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보게 되니 적절한 나무를 선별해서 길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점핏] 서비스는 앱 기반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앱 설치자 증대를 통해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였다.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보니, 어느 정도 사이트로 유입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회원가입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생각보다 낮았다. 뿐만 아니라, 신규 방문자를 이끌어오는 데도 한계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취업 플랫폼이다 보니 '채용공고'를 중심으로 광고 및 콘텐츠를 생성했으나 당장 취업이나 이직에 생각이 없는 잠재적인 사용자까지 이끌어오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보였고, 잠재 타겟이라고 판단되는 사람을 사이트로 끌어올 포인트가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그 사용자에게 메일링 등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 리텐션을 높을 수 있도록 회원가입이라는 행동전환도 이끌 수 있어야 했다.
그렇게 나는 '개발자 이력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콘텐츠 기획자가 되었고, 해당 콘텐츠로 회원가입 전환을 이끌 수 있도록 페이지를 기획하는 서비스 기획자가 되었으며, 주요타겟에게 콘텐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마케터가 되었다. 그리고 적절한 매체와 타겟을 변경하며 광고 효율을 높이는 퍼포먼스 마케터가 되었으며, 해당 콘텐츠로 유입된 사용자가 사이트 안에서의 활동성을 분석하는 그로스 마케터가 되었다.
전략을 구성한다는 것을 대회에 나가는 운동선수로 비교해보고 싶다. 조금 오래전 마라톤 대회를 출전하고 싶어 여러 블로그 글을 찾아보니 약 2개월 전부터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며 단계별로 해야 할 것을 정리한 글을 보았다. 근데 하나하나 수행하다 보니,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이를 수행하는 것과 같았다.
1. 현재 상태를 아는 것
- 마라톤 : 1km를 몇 분에 뛸 수 있는지 구간에 따라 기초 체력을 높이는 방법이 다르다.
- 마케팅 : IT서비스(B2C)를 운영함에 있어 가장 필요한 방문자/ 재방문율/ 회원가입자수는 어느 정도인가
> 공통점 : 다음 단계를 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야 한다.
예) 마라톤 : 1km 6분대로 들어오기
마케팅 : DAU 0000 만들기
2. 디테일한 목표 정하기
- 마라톤 : 풀코스를 제한 시간 안에 들어오기 or 풀코스를 4시간 안에 완주하기
- 마케팅 : 신규 방문자수를 0000까지 늘리고 전환율을 0%까지 높여서 회원가입자수를 증대하기
> 공통점 : 디테일한 목표가 없다면, 훈련(전략)의 방법을 정할 수가 없다.
풀코스를 제 한 시간 안에 들어오기만 하는 것과 4시간 안에 들어오는 것은 다르다.
신규 방문자수와 전환율의 목표치가 있다면, 매체를 운영하고 콘텐츠를 수정하는 기준이 생긴다.
3. 적절한 훈련 방법 찾기
- 마라톤 : 뛰다 보니 복근의 힘이 없어 무너진다. 복근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지
- 마케팅 : 신규 방문자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니 콘텐츠를 만들자
> 공통점 : 현재 상태와 디테일한 목표를 정하면, 부족한 부분이 눈에 보인다. 이를 채워 넣으면 되는 것이다.
모든 IT 서비스의 단계적 목표는 유입을 이끌고 회원가입을 시키고 목표로 정한 최종 행동 전환을 이끄는 것이다. 우리가 건물의 10층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더라도 1층부터 9층을 거쳐 10층을 순차적으로 거쳐간다.
명확한 목표 그리고 현재의 상태를 인지하고 나니 부족한 부분을 '어떤 식으로 채워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1. 콘텐츠 기획자로의 마케터
위에서 간단히 정리하기도 했지만, '취업 플랫폼'에서 가장 필요한 행동은 입사지원이다. 그리고 입사지원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동이 바로 '이력서' 작성이라는 부분이다. 여기서 '핵심 타겟'을 유입시키며, 사이트에서 행동 전환을 이끌 수 있는 주요 포인트로 '개발자를 위한 이력서'라는 핵심을 뽑아냈다.
개발자도 인터뷰하고, 개발자의 이력서를 검토하는 인사담당자도 인터뷰하면서 양쪽의 니즈를 적절히 채울 수 있는 템플릿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게 되었고, 신입과 경력의 이력서도 서로 달라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약 1개월의 인터뷰와 템플릿 고민을 통해 콘텐츠가 탄생했다.
2. 서비스 기획자로의 마케터
콘텐츠를 사이트에서 어떻게 보여주고, 이를 '회원가입'이라는 행동 전환으로 이끌 것인지를 고민했다.
1) 스크롤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포커싱 되는 액션 유도 장치(버튼)
2) 간략하게 콘텐츠를 소개하며 기대감을 노출하기(예시)
3) 콘텐츠와 연관된 '사이트'의 기능 또는 페이지로 연결하기 (페이지 잔존 시간 높이기)
*현재는 개편된 버전이긴 하지만, 초반에는 스크롤이 이어지지도 않도록 해서 버튼에 대한 집중도를 더 높게 구성했었다.
> https://www.jumpit.co.kr/event/for-develop
3. 콘텐츠 마케터로의 마케터
총알은 모두 준비가 되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총알을 쏘는 일!
총알을 쏘기 위해 여러 가지의 총을 준비해 보았다. 지나가기만 해도 어?! 이건 뭐지 하고 바라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준비했다. (포장지를 만드는 역할)
'개발자 이력서'에 대한 내용을 핵심타겟이 보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카피/ 이미지를 다양한 형태로 구성을 했다. 이를 글로 써서 알리기도 하고, 핵심 타겟이 많이 활용하는 다른 사이트에 제휴 형태로 콘텐츠를 노출하기도 했다.
4. 퍼포먼스 마케터로의 마케터
핵심타겟이 관심 가질 만한 포장지까지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이제는 적절한 비용을 투입해서 더 많은 곳에 노출을 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기존에 진행하는 유입 캠페인의 효율을 확인하고, 적절한 타깃과 매체를 선정하여 가입 전환의 효율성을 확인한다.
- 유입과 전환은 다른 캠페인 목표이다. 최대한 다양한 광고 소재를 초반에 투입해서 머신러닝 학습을 이끌자
- 예산은 나누는 것보다는 모아서 파워풀한 힘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테스트기간은 제한하고, 테스트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전략적인 매체와 타겟을 선정해서 푸쉬하자(아마 제일 어려울 일일 테지만, 이것이 광고주의 전략이고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콘텐츠 배포 및 광고 라이브 직후부터 회원가입자수에 명확한 변화가 확인되었다.
전월 대비 400% 증대.... 21년에 제작된 소재이지만 23년까지도 전환을 이끄는 히어로 소재이다.
(아직도 짜릿한 쾌감... 잊지 못해..)
5. 그로스 마케터로의 마케터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서 뿌듯해하고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면... NO No!
우리는 아직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중일뿐이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입사지원'이라는 최종 행동 전환이고, 아직 가입이라는 중간 단계의 목표만 달성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경로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해당 콘텐츠로 유입된 사용자만 별도의 그룹으로 분리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페이지에서 잔존하는 시간 및 이탈률, 이력서나 입사지원이라는 행동으로 전환되는 비율을 분석하여 추가적인 장치를 넣어줘야 한다. 메일을 보내거나 넛지를 띄울 수도 있고 (더 보기..)
숲을 보는 시선을 가지면서
길을 만들어갈 나무를 선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전체적인 과정을 경험해 봤다.
모든 것은 결국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처럼,
마케팅도 나를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를 알아야 뚜렷한 목표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