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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대훈 Feb 03. 2024

132

2.3

무국적자


대충 새벽 

거실에서 가끔씩 오! 와! 아아… 

괴상한 소리가 들릴 때 

나는 방에 들어앉아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이상한 시집들을 뒤적거리면서 

이런 시들은 도대체 

어떤 인간의 가슴에서 나오는 건지 

궁금해하면서 


다음 날 일어나 보니 그건 

축구경기를 응원하는 소리였다 

극 후반에 극적으로 승리했다는 소식이 

온 가족의 입에서 득달같이 날아왔다 

나는 그러냐, 잘 됐네. 

했고 

넌 애가 대체 왜 그러냐 

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


이래서 스포츠는 

싫다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더 

쓸데없이

희망적이고 

별 흥미가 없다는 이유로 

이상한 인간 취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 

가끔은 순수하게 

응원하고 즐기는 척하면서  

오직 승패에만 연연해 있는

역겨운 인간들의 눈동자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관심 없다고 

씨펄...... 


나는 가끔씩 무국적자 같다 

어디에도 없다는

기분

그리고 그 기분은 종종 나를 

아주아주 흥분되게 하지만 

가끔은 나를 처참히  

붕괴시켜 버린다  


아무리 봐도 

비 소식은 

없고 


당분간은 더운 숨을 

쉬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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