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Valerie Lee
Dec 02. 2022
누구에게도 아무도 아닌
그 무엇에게도 속하지 않은
손에 쥔것이 아무것도 없는
운명에 기대어 떠내려가는
어쩌다 심어진 나무 처럼
어쩌다 피어난 들꽃 처럼
의지나 장래 희망도 없이
욕망도 상실도 없이
간혹 지나가는 바람에 몸서리치고
가끔 들려주는 나비와 벌에 즐거워하고
운좋게 물을 주는 사람을 만나고
운없게 발로 짙밟는 사람을 만나고
누구도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지 않고
기대를 받지도 져버리지도 못하는
비로소 모두가 있는 그대로만을 보아주는
드디어 있는 그대로 사랑 받을 희망이 있는
가장 큰 유희가 단지 숨을 마시고 내쉬는 것이라면
가장 큰 두려움이 욕망의 노예가 되는것이라면
그런 존재로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냥 존재가 가장 빌 수 있는 상태로
살아가다가 소멸할 수 있다면
완벽하게 무해한 삶 일것이다.
의도치 않았지만 가장 큰 성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