에 우리의 역할은 분명하다.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 주인의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말하고 표현하는 것. 한국인의 모습 그대로를 아름다운 한국어로 노래하는 것 말이다. BTS처럼. 봉준호처럼. 손흥민처럼. 진정으로 나를 회복한 사람은 모두를 회복하게 한다. 뜨거운 불덩이에서 금으로 다시 태어난 자. 수많은 겨울을 지나 스스로 봄이 된 한국. 고대의 가치를 품고 있는 숨. BTS와 K-pop은 그 시작일 뿐이다. 한국의 진정한 가치는 그 모든 배경에 있는 정신 문화이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정신 문화의 발현. 그것이 한류의 정점이 될 것이다.

 진정한 한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코로나 시절 유럽의 어리둥절을 보며 물음표가 일던 사람들에게 답이 되었던 내 글, 이 글은 당시 일반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공유했다고 한다. 22만 조회수의 글이다


한국인들의 진정한 힘을 알 수 있는 글, 이제 더이상의 '한국인 자기 비하'는 끝내야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