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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코치 Apr 22. 2019

비대칭 리깅 I

무타페어, 2-

    조정 경기에서 스위프 경기정(sweep boat)은 그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역학적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아직 이는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아마도 아직 한국에서는 biomechanics 관련 경기력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지 않을뿐더러 웬만큼 흥미를 갖고 보지 않는 한 간과하기 쉬운 문제이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근본적인 역학 딜레마는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그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긴 어렵기에 이렇게 글쓰기를 결심했다. 한국의 우수한 코치들과 선수들은 물론, 그 외 조정을 사랑하는 일반 클럽인들을 위한 기초 참고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우선 첫 번째로 스위프 소정 종목인 무타페어(2-) 경기정의 비대칭에 대해 알아보고, 이어서 포어, 에이트 경기정 모멘트 문제와 해결 방법을 차례로 알아보기로 한다.


조정 경기정의 3차원 움직임

    조정 경기정은 기본적으로 3차원적 움직임(three dimensional motion: 요우 yaw와 피치 pitch, 롤 roll)을 보인다(그림 1 참조). 그중에서도 요우 모션의 크기는 경기정 이동 거리와 비례하므로 매우 중요한 경기력 요소로 볼 수 있다(2000 m 경기에서 우리 팀만 2010m를 젖는다고 생각해보자). 무타페어의 경우 매 스트로크마다 평균 4.48° 변화하고 2000 m 기준 총 6.13 m 우회한다고 하니 1/1000초를 다투는 레이스에서 어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림 1. 조정 경기정 3D 모션 (mod. from Cuijpers et al., 2017)


    먼저 캐치에서 피니시까지 한 스트로크를 저을 때 스트록과 바우 크루가 서로의 핸들에 동일한 힘을 가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동일한 크기로 핸들에 가한 힘은 블레이드를 통해 똑같은 힘의 크기로 발현될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경기정은 직진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블레이드가 캐치부터 피니시 지점까지 진행되는 동안 경기정은 좌우로 흔들리고(요우 모션), 피니시 후 리커버리 구간 동안 경기정은 일직선이 아닌 스트록 사이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왜일까?


비대칭 리깅

    결론부터 말하면 전체 스트로크에서 바우가 스트록에 비해 힘(토크)의 우위를 가지기 때문이다. 동일한 힘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우가 메카니컬 어드밴티지를 가지는 것이다. 먼저 캐치 이후 미들까지는 바우가 힘의 우위를 가진다. 그림 2에서처럼 바우 블레이드 중심이 경기정 회전축에서 더 멀기 때문이다(힘의 크기는 거리에 비례하므로 바우가 스트록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미들부터 피니시까지는 반대로 스트록 블레이드가 바우의 것보다 중심에서 멀어지면서 스트록이 바우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림 2. 경기정 회전축(질량 중심; centre of mass)에 대한 블레이드 포스의 총량은 거리에 비례한다(τ=r×F 임을 기억하자).

    이렇게 이론적으로 한 스트로크 동안 양 방향의 요우 모션이 각각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요우 방향이 한 번씩 1:1로 발생하니 서로 보완하면 결국 경기정은 피니시 직후 직선으로 나가야 할 텐데 무엇이 문제일까? 왜 경기정은 스트록 사이드로 움직일까? 이유는 범주 크기의 차이에 있다. 아래 그림 3을 보자.

그림 3. 무타 페어 스트로크 범주(FH = 핸들 포스)

    스위프 경기정의 보편적 스트로크 범주는 90도(캐치 56도; 피니시 34도)이다. 따라서 스트로크 전반은 바우가, 후반은 스트록이 각각 힘의 우위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전체 범주에서 바우가 차지하는 비율이 더 크므로 경기정은 결국 스트록 사이드로 편향되는 것이다.


해결책

    한 스트로크에 가해지는 힘의 총량이 100% 일 때 캐치는 52.5%, 피니시는 47.5%라고 한다면 둘은 역학적으로 5%의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경기정을 일직선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게 스트록이 5% 힘을 더 가해 힘의 균형을 맞추거나 스트록 사이드의 스프레드 길이를 더 길게 할 수 있다. 스프레드를 길이를 바우 사이드보다 더 길게 줌으로써 센터와 블레이드 중심의 거리를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1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리깅 설문조사 결과 실제 스트록의 스프레드를 1cm 더 길게 적용한 페어 팀들이 있었다고 한다. 기어링에 비해 스프레드 조절은 효과가 적지만 페어의 경우 전체 범주 성격으로 봤을 때 고려해볼 만하다. 그 외에 바우 전체 범주를 5° 뒤로 미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론과 실제는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스트록과 바우가 동일한 힘을 준다는 가정부터가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런 조정 경기정에 대한 역학적 이해는 지도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는 의미에서 이미 충분한 가치를 지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그것이 스포츠과학의 역할이기도 하겠지만.




REFERERNCES

    Adam, K., Lenk, H. & Schröder, W. (1982). Kleine Schriften zum Rudertraining. Berlin: Bartels und Wernitz.

    Cuijpers, L. S. & Poel, H. J. de. (2017). Antiphase Crew Rowing on Water: A First Case Study. In Complex Systems in Sport, International Congress Linking Theory and Practice, 33.

    Loschner, C., Smith, R., & Galloway, M. (2000). Intra-stroke boat orientation during single sculling. In Hong, Y. (Ed.), Proceedings of XVIII International Symposium on Biomechanics in Sports, Hong Kong, Department of Sports Science and Physical Education.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C2000, P.66 69.

    Fahrig, S., & Witte, K. (2006). Wer macht was im Zweier ohne Steuermann? Über die Koordination der Interaktion im Riemenzweier. In U. Hartmann, V. Grabow, & R. Kilzer (Eds.), Rudern und Rudertraining: Berichtsband zum Rudersymposium 2006 Berlin (pp. 219–233). Sindelfingen: Sportverl. Schmidt & Dreisilker.

    Kleshnev, V. (2016). Biomechanics of Rowing: Cro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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