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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주황 Jan 12. 2022

말을 전하는 사람에게

진심을 들으려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면 되겠지만 가끔 진심을 듣기 위해서는 시간이나 용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사람들은 진심이란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전해 듣는 것을 선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말을 전하는 사람은 들으려는 사람과의 관계나 상황에 따라서 전 할 것들을 다르게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중요한 말들은 직접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해 들은 말들을 토대로 멋대로 짐작해서 좋아하는 친구를 잃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단편적인 생각을 사실처럼 나의 입을 통해서 친구에게 전달했습니다. 사실과 달랐던 것을 오해했던 나는 친구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잃어버린 신뢰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이 지금보다 작았던 날이었습니다. 묻지 않았도 될 말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 판명날 일들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겠다고 입 밖으로 내민 말이 내 친구에게 생채기가 되었고 나는 그것을 되돌릴 수 있는 힘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 신뢰는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지 나의 실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어떤 말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일을 어렵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옮기다 오해를 불러일으키면 어떻게 하나 오해를 일으키지 않지만 자칫 상대에게 상처로 남기는 말이었다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고는 했습니다. 진심은 어떻게 옮기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어쩌다 다른 사람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할 때에도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다 가벼운 말장난을 잘못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 진심에 대해서 다른 사람을 통해 듣기를 원한다면 서운할 것도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분히 개인적이 경험이 만들어낸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나의 진심은 나를 통해서 누군가에게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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