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한 번쯤은 쌓여있는 카톡방 링크들을 보며 답답함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예전부터 좋은 글을 읽거나 자료를 보면 링크를 저장해두었다. 왜 나는 링크를 저장해두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읽을 정보는 너무 많은데 하나하나 곱씹어보지 않았고 그렇게 계속 미루어둔 정보들이 쌓였던 것 같다. 인터넷에서 취급하는 정보들만 그런 건 아니었다. 전시회도 많이 보러 다니고 있는 강의 없는 강의를 쥐 잡듯 찾아가며 이것저것 많은 것을 보고 들으려고 했다. 보는 경험으로써 많은 도움도 되었겠지만 직접적으로 쌓여간다는 아웃풋의 형태는 만들어지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언제가부터 카톡방과 메모장에는 정보의 기록들이 쌓여갔고 재고처리를 하지도 못할 만큼의 양이 돼버렸다.
그동안 열심히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생각했는데 공기만 찬 빵빵한 풍선이었다. 풍선은 터졌고 당연히 터지고 난 자리에는 아무 내용물도 없는 쪼그라든 풍선뿐이었다. 분명 많은 것을 읽고 보고 들었는데 정작 내건 남은 게 없었다. 그렇지만 그 시간들이 무쓸모 한 시간이라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남은 것도 분명 있을 테니까.
그러나 내가 아쉬운 것은 그것을 좀 더 활용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였다. 활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흔한 말로는 '아웃풋'을 낸다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모두 인풋을 만든 거라고 생각한다. 너무 많이 쌓인 인풋이 아웃풋으로 배출되지 못해 끝끝내 터져버렸지만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아웃풋을 내야겠다는 결심 또한 할 수 있었다.
우리들이 얻는 대부분의 지식은 쓸모없는 지식이다. 아무렴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 어디 있겠냐 마는 여기서 말하는 쓸모없는 지식이란 것은 우리가 쓰지 않는 지식을 말한다. 인간이 하루에 보고 들은 것을 소화할 수 있는 뇌의 정보량은 정해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시간은 유한하다. 그러므로 더욱더 지금 보는 정보가 즐기고 맛본 뒤 소화를 시킬 수 있는 정보인가?를 잘 선별해야 함은 물론이고, 이 정보가 지금 당장 나에게 쓸모 가치가 있는 것인지, 명확한 우선순위도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그저 많은 정보를 보고 듣는 게 장땡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그것이 때로는 '아는 것만 많은 사람' 이 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했다.
각양각색의 음식도 취향에 따라 다르듯이 정보를 선별하는 것은 매우 객관적이기에 결국 좋은 정보는 내가 수집하는 정보인 것이다. 우린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듯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모두 다 맛볼 수 없는 것이 유한한 인간의 한계이기에 지식(정보)을 골라 먹는 건 필수이다. 그리고 그렇게 골라 먹은 지식을 쓸모 있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를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 그건 매우 간단하다. 내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즉시 행동하면 된다. 그것이 어렵다면 내 지식으로 체득하기 위해 읽은 정보를 바탕으로 글을 써보는 것이다. 이걸 깨닫고 난 후부터는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훈련을 했다.
내가 첫 번째로 실행한 것은 글쓰기다.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책을 잘 읽는 방법은 글을 써보는 것이라는 건 많은 곳에서 들어봤을 것이다. 그걸 체득하기 위해 나는 필사적으로 읽어보려고 했다. 책을 읽을 때 항상 펜을 들었다. 책을 읽어가며 밑줄 긋는 부분에 꼭 내 생각을 덧붙여 쓴다. 가능하다면 분야에 상관없이 모든 책에 적용하려고 했다. 이 방법은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내가 책 읽기가 버거워진 방법이다. 그런데도 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좋았던 문장을 받아 적고 밑줄을 긋고 모서리를 접는 행위가 끝이었는데 이런 독서 방식이 남는 게 별로 없더라는 것을 느끼고부터는 좋은 책을 읽을 때는 종이와 펜을 준비했다.
이런 훈련법이 뭐가 남을까?
내 글이 생성된다.
그렇게 내 글이 만들어지는 걸 보니 다시 책 읽는 게 재미있어졌다. 이제 내게 책을 본다는 건 단순히 읽는 행위가 아닌 콘텐츠를 창조하는 행위가 되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조의 기쁨을 책에서 느꼈다. 남의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 적으면 그것은 내 글이 아니지만 남의 글을 읽고 든 생각으로 내 의견을 쓰면 그건 내 글이 된다. 참 당연한 말이면서도 쉽게 느끼지 않던 것이다. 매번 그러긴 쉽지 않으니 처음은 몇 줄이라도 써보는 것을 목표로 잡아보자.
이 훈련의 포인트는 먹은 음식을 통해 생산활동을 하는 것이다.
생산적인 것 = 나의 글과 관점
우리는 대게 싫어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 그런 사실에 비춰본다면 우리가 가장 많이 섭취하는 정보들은 우리가 관심을 갖고 흥미를 느끼는 것들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요즘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구글에서 하는 방식처럼 최근에 어떤 사이트를 방문했고 무슨 글을 읽었는지를 하나하나 수집해봐라. 그러면 나의 알고리즘을 모을 수 있다.
그것을 내 콘텐츠로 만드는 훈련을 해보는 것이다. 그냥 단순하게 소비 or 수집만 하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그것을 통해 내 스토리를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정말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 그 배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콘텐츠를 만들어 보며 덕질을 생산적으로 해보는 것이다. 생산적이라는 것은 답이 없기에 충분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많은 정보를 보고 듣지만 어느 순간 남는 거 없이 사라지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꼭 내 것으로 흡수하고 싶은 정보들을 어떻게 잘 소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매 순간이 최선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좋은 방법을 찾아나가보려고 합니다.
그 중심엔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글쓰기가 있을 것 같네요. 기록 또한 어떻게 해야 탁월한 기록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