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로 힘들다면 '몰입'하는 시간으로 극복해봐요.
“정말 시간이 가기나 할까? 코로나에 연년생 어린 두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정말 울고 싶다.”
2020년 3월 코로나가 부산을 덮쳤다. 부산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집 앞 마트 가기조차 꺼리고, 일회용 마스크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우리 집에는 겨우 두 돌을 넘긴 첫째와 아직 100일도 채 되지 않은 둘째가 있었다. 엄마인 나는 물론이고 양가 어머님과 남편까지 모두 합심해서 어린 두 아이를 돌보는데 손을 보탰다.
“엄마!! 나랑 놀자. 엄마!! 재밌게 놀자~!”
첫째는 본인도 어린 나이였던지라 갑자기 동생이 생겨서 많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낮에는 첫째가 온종일 나에게 놀아달라고 손을 잡아끌었다. 신생아였던 둘째는 밤에 수시로 깨며 울었다. 밤낮으로 아이들에게 매달렸다.
생존에 급급한 신생아의 100일 시기에는 그 어떤 생각을 할 여유도 나지 않는다. ‘힘들다’라는 생각을 할 틈이 거의 없어 우울해질 틈조차 없다. 그러나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터널에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조금은 잠잠해지고, 첫째가 어린이집을 다시 등원하고, 100일을 갖 지난 둘째의 낮잠 시간이 조금 길어졌다.
“어? 갑자기 내 시간이 생겼네? 아기는 언제 깰지 모르니 샤워하기도, 밥 먹기도 그렇고 뭘 해야 하지?...”
갑자기 생긴 찰나의 시간 동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생겼다. 하지만 잠시 짬이 생기면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생각할 틈이 생기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쉽게 부정적인 생각에 빠진다. 부정적인 생각의 범위는 정말 방대하다. 불확실한 미래, 과거의 아쉬움, 오늘의 힘듦에 대한 한숨,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현재는 의미 없이 소비되어버리기 쉽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경우 자기 시간이 굉장히 쪼개져서 효율적으로 보내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그 찰나의 시간을 피곤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그냥 흘러보내기 일쑤였다. 나도 그런 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다.
“아... 내가 왜 이렇게 우울할까? 아.. 아니야.. 코로나와 신생아 육아로 힘든 이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한동안 놓고 있었던 미라클 모닝과 공부를 시작해야겠어.”
둘째가 4개월쯤 되자 통잠까지는 아니더라도 딱 한 번 밤 수하는 시기가 왔다.
“오빠(남편), 나 미라클 모닝 할 거니까. 말리지 마. 가만히 있으니 자꾸만 우울해져서 내가 할 수 있는 뭐라도 해야겠어. 그리고 일어나서 한동안 미뤄놨던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 통번역대학원 공부도 해볼 거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조금 과장일까?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처절한 다짐을 남편에게 던졌다. 남편은 결혼 5년 차쯤 되니까 어떻게든 일을 벌여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을 잘 알기에 무덤덤히 받아쳤다.
“그래?? 한 번 잘 해봐~”
농담이라도 부정적인 리액션에 민감한 내 성격을 잘 아는 남편이기에 영혼 없는 리액션을 취해줬다.
새벽 기상을 거참 거창하게도 ‘미라클 모닝’이라고들 한다. 엘 할 로드 저자의 ‘미라클 모닝’ 책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세계적으로 ‘새벽 기상’ 열풍이 불어서 이리라. 우리 집에도 ‘미라클 모닝’책이 있다. 난 타고난 야행성 인간이지만 어린 연년생 키우면서 온전한 내 시간 확보하려면 새벽 시간 외에는 선택권이 없었다.
2020년 4월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띄엄띄엄이지만 아이들이 깨지 않고 푹 잔 날엔 4시 30분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매일 미라클 모닝 못했다고 아쉬워하지 않으려고 했다. 일찍 일어난 날은 사진조차 첨부되지 않은 촌스러운 블로그 포스팅도 해보고 오랫동안 놓고 있었던 통번역대학원 입시용 공부 자료를 복습했다.
새벽 기상을 실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가슴이 갑갑하고 땅으로 꺼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점차 사라졌다. 조금씩 공부하고 글을 쓰는 그 순간은 온전히 나로 몰입할 수 있었던 까닭일까? 몰입하는 순간 ‘아이들의 엄마’의 사라져버렸다. 심지어 ‘나’도 사라져버렸다. 그저 ‘몰입하는 순간’만이 존재했다.
과거를 돌아보았다. 항상 그래왔다.
힘든 시간은 항상 ‘몰입’하는 시간으로 견뎌오고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왔던 기억이 났다. 그래. 언제가 삶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순간이 있었나? 주어진 상황에서 겸손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성장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 시간인가 보다. 성장의 시간.
유독 몰입이 잘 되는 시간이 있다. 바로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이다. 고요함과 적막이 방금 충전이 완료된 두뇌와 함께 나를 온전히 ‘몰입’하도록 이끌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매일 새벽에 일어날 수 없었지만 일주일에 적어도 3번은 일어나서 가졌던 ‘나만의 시간’으로 얻은 것이 꽤 많았다.
사람들과 블로그 1일 1포스팅을 시작하면서 내 블로그도 꽤 순항 중에 있고, 감사하게도 그동안 꿈만 꿔왔던 대학원 입학에 성공해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내 성장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고 하나씩 미션을 클리어해 나가는 재미가 있다.
가끔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미라클 모닝을 하지 못했다면… 그리고 몰입하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면? 오랫동안 꿈꿔왔던 대학원 공부와 블로그를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결코 불가능했으리라.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닐 수 있겠지만 쉽지 않았던 지난 1년간 내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혹시 현실이 너무 힘드신가요?
몰입의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고난의 시간을 이겨나갈 힘을 얻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제가 장담합니다. 진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