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기 좋은 계절은 언제인가
12월에 수영장에 처음 발을 담그고 3달의 시간이 지났다. 수영을 처음 시작하던 날 강사님(지금과는 다른 분)이 가장 추운 계절, 수영을 배우기 가장 힘들다는 때에 시작한 우리의 용기와 열정을 칭찬해 주었었다. 이제 봄이 오고 있다. 9살 때 수영을 일 년 가까이 배웠었고, 중학교에 다닐 때에도 방학 기간 동안 짧게 강습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계절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수영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동료 선생님 한 명은 "겨울에 수영하면 샤워하기도 귀찮던데요" 하고 말한 것을 보면 겨울이 수영에 관대한 계절은 아닌가 보다.
첫 세 달을 겨울 수영을 하고 이제 봄이 오고 있으니 봄에 수영할 차례이다. 지난주 강습을 가는데 수영장 앞에 새 현수막을 보고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현수막을 달자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오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려던 의도라면 성공적이다. 문을 들어서다가 잠시 두어 걸음 뒷걸음질 쳐서 사진으로 남겼다.
당신을 닮은 봄이 오네요
마침 접영 발차기도 배우기 시작했고, 진도는 순조롭다. 겨우 일주일에 이틀 강습 나가면서 벌써 접영인가 싶기는 한데 사실상 평영을 배우는 중이다. 어릴 때 그만두었던 그 진도이다. 평영을 배우며 접영킥을 깔짝거리고 있는데 친절하신 강사님의 지난주 설명이 재미있었다.
우리가 지금 접영 발차기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평영을 완벽하게 마스터한 게 아니고 평영을 하면서 접영 발차기를 조금씩 느낌만 알아보는 거니까, 어디 가셔서는 평영을 배우고 있다고 하셔야 합니다.
작은 웃음이 터져 나오고,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남편도 웃었다. 겸손한 수영인이 되어 어디 가서도 평영을 배우고 있다 말해야지. 다행히 어린 시절 평영의 기억 때문인지 강습 중 평영을 할 때는 우리 레인 1번이 되어 개구리처럼 앞으로 뻗어나간다. 물속에 있는 게 조금씩 익숙해지고, 여전히 힘들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무엇보다 좋다. 좋으면 되었다. 봄의 수영을 기대해 본다.
수영하기 좋은 계절은 언제인가. 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