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준비 (1) 쉬운데 어렵고, 없는데 많다
입학준비란, 참 흔한 말이지만
의외로 무척 모호한 말이다.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뭔가 준비해야 한다는 말인데
학용품이나 책가방 같은 물리적인 것 말고도
아이와 부모의 마음의 준비(!)부터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기 위한 엄청 많은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뭐, 나 같은 경우
애가 화장실은 혼자 가야 하지 않나..?
한글을 막 잘 쓰진 않아도
대충 다 읽을 줄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시계를 잘 보진 못해도
시간 개념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겠지?
(한 시간은 60분 같은 거)
돈 쓸 일이 없어도 돈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아야지...?
대충 이 정도의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신입생 예비소집일에
아이와 학교에 방문해서
두꺼운 입학안내 자료를 받아오긴 했지만
크게 실감 나는 것도 아니었고,
안내자료를 보니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학용품이 많은 데다가
후배가 선물해 준 <입학준비물 세트> 패키지에
어지간한 건 다 들어있어서
아이랑 학용품 사러 다닐 일도 없고.
필통이랑 책가방도 선물 받고 나니,
부모가 준비할 것은 의외로 별로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별 거 없는 몇 가지가... 힘들 줄이야!!!
두둥!
이렇게 보면 알 것 같지만..
막상 준비하려고 보면
이게 맞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필통만 해도 요즘 많이 쓰고, 눈에 띄는
통통하게 모양 잡혀서 지퍼로 채우는
일명 스미글 필통 종류는 저 조건에 해당할까?
결론 : 선생님 by 선생님
초등학생은 어떤 색연필을 쓸까?
어린이집 때부터 쓰던 플라스틱 몸통에
빙글빙글 돌려서 꺼내 쓰는 것?
종이를 까서 쓰는 것?
연필처럼 생긴 것?
결론 : 플라스틱 몸통인 걸로 준비.
트위터에서 조용히 팔로우하고 있던
초1 쌤께 여쭤보았다..
줄넘기는 어떤 걸 사야 하지?
실내화는 대충 유치원 때처럼 사도 되나,
색깔에 제약이 있는 건 아니겠지?
물티슈 중간 용량은 무엇인가?
너무 크고 무거우면 아이에게 버거울 건 알겠는데
중간은 뭐지? => 검색 => 안 나온다 => 멘붕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예비초1 엄마들과 얘기해보면
다들 비슷한걸 궁금해한다.
그중에 혹시 둘째 아이인 엄마가 있으면,
동네 엄마라서 같은 학교라면,
더 많은 가이드가 된다.
그치만 "그건 선생님마다 달라요" 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혼란이 끝나진 않는다.
이런 건 좋다 나쁘다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이웃 학교는 예비소집일에 확인만 하고
우리처럼 준비물 안내서도 주지 않고,
입학식 날 안내했는데
긴긴 겨울방학 동안
다른 학교 엄마들이 준비물 챙기는 동안
내내 불안에 떨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 학교는 비교적
친절하고 두꺼운 안내문을 받아서
예비소집일 안내문을 바탕으로
아이의 현재 상황을 체크해 볼 수 있었다.
건강인에서 예방접종 확인하고,
치과 가고 등등등을 스케줄 짜서 하고 하는 건
엄마가 할 일이니까 쉽게 해결됐지만
오롯이 아이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 있다.
바로 용변 혼자서 처리하기.
(단추는 빠르게 포기. 모든 옷은 지퍼와 고무줄로!)
그래서 아이에게 이 종이를 보여주고,
입학 전까지 집중훈련(?)에 들어간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