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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tings from New Zealand

'2024년 보다 조금 더 괜찮은 2025년이 되길.'

by 한나Kim Jan 01. 2025

  다사다난했던 2024년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쉽지 않은 해가 될 거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작년보다는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더 건강하고, 조금 더 발전하고, 그리고 조금 더 여유 있는, 그런 2025년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작년 12월 중순, 가족들과 함께 뉴질랜드로 들어왔다. 이곳에서 약 1년간 지내며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려 한다. 일단 공립학교에 입학시켜 새로운 나라에서 낯선 언어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게 해 세상은 넓고 다채로운 곳임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물론 틈틈이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말이다.


  우리가 1년살이를 뉴질랜드로 정한, 나름의 이유가 있다.


  첫째, 이곳은 대자연이 있는 곳이다.

사실 대자연이라면 캐나다도 빠지지 않지만, 뭔가 캐나다는 가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 반면, 뉴질랜드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영원히 가않을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둘째, 이곳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곳이다.

뉴질랜드에서 유학하는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루종일 놀다 지쳐 잠이 들거나, 종일 놀다가 집에 와서도 딱히 할 게 없어서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고 한다. 거기다 이곳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골에서 뛰어놀면서 자란 아이들이기에 대체적으로 순하고, 뭐든 느리다고 한다. 예를 들면 핸드폰이 있는 아이들이 없다고. 이 부분은 내가 직접 경험해 보고 이야기하겠다.  


  셋째, 이곳은 사회보장이 잘되어 있는 곳이다.

남편은 이왕이면 미국으로 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 때 이미 극강 캐피털리즘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미국은 나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나라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 가 죽는 모습을 보며, 나라 자체에 인간으로서 누려야 마땅한 기본 권리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극단적으로 결여된 사회보장 탓에 앞으로도 범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넷째, 그냥 남반구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호주는 선택지에 없었냐? 물으신다면, 네 없었습니다. 가 답변이다. 이유는 20대 초반에 약 40일간 호주를 배낭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내 생애 최고의 여행이긴 하나, 그 덕분에 호주에 대한 궁금증이나 호기심이 별로 없다.


 

  뉴질랜드에 도착한 지 2주 조금 넘었는데, 역시나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12월 30일에 집도 구했고, 차도 구했다. 아이들 학교는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선택할 예정이다. 모든 게 물 흐르듯 편안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

  

  방학마다 해외에 나가서  달씩 살고 오는 것도 신기한데, 이번에는 1년간 뉴질랜드에 간다는 소식이 동네에 퍼지며 '둥이네 부자인가 봐~'라는 헛소문이 돌기 시작했었다.


  "한나Kim, 환율 폭등인 이 시국에 나가냐며, 누구 엄마가 니네 부자냐고 묻더라"

  "그런 쓸데없는 헛소문의 싹은 알아서 잘라줘. 그분께 울집 전세라고 꼭 전달하시오."

  "굳이 그럴 필요까지야 -_-"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어디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 나는 물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로지 경험에만 의미를 두고 사는 사람이다. 특히 여행을 하면서 하는 경험 말이다.


  내가 이런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우리는 전세로 살면서 자유롭게 사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한 물건에 의미를 두지 않기에 다른 사람들이 100만 원짜리를 사면서 행복을 느낄 때 나는 5만 원짜리를 사면서 같은 행복을 느낀다. 대출이 없으니 나갈 이자도 없고, 비싼 물건을 안 사니 이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쏠쏠하게 저금도 가능하다.



  둥이도 작년 말에 나한테 이리 물었다.

  "엄마, 친구들이 우리 집 부자냐고 물어보는데, 우리 부자야?"

  "그렇지. 비록 돈이 많은 부자는 아니지만, 우리는 "마음 부자, 시간 부자"지. 사실 돈이 많아도 마음이 가난하면 여행을 못해, 그리고 억만금이 있어도 시간이 없으면 여행을 못하고. 그래서 우리는 찐 부자인 게야."




  찐 부자 납신다 길을 비켜라.

  뉴질랜드 1년 살이,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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