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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Kim Jan 20. 2023

보홀 돌고래 보기 & 발리카삭 호핑 투어

'신비로운 바다, 신비로운 자연.. 그저 모든 게 아름답다.'

 벌써 보홀에서 돌아온 지도 10일이 지났다. 하는 일도 없는데 시간은 왜 이리 잘 가는지. 시간이 많을 때 정신 차리고 글이라도 써야겠다. But 나는 우주 최강 게으른 사람 중 한 명이기에 장담은 못함... -_-


 사람들이 왜 이리 보홀, 보홀 하는지 직접 가서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뭐랄까 섬 자체가 청명한 느낌. 안전하고, 깨끗한 느낌도 나고... 깨끗하다는 게 청소가 잘 되어있다 이런 건 아니고, 뭔가 섬 자체가 깔끔하다는 느낌이 난다. 볼 곳도, 갈 곳도, 할 것도 모두 딱 정해져 있기에 중구난방이 아니라, 깔끔하게 여행하고 놀기에 참 좋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덧붙여 그 정해진 코스가 한 번만 보면 끝나는 그런 투어가 아닌 느낌이다. 몇 년 뒤에 보홀에 또 오게 되면, 다시 하고 싶은 유쾌한 투어이다. 그리고 보홀은 안 가본 곳도 궁금해지게 만드는 섬이다. 하여 다음에 필리핀에서 몇 달 살 기회가 또 온다면, 그때는 보홀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 물론 물가는 보홀이 더 비쌈 -_-


 우리는 '알로나 골든 팜 리조트'에서 지냈다. 1박에 12만 원 정도였고, 알로나 비치에서 가깝지만 외진 곳에 있어서 조용할 것 같았고, 또한 수영장이 2개가 있어 아이들이 놀기에 좋을 것 같아 선택했다. 결과는 대만족. 4박 5일을 머물면서 굉장히 편안했다.

 리조트 주인이 필리핀 여자랑 결혼한 영국 남자였는데, 그분이 정원을 가꾸는 걸 좋아하는지 분재며 꽃이며 나무며, 너무 깔끔하게 꾸며놔 머무는 내내 자연에 있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다만 그 안에서 키우는 개들이 많아,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개들은 모두 순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제 보홀 투어의 간단한 리뷰를 작성하겠다. 보홀 저렴하게 투어 하기 편을 참고하면 가격이 얼마인지 어떻게 하면 현지투어를 이용해 저렴하게 할 수 있는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길.



 - 돌고래 보기 & 발리카삭 호핑 투어 :


 나는 어릴 때부터 돌고래가 좋았다. 무리 지어 자유로이 바다를 돌아다니는 돌고래랑 수영을 하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하여 이번 기회에 돌고래 보기는 꼭 하고 싶었다. 돌고래들은 새벽에 다니기에 이 아이들을 보려면 새벽 6시에 일어나 배를 타야 한다.


 새벽에 선장과 가이드를 만나 돌고래를 만날 때까지 그저 망망대해를 달리기만 하면 된다. 다른 블로그에서는 시끄러워서 귀가 너무 아팠다 하던데, 나는 그저 바다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한참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많은 배들이 바다를 달린다. 그렇지만 바다가 얼마나 넓은지 수평선 근처에서 달리는 배들만 보일 뿐이다. 발리카삭 섬이 보일 때 즈음, 모든 배들이 엔진소리를 낮추고 살살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마 돌고래들이 다니는 길목이 거기인 듯하다.


 돌고래가 있나 근처에서 조용히 찾아보니 저쪽에서 그들이 뛰어노는 것이 보였다. 우리 선장이 센스 있게 그쪽으로 다가갔다. 근데 웬일인가, 모든 돌고래들이 우리 배의 앞, 양 옆, 그리고 뒤에 몰려들어 같이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보고 있는데 눈물이 났다. 그냥 살아있는 자연을 보니 나도 모르게 감동이 일었던 거 같다. 


 감동도 잠시, 사진을 찍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후 한심하게도 나의 눈에 담지 못했다는 거ㅜㅜ 이 글을 읽는 분이 있다면, 돌고래를 볼 때면 잠시 카메라는 꺼두자. 일생에 한 번뿐인 순간일지 모르는데, 사진보다는 내 마음에 담는 것이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지나서 후회한들 뭐 하리ㅜㅜ 참고로 아무리 돌고래를 사진에 담으려고 해도 어찌나 빠른지 잘 찍히지도 않았다.

저기 살짝 돌고래의 등이 보인다.

 아이들이 돌고래가 점프할 때 아래 부분을 봤다고 한다. 배는 대부분 흰색인데 무리 중 한 마리의 배가 핑크색이었다고. 그리고 점프하는 돌고래의 얼굴은 입과 눈이 '꺄!' 하는 듯 웃고 있었다고도 했다. 그래 너희들이라도 제대로 봤으니 다행이다.


...


 돌고래를 본 후에 바로 발리카삭 섬으로 들어갔다. 발리카삭 섬은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기에 그쪽 근처에 가면 배의 엔진을 끄고 막대기에 의지해서 들어가야 한다. 조심히 들어가 짐을 풀고 입장료를 낸 후, 가이드와 함께 작은 배를 타고 산호초 끄트머리 근처 바다로 나간다.


 산호초 끝은 바로 절벽이다. 하여 예쁜 산호초 바로 옆에 시퍼런 바다가 있다. 우리 아이들이 시퍼런 바다를 보고 울부짖으며 스노클링을 거부하고 내 몸만 잡고 동동 떠있었더랬다. 이 엄마가 얼마나 스노클링을 좋아하는지 아니. 너희들의 겁에 질린 얼굴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구나... ㅠ_ㅠ


 차라리 배로 올라가랏! 아이들을 배 위에 올린 후 잠깐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안 보이면 '엄마 죽지 마!!'를 외치는 저 몬스터들 때문에 배 근처만 대충 보고 말았다 ㅠ_ㅠ 언제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스노클링을 하는 건지, 애들을 보는 건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듯해, 가이드에게 바다거북을 보러 가자고 했다.


 거북이들은 깊은 바다에 머문다고 한다. 그래서 그저 깊은 바다 위에 동동 떠서 거북이가 오는지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볼 수 있으려나 싶을 찰나 깊은 바닷속에서 큰 거북이 한 마리가 슈우욱 떠오르고 있었다. '거북이!!!'라고 외치니 주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내 주위를 유영하듯 헤엄치는 거북이를 편안하게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잽싸게 나타나더니 그 거북이 등을 쓱 만지는 것이 아닌가. 그분이 내 남편 로버트이다.. -_- 바다 안의 동물을 만지는 것은 금지이니 참고하셔요 ;;

 

 로버트의 터치로 흠칫 놀란 거북이가 바다 위로 올라갔다. 근데 운이 좋게도 우리 아이들이 탄 배 으로 가서 둥이도 거북이를 볼 수 있었다.


...


 나는 이 세상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인간만 행복하고 동물이 불행한 것은 참 행복이 아니고, 인간만 풍요롭고 자연이 피폐한 것도 참 행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 혼자만 행복하고 모두가 불행하다면, 이 또한 천국이 아니라 믿는다. 


 다시 말하면 인간, 자연, 동물, 부유한 나라, 가난한 나라 등 모두가 행복할 때 비로소 세상이 정말 풍요롭고 행복해진다고 믿는 사람이다.


 나는 또한 하늘과 바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우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도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늘 운이 좋았다. 어딜 가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어려움이 있을 때 늘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이 왔을 때도 대부분 전화위복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왔더랬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세상에 별로 무서운 것이 없다. 희한하게 들리겠지만 죽음도 무섭지 않다.


 사실 이 모두가 비단 운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주 어릴 때부터 배려하고, 남을 도와주고 공감을 잘하는 나의 성정과 습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 세계에서 작용해 남들이 보기엔 신기하다 할 법한, 어쩔 때는 영화 같은, 때로는 드라마 같은 이런 복을 끌고 온다는 생각을 한다.


 하여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 '착하게 살아야지.'라고 말이다.


 말이 길었다.

 고래상어 투어와 육상 투어는 다음 기회에 쓰겠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I'll be back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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