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같은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
본격적인 맘커플 독서 레시피 글을 쓰기 전에
우선 여기 소개되는 책을 함께 읽고,
또 앞으로 계속 함께 한권의 책을 읽게 될,
엄마와 딸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하고자 한다.
딸 아이는 예정일(입춘)을 4일이나 넘기고서,
기어이 (계획했다는 듯이) 엄마 생일에 맞춰 태어났다.
그렇다, 우린 생일을 공유한 사이다.
내 생애 제일 크게 받은 '생일선물'이 바로 딸.
우리 가족의 생일파티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준,
고마운 공통점이다! 우리는 물병자리 모녀!
MBTI를 그닥 믿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딸과 내가 'J(계획)형' 사람이라는 점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더불어 나의 남편까지)
우리 가족은 모두 'J'로 끝나는 MBTI를 갖고 있다.
그래서 딸과 나는 함께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정하고 그것대로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
이건 얼마나 다행인지!
(아, MBTI 중 'J'를 제외한 나머지 3가지 유형을
언급 안 한 이유는 모두 알것 같아 생략하기로 한다)
ENFJ vs ISTJ
(이 사실을 딸이 인정할 지 모르겠지만)
딸과 나는 굉장히 승부욕이 강하다.
우리 가족들이 좋아하는 레저 문화 생활은
영화 감상, 방탈출 게임, 보드게임이다.
특히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어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바로 '보드 게임'이다.
(우리집 베란다에 있는 펜트리 장의
가장 큰 부분을 보드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일단 게임이 시작되면, 남편과 나는
아이라고 봐주는 것 없이 아주 공정(?)하고,
공평(?)하게 게임에 진심으로 임한다.
그래서인지 딸아이는 아주 빠르게
보드게임 룰을 숙지하고,
어떻게 하면 게임에서 이기는 지,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간다.
승부욕 강한 나와 딸은
항상 1위 다툼을 치열하게 하는데
그래도 다같이 기분좋게 끝나는 날은
딸아이가 1등을 가장 많이 한 날이다!
근데 솔직히 나는 아직도...
내가 이기면, 진짜 기분이 좋다. 히힛.
나의 아빠이자, 딸아이의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다.
나의 남편이자, 딸아이의 아빠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집을 좋아하는 가정적인 아빠다.
그렇다, 이렇게 우리 둘의 공통점은 또 하나 생긴다.
다정한 아빠를 소유한, 부러운 딸! 이란 공통점.
눈치빠른 사람들은 모두 알았겠지만,
나와 딸은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이런 글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초등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던 나는
어릴때 장래희망을 '작가'로 일찌감치 정했었다.
시덥지 않은 '추리소설'을 써서 반 친구들에게 돌리고
교회 학생회 연극 공연 대본을 쓰기도 했다.
20대 때는 '활자중독증' 아니냐는 소릴 듣기도 했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는 육아를 책으로 배우냐며,
핀잔 아닌 핀잔을 듣기도 했었다.
물론,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던 워킹맘 시절엔
아이 동화책을 읽어주는게 독서의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아이가 어느정도 커서 '책읽기' 독립을 하게 되자
나 역시 다시 내가 선택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는 주로 집근처 도서관에 가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양손 가득
책을 들고 오는 루틴을 갖고 있었다.
나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책 읽기에 쏟아붓는
딸아이는 자신이 빌려온 책을 금세 읽고,
언젠가부터 내가 선택한 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첨엔, 저거 읽어도 되나? 싶었지만
어느순간부턴 내가 읽고 재미있었던 책을
딸에게 추천을 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아이가 빌려온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보자면 책 내용이 궁금해
나도 어느새 슬쩍 딸의 책을 같이 읽게 되었다.
같은 책을 읽고 나면, 아이와 할 수 있는
얘깃거리가 많아졌다. 자기 전에 책 내용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길 할수도 있고,
때론 같은 포인트에 웃기도 하고
때론 으잉? 하는 세대차이를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책을 함께 읽고 함께 대화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매력적인 일인 것 같다.
나와 내 딸이 느낀, 이 매력을
이 땅의 많은 엄마와 딸, 엄마와 아들들이
함께 느꼈으면 한다.
아, 그럼 딸과 나의 차이점은?
뭘 물으실까. 다 알면서.
위의 5가지 공통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성향, 생활방식, 취향 등등 모두 다르다.
조금 다르거나.
아주 많이 다르거나.
만 12세, 이제 막 청소년기에 접어든 딸아이와
매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엄마가
그래도 같은 책 한권을 읽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감사한 때가 많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그런 감사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희가 고른 책들이
지극히 저희 두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과 취향에 의해
골라진 점은 감안해주시고,
자녀의 취향과 엄마의 취향이 맞는 부분을 찾아서
그 분야의 책으로 먼저 시작하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