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얼마 만에 쓰는 글인지 모르겠다. 글 한 번 쓰는데 4~5시간이 소요되는 나로서, 일단 글을 쓰기까지 108번의 한숨을 쉬고도, 시작을 하지 못하고, 또 내일로 글쓰기를 미루다 보니 벌써 11월이 되었다... -_- 이제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 1회는 꼭 쓰고자 마음을 다잡지만서도... 과연 지켜질지는 미지수... ㅠ_ㅠ
그동안 게으르면서도 이것저것 많은 일을 벌였던 나의 근황을 살짝 적고 싶다. 놀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자기 위안과 함께, 한해를 슬슬 마무리할 겸, 또 지금보다 글쓰기에 조금 더 생산적이 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을 담고 말이다.
할 일이 없으면 대부분 집에서 누워있는 나이기에, 나 스스로도 일단 일을 저지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여 뭔가 흥미롭거나 재밌겠다 싶은 것을 보면,일단 생각 없이 지원을 하고 본다. 이런 성향 덕분에 그나마 이런저런 일들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했던 일들을 적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 내가 사는 지역의 '마을 축제 운영위원회 회원'이 되어 지난 5월과 9월, 마을에서 열렸던 큰 행사의 기획부터 진행까지 나름의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주 보람차게 보냈다. 한 가지 성과는, 우리 둥이가 다니는 태권도장의 시범단과 우리 엄마가 몸담고 있는 어르신 사물놀이팀을 축제 공연에 모셔 뽐내게 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마을 구성원과 마을 축제가 더욱 잘 어우러질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지난 5월부터 7월에는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코딩 강사 양성교육'을 덜컥 지원하여 약 3개월간 운동도 못하고, 아이들의 양육도 등한(?) 시 한채, 매 주말마다 집 근처 커피숍으로 나와, 매주 주어지는 과제에 맞춘 코딩을 짜며 아주 힘들지만 보람찬 시간을 보낸 후, 영광의 수료증을 받았다. 매번 경험만 하고 돈벌이로 이어지지 않는 나의 특성상.. -_- 뭐 초반엔 이걸로 돈을 벌어볼까 하는 꿈은 있었으나, 3개월을 해보고, 아하.. 이 일은 엄청난 꼼꼼함이 필요하겠구나~ 싶어 그냥 좋은 경험이었다는 걸로 끝내기로 했다. -_-
다만,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겪을 'AI & 4차 산업혁명시대'를 40대 아줌마로서 조금 미리 맛봤다는 것이다. 또한 이 배움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시대가 어떨지, 또 우리 둥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면 좋을지 등을 알 수 있던 아주 보람찬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 7월 말부터 약 2주간 독일에 다녀왔다. 시아버지가 65세 생신을 치르셔서, 시댁 가족 32명(?)과 함께 1박 2일간 큰 파티를 치른 후, 독일의 동쪽 끝에 위치한 Dresden에서 7일간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이때도 글을 쓰려고 사진을 찌... 찍었었지만... 사진들아 어디갔뉘... ㅠ
- 지난 9월부터는 나의 꿈이었던, 우리 동네 '어린이 사물놀이팀'을 만들어, 아주 괜찮은 선생님을 모셔서 주 1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 한 가지가 있다면, 지금은 K-wave의 주류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너무 많이들 이야기하셔서 식상하게 느껴질 문장인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것이다. 나는 20대부터 세계를 떠돌며, 이 한 문장을 온몸과 마음으로 느꼈기에, 결혼을 하기 전부터 '내가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나는 태권도와 사물놀이는 꼭 시켜야지.'라는 생각을 해왔던 터다.
글로벌 시대가 되면 될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도, 교육도 아닌 아이덴티티(정체성, Identity) 임을 너무 절실히 알고 있다. 그리고 K-wave를 보며 그때 내가 느꼈던 나의 촉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는 중이다. 아이덴티티는 내가 꼭 쓰고 싶은 주제이다. 하여 다음 글은 정체성에 대해 쓰고자 한다.
예전부터 동네 어린이 사물놀이팀을 만들어 둥이를 조인시키고 싶어서, 주위 엄마들에게 늘 얘기하고 다녔으나, 요즘 사물놀이를 가르치는 곳도 없고, 초등학교 사물놀이 동아리를 운영하는 곳도 없기에 그냥 꿈만 꾸다가... 이 무슨 인연인지, 마을축제운영위원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센터장으로 계신 분을 만나, 그분과 함께올해 9월부터 드디어 어린이 사물놀이 팀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오로지 나의 열정으로 운영되는 느낌이 있어서 약간 불안하기도 하나.. 나는 포기하지 않을 예정이다. 우리 아이들이 해외에 나가 버스킹을 하는 그날까지 말이다. ㅎ뭐 안되면 어떤가, 꿈은 크게, 그리고 즐겁게 꾸면 좋은 거니까 :)
- 내년 1월 초부터 3월 초까지 다시 한번 아이들을 데리고 필리핀 바콜로드로 떠날 계획이다. 선생님은 거의 구했고, 가서 가르칠 책도 다 사놨다. 살 곳도 이미 정했고, 비행기표도 구매했다. 이번 여행 또한 영어 공부가 메인이지만, 올해 초 이미 한번 가본 곳이므로, 이번에는 영어뿐 아니라, 테니스와 탁구도 가르치려고 생각 중이다. 한국에서는 20분씩 주 2회 1:2 테니스 수업이 월 30만 원인 반면, 필리핀은 월 30만 원이면 주 2~3회 정도 1시간씩 1:2 수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려고 한다.
내가 했던 일들과는 별개로... 9월에 있었던 마을 축제에 참석했던 부스 중 하나에 '장애인 타로협회'가 있었다. 천 원만 내면 재물운 등을 봐준다고 해서, '재물운은 궁금하지 않고요, 저 글 써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를 물었었는데, 그분이 답하시길..
"1년 전까지는 글을 자주 썼지요? 근데 요즘은 안 쓰고 계시네요.. (네네!! 어찌 아셨나요!!) 아니 노력도 안 하면서 어찌 성공을 바라시나요? 일단 꾸준히 쓰고 다시 오세요...."
허허허허.. -_-
글을 쓰면서 성공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나의 글로 위안을 받는 분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예전 싸이월드 시절부터 늘 하고 있었기에... 노력도 안 하는 주제에 무슨 성공?이라는 그분의 말이 내 머리와 심장을 때렸다... 음,일단 게으름을 탈피하자를 내 목표로 삼아야겠다.
하나 더 고백하자면, 나는 타로카드를 읽는다. 2003년인 20년 전부터 읽기 시작했고, 타로 리딩으로 주위 친구들에게 많은 위안을 줬고, 또 현재도 주고 있는 중이다.
근데 중이 자기 머리는 못 깎는다고, 내 타로는 볼 수가 없다. 뭔가 나를 위해 뽑으면 최악 중의 최악의 카드가 나오기에... 스스로 보지 않은지는 10년은 된 거 같다. 하여 아주 오랜만에 타로를 뽑았던 것인데... 이리 정확하게 나올 줄이야... ㅠ
이상 나의 근황은 여기까지이다. 앞으로는 꾸준하게 글을 써야지 하는 다짐을 하며 근황토크는 이만 마치겠다.
다음은 '글로벌 시대의 핵심 키워드, '아이덴티티(정체성)'라는 글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서도... 혹시라도 일주일이 지나서 글을 올린다면 그때부터 나는 바보멍청이다. 무조건 일주일 안에 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