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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Mar 08. 2020

게임하는 아이

 최근 Suna의 고민은 윤재가 하루 종일 게임을 한다는 것이다. Suna는 윤재가 왜 이렇게 게임을 좋아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Suna는 나도 어린시절에 윤재처럼 그렇게 게임을 했냐고 물어보았다. 지금 윤재가 하는 게임과 다르지만 나 역시 게임에 미쳤었고, 윤재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게임은 잠도 안자고 매일하고, 학교에서 잠을 자고, 집에서 게임을 하는 생활을 한달이 넘도록 했다고 했다. 그 나이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고 이야기해 주었고, 게임을 하고 자란 세대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게임을 한다고 말해주었다. 내 친구 중에서도 주말에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친구도 많다고 말해 주었다. 


 미국에서 윤재는 게임보다는 친구들과 밖에서 노는 것을 많이 했다. 집에 있으면, 친구들이 초인종을 누르며 윤재와 놀자고 찾아왔다. 마치 내가 어린시절에 친구들이 우리 집 앞에서 나와 같이 놀자고 내 이름을 부르면, 나는 밥 먹다가 말고 뛰어나와 친구들과 노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윤재도 친구들과 그렇게 놀았고, 어두워져서야 집에 들어왔다. 


 지금 윤재는 친구들에게 게임을 하자며 전화가 온다. 그러면 밥 먹다가도 게임에 접속해서 친구들과 게임을 한다. 혼자 하는 게임이 많지만,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롤플레잉 게임류가 아니면 금방 질리게 된다. 예전에 카카오에서 만든 애니팡처럼 혼자만 게임을 좀 하다 보면 금방 질리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 윤재도 혼자 하는 게임은 며칠하고 나면 금방 질려서 안 하게 된다.


 배틀그라운드는 여러 명의 친구들과 같은 편이 되어서 게임을 하기 때문에 게임 그 자체도 재미있지만, 게임 중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게임을 하기 때문에 게임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친구들과 노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윤재에게 게임은 놀이터이며, 그곳에서 친구들과 같이 노는 것이다. 


 Suna에게 윤재에게 게임은 학교 끝나고 윤재가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윤재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거라고 설명해줬다. 자기 방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깔깔 웃고, 그 또래들이 사용하는 말을 배우고, 가끔은 친구들과 싸우고, 화해도 하면서 사회성도 배운다. 윤재가 게임을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말을 이렇게 빨리 배우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윤재정도의 나이 때 매일 놀기만 하면 어딘지 모르게 불안했는데, 윤재는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서 좋다. 매일 게임을 할 때 윤재가 무서워 하는 것은 Suna가 윤재에게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는 그 말이지, 윤재는 게임할 때, 친구들 하고 어울리며 놀 때 매우 행복해 보인다. 저녁에 나는 영화를 보고 있고, Suna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고, 윤재는 게임을 하며 쇼파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윤재가 괌에 다시 가고 싶다고 했다. 나도 괌에 다시 놀러가고 싶다고 맞장구를 쳤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올해 또 괌에 가자고 했다. 윤재는 괌에서 수영을 많이 해서 좋았다고 했고, Suna와 나는 괌이 미국령이라서 별로 낯설지가 않아서 좋았다고 했다.


 사실 나는 올해 2주 동안 알라스카 크루즈 여행과 알라스카 내륙 여행을 생각했지만, 이 여행은 다음에 가야겠다. 편두통도 많이 없어지니까, 나도 놀러가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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