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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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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서련 Oct 30. 2023

어느새 아이가 한 뼘 자랐구나!

작가의 서랍에 위의 제목과 같은 글과 사진만 저장해 놓고 글을 쓰지 못했다. 날짜를 보니 올해 6월 2일에 저장이 되어있다. 


학교로 가기 전 첫째 아이의 운동화 끈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그 운동화는 찍찍이 벨크로가 아니라 끈으로 조이고 발등 위에서 매듭을 지어줘야 하는 디자인이었다. 아이가 아기로만 보였던 나는 자동적으로 '엄마가 해줄까?' 물었던 거 같은데 당시 3학년을 마쳐가던 아이는 자신이 해보겠다며 한쪽 무릎을 접고 운동화 끈을 구멍 사이사이로 통과시켜 친구에게 배웠다는 이중 매듭을 야무지게 만들어냈다. 사소하지만 운동화 끈을 스스로 묶을 수 있는 아이를 보며 대견하다고 느꼈고, 그 작은 설렘의 순간을 작가의 서랍에 후다닥 기록해 놓았던 거 같다. 


우리 아들, 프로도....?ㅋ

그로부터 벌써 5개월이라는 시간이 후루룩 지나갔다. 첫째는 이제 4학년이 되었고 둘째도 오빠와 함께 초등학교로 통학하는 나이가 되었다. 한국의 학교에서는 졸업하는 학년만 사진을 찍고 졸업앨범을 만들지만 미국의 학교에서는 전교생, 전 학년이 매해 사진을 찍고 Yearbook이라는 앨범을 제작한다. 그래서 TK, Kindergarten(유치원), 1학년, 2학년, 3학년 등등 각 학년에 누구랑 같은 반이었고 어떤 담임선생님이었는지 기록이 남아서 참 좋다. 


올 가을 두 아이 모두 이어북 사진을 촬영하게 되었다. 첫째의 사진이 어느 정도 쌓이고 둘째도 첫 촬영을 하고 사진이 생긴지라 이어북 사진용 액자를 주문해 두었다. 마침 어제 사진을 액자에 끼웠는데 모아놓고 보니, 이제 큰 아이는 여정은 반이나 마쳤고 나머지 반 정도만 보내면 내 품에서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눈에 들어왔다. 


느린 듯 하지만 아이들은 한 뼘 한 뼘 성실하게, 어쩌면 아주 빠르게 자라고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아주 많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고 주님이 잠시 맡겨주신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나도 성실하게 도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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